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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셰프의 식재료 탐방

좋은 요리사에겐 좋은 생산자가 있다

On May 27, 2015

맛있는 요리의 첫 번째 조건으로 좋은 재료를 꼽는 신동민 셰프. 그렇다 보니 재료뿐만 아니라 그 재료를 키우는 생산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좋은 재료를 키우는 생산자가 있어야 요리사도 마음 놓고 음식을 요리할 수 있기 때문. 셰프와 함께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행복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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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야외 축사에서 자유롭게 거니는 소떼

경북 봉화, ‘약소’로 유명한 이곳에서도 특히 맛 좋은 한우를 키우기로 유명한 ‘대박농장’. 쇠고기다타키를 시그너처 메뉴로 내는 레스토랑 ‘미코’의 신동민 셰프가 지인에게 추천받아 1년째 직거래하고 있는 곳이다. 고기 자체의 질이 가장 중요한 요리인 만큼, 그동안 수많은 쇠고기를 테스트해보았지만 여기만 한 곳이 없었다는 그.

“보통 쇠고기는 도축하고 적당한 숙성 기간을 거쳐야 부드러운 질감을 내지요. 이곳의 쇠고기는 신기하게도 도축한 다음 날 바로 받아도 부드러워서 놀랐어요.” 얼마 후 농장을 방문한 후 그 비밀을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산이 펼쳐진 자연 속 넓은 야외 축사에서 소떼가 유유자적 거닐고 있던 것. 방목은 아니지만 여느 농장의 케이지보다 넓은 공간, 어미 소와 송아지가 함께 있었고 소들의 표정은 평온했다. 이렇게 소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이가 박상래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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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근처에 자급자족할 만큼만 소규모 농사를 짓는 박상래 대표. 이곳의 사료에는 그가 직접 농사지은 한방 재료와 볏짚이 섞여 있다. 이 비료를 먹고 사는 소의 분뇨는 다시 농장으로 돌아가 퇴비가 된다. 소의 분뇨로 농작물이 자라나고 그 농작물이 다시 소의 먹이가 되는 순환농법인 셈이다.

축사 근처에 자급자족할 만큼만 소규모 농사를 짓는 박상래 대표. 이곳의 사료에는 그가 직접 농사지은 한방 재료와 볏짚이 섞여 있다. 이 비료를 먹고 사는 소의 분뇨는 다시 농장으로 돌아가 퇴비가 된다. 소의 분뇨로 농작물이 자라나고 그 농작물이 다시 소의 먹이가 되는 순환농법인 셈이다.

소를 사랑하던 소년, 꿈을 이루다

이미 몇 번이나 농장을 방문했다는 신동민 셰프. 박상래 대표를 직접 본 후로 이 농장에 더욱 신뢰를 갖게 됐단다. 이날 박상래 대표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오늘 새벽에 송아지가 태어났어요. 얼마나 작고 예쁘다고.” 직접 새끼를 받느라 잠도 못 잤을 텐데 피곤한 기색이 없다. 이곳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소와 함께 자랐다. 부모님이 축산 농가를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집에 언제나 일소가 한 마리씩 있었다. 그때부터 소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결혼을 하고 마트를 열었지만 소를 향한 애정만은 사그라지지 않아 결국 축산 농가를 세웠다. 10년 넘게 부인을 설득한 결과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사람보다도 소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좋아할 정도인 그인지라 성심으로 소를 돌봤다.  

직접 키워 말린 뒤 갈아놓은 한방 재료. 슬쩍 맡아도 약재의 향이 진하게 풍기고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직접 키워 말린 뒤 갈아놓은 한방 재료. 슬쩍 맡아도 약재의 향이 진하게 풍기고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직접 키워 말린 뒤 갈아놓은 한방 재료. 슬쩍 맡아도 약재의 향이 진하게 풍기고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이곳의 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지 않아 여느 소보다 온순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

이곳의 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지 않아 여느 소보다 온순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

이곳의 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지 않아 여느 소보다 온순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

직접 농사지은 약초를 갈아 섞은 사료를 먹이고, 아픈 소가 있으면 밤잠을 설치고 옆을 지켰다. 어차피 도축할 소라지만, 비윤리적인 행위로 상품 가치를 올리려 하지 않는다. 소비자라고 해서 평생 스트레스 받고 자란 소를 먹는 게 좋을 리가 없다. 대박농장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 품질만큼은 인정받아 2009년 전국한우협회의 우수농가 선발대회에서 한우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대박농장에서 나오는 상품은 그 양이 많지 않아 대규모 납품은 하지 않고 있다. 신동민 셰프도 고기를 더 많이 받고 싶은데 구하기가 힘들다며 엄살이다. 하지만 대표는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소만 키운다는 게 그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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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셰프는 지방에 갈 때마다 재래시장을 빠짐없이 둘러본다. 웬만한 식재료는 모두 직거래하지만, 직접 시장에 가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기 때문. 봄나물 같은 경우에는 레스토랑 메뉴에 오르지 않더라도 스텝밀로라도 만들어 계절을 즐긴다.

신동민 셰프는 지방에 갈 때마다 재래시장을 빠짐없이 둘러본다. 웬만한 식재료는 모두 직거래하지만, 직접 시장에 가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기 때문. 봄나물 같은 경우에는 레스토랑 메뉴에 오르지 않더라도 스텝밀로라도 만들어 계절을 즐긴다.

셰프의 일, 좋은 식재료를 소개하는 일

일본에서 8년여간 일하며 분자 요리를 접목한 신동민 셰프. 국내에 일식과 접목시킨 분자 요리를 처음으로 소개한 그지만 기본은 식재료라는 신념만은 확고하다. 요리에 과학을 접목시켜도 재료가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쇠고기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서 한때 일본으로 넘어가 쇠고기 도축장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을 정도였다. 때문에 요리사로서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가 좋은 생산자와의 관계다.

“사실 양심적으로 최선을 다해 식재료를 생산한다고 해도 생산자들이 받을 수 있는 가격에는 한계가 있어요. 고급 브랜드 마크가 붙어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리는 식재료라 해도 결국 그만큼의 이윤은 생산자가 아닌 유통업자에게 돌아갑니다. 그러니 생산자가 시간과 자본, 노력을 더 투자해서 더 좋은 상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보장이 없고 남는 건 보람밖에 없거든요.”  

대박농장 쇠고기의 특징은 28개월 이상의 소만 도축한다는 것. 그래야 고기에서 감칠맛이 진한 육 향이 나기 때문이다. 많은 곳에서 사료값과 비교해 무게가 잘 늘지 않는 시점이 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도록 도축장으로 보내곤 하는데 이렇게 개월 수가 모자란 쇠고기는 맛이 영 밋밋하다는 것이 신 셰프의 설명.

대박농장 쇠고기의 특징은 28개월 이상의 소만 도축한다는 것. 그래야 고기에서 감칠맛이 진한 육 향이 나기 때문이다. 많은 곳에서 사료값과 비교해 무게가 잘 늘지 않는 시점이 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도록 도축장으로 보내곤 하는데 이렇게 개월 수가 모자란 쇠고기는 맛이 영 밋밋하다는 것이 신 셰프의 설명.

대박농장 쇠고기의 특징은 28개월 이상의 소만 도축한다는 것. 그래야 고기에서 감칠맛이 진한 육 향이 나기 때문이다. 많은 곳에서 사료값과 비교해 무게가 잘 늘지 않는 시점이 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도록 도축장으로 보내곤 하는데 이렇게 개월 수가 모자란 쇠고기는 맛이 영 밋밋하다는 것이 신 셰프의 설명.

그러니 더 많은 이윤이 남는 것도 아닌데 더 좋은 식재료를 만들어내는 생산자가 셰프에게는 소중하고, 계속 함께하고 싶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최근 스타 셰프들이 많지요. 그런데 저는 셰프보다도 생산자가 더 조명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인정하고 알아주는 스타 생산자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신 셰프는 자신의 음식을 먹는 손님들에게 재료의 생산자를 일일이 설명한다. 어떤 식재료가 좋은 식재료인지, 좋은 생산자의 식재료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대중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것이 셰프이고, 셰프의 음식이라 믿기 때문이다.

대박농장 한우 판매처
반석마트 경북 봉화군 법전면 법전로 90
문의 054-672-4525(택배 가능)

대박농장에서 온 한우를 직화로 구워 역시 대박농장에서 재배한 쌀로 지은 윤기 자르르한 밥에 올린 ‘봉화 규동’. 여기에 온천달걀과 취나물, 생고추냉이를 더하고 신동민 셰프가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들어 판매 중인 신간장을 활용한 소스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무리했다. 고기에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지만 깊은 맛으로 꽉 찬 한 그릇.

대박농장에서 온 한우를 직화로 구워 역시 대박농장에서 재배한 쌀로 지은 윤기 자르르한 밥에 올린 ‘봉화 규동’. 여기에 온천달걀과 취나물, 생고추냉이를 더하고 신동민 셰프가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들어 판매 중인 신간장을 활용한 소스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무리했다. 고기에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지만 깊은 맛으로 꽉 찬 한 그릇.

대박농장에서 온 한우를 직화로 구워 역시 대박농장에서 재배한 쌀로 지은 윤기 자르르한 밥에 올린 ‘봉화 규동’. 여기에 온천달걀과 취나물, 생고추냉이를 더하고 신동민 셰프가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들어 판매 중인 신간장을 활용한 소스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무리했다. 고기에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지만 깊은 맛으로 꽉 찬 한 그릇.

Farm To Table

“요리를 할 때 이 재료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랐는지를 생각합니다. 생산자가 최선을 다해 재료를 키우고 재배했다면, 셰프는 그 맛을 더 풍부하게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맛있는 요리의 첫 번째 조건으로 좋은 재료를 꼽는 신동민 셰프. 그렇다 보니 재료뿐만 아니라 그 재료를 키우는 생산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좋은 재료를 키우는 생산자가 있어야 요리사도 마음 놓고 음식을 요리할 수 있기 때문. 셰프와 함께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행복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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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윤희 기자
사진
강태희
디자인
이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