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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NESS

향기롭게 숙면하기

다음 날 아침, 가벼운 몸으로 일어날 수 있는 숙면 리추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밤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수면의 질은 달라진다.

On December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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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과 숙면 사이, 아로마 오일

오일의 부드러운 마찰이 부른 숙면.

불면은 현대인의 5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불면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잠자리에 누워 30분이 지나도 잠들지 못하는 입면 장애 타입이었다. 몸을 뒤척뒤척하며 휴대전화를 들었다 내려놨다 하거나 내일 할 일을 생각하거나, 갑자기 쇼핑몰에 들어가 쇼핑하는 등 1시간 정도 침대 위에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케이스. 그렇게 뒤척이며 잠들다 보니 다음 날 수면이 부족한 것은 당연했고, 아침이 개운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에너지 드링크를 아침부터 마시는 악순환까지! 이러한 불면과 수면 패턴을 이어오던 중 몸과 마음을 편안한 수면 모드로 바꾸기 위해 찾은 방법은 바로 오일 마사지다. 나만을 위한 숙면 리추얼을 찾기 위한 노력 끝에 뭉친 근육이 이완되고 말랑말랑 풀어져야 잠이 솔솔 온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 다양한 오일은 나의 관심 쇼핑 목록에 늘 자리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줘 숙면에 도움을 주는 아로마 오일에는 라벤더·네롤리·베르가모트·샌들우드·히노키·유자 향 등이 있다. 그중 내 후각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샌들우드다. 아로마 오일은 각 식물이 지닌 성분과 효능을 체크해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내 몸이 원하는 향을 선택하는 것. 나는 달달하면서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샌들우드 오일을 발바닥과 종아리, 발가락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바르면서 적당한 힘의 강도로 자극을 준다. 그러면 하루 종일 긴장했던 근육과 피부가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좋다. 오일이 피부에 겉돌지 않고 흡수될 때까지 몸의 구석구석을 부드럽게 오일로 마사지한 뒤, 침대에 대자로 편안하게 누워 온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코로 숨을 쉰다. 그러고는 피부에 남아 있는 오일의 향을 음미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가능한 한 길게 코로 내쉬다 보면 어느 순간 레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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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향기롭게

몸에 착 감기는 파자마를 입고 고급 스파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베개에 머리를 누일 때쯤이면 잠은 이미 눈 밑까지 올라온다.

언제부터인지 잠자리에 들기 전 술을 한 잔씩 마시는 버릇이 생겼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밤, 거실에서 스탠드 하나 켜놓고 마시는 와인 한 잔, 맥주 한 캔은 힘든 하루를 위로하는 나를 위한 작은 호사라고 여겼다. 노곤한 육체에 한 모금의 술이 쫙 퍼지며 느껴지는 기분 좋은 나른함 덕분에 금방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잠들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술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에 한 잔이 두 잔, 두 잔이 세 잔이 돼버렸다. 술을 마시다 깜빡 잠들었다가 화들짝 깨서 옷을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지우고 다시 잠을 청한 날도 여러 번. 자다가 깨는 일도 잦아졌다. 똑같은 시간을 자도 다음 날 몸이 개운치 않고 피곤한 데다 종종 속이 쓰렸고, 띵띵 부은 얼굴과 푸석한 피부는 부록처럼 따라다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술 없는 밤을 선포했다.

제일 먼저 와인 살 돈으로 파자마 쇼핑에 나섰다. 어차피 잠만 자고 말 거라며 아무거나 입어도 상관없다던 마인드부터 바꿔보기로 한 것.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어서 목과 손목, 발목까지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노출도가 적은 긴소매 셔츠와 긴바지를 선택했다. 컬러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감안해 작은 오염 정도는 눈에 띄지 않을 블랙, 네이비, 그레이 같은 무채색으로 통일했다. 이왕 사는 거 제대로 분위기 좀 내고 싶은 마음에 실크 소재를 선택했는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데다 피부에 바로 닿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촉에 집에 돌아오면 파자마부터 입고 싶어지니 이만하면 꽤 성공적!

냄새에 민감하기에 심신의 안정을 돕는 향을 침실에 들여도 좋을 것 같았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향은 두통을 유발했던 기억이 나서 베개에 뿌려 은은하게 향을 더할 수 있는 필로 미스트로 낙점했다. 꿈에도 생각나는 몇 년 전 방문했던 동남아 한 리조트의 고급 스파 숍에서 풍기던 향기를 떠올리며 라벤더, 캐모마일, 일랑일랑, 샌들우드 등 숙면을 도와주는 아로마를 추천받아 골랐는데 기분 때문일까? 베개에 머리를 누일 때마다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면서 종일 곤두서 있던 예민한 마음까지 스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알코올의존증 직전에 가까스로 찾은 나만의 수면 의식이 자리 잡은 지 몇 달째. 부드러운 파자마의 촉감과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는 향기만 떠올려도 기분이 좋아지고, 밤새 숙면을 취하고 맞이한 숙취 없는 아침은 개운하고 활력이 넘친다. 쇼핑 리스트가 잔뜩 늘어났지만 소중한 나의 꿀잠을 이제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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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부르는 의식

새벽을 즐기는 올빼미형 에디터의 고군분투 숙면 리추얼. 몸이 따뜻해지면 잠이 솔솔 오더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잠에 있어 나는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이었다. 일을 해도 새벽에 집중이 더욱 잘되고, 모두가 잠든 후 고요함 속에 즐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했다. 저혈압인 터라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기에 더더욱 올빼미형 인간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올빼미형 인간으로 살기에는 생활 리듬이 맞지 않아 결국은 나를 바꿔야 했다. 아이와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아이가 깨면 무조건 일어나야 하는 생활이 시작된 것. 그러다 보니 불면증까진 아니지만 활동 시간에 잠들어야 하는 괴로움이 생겼다. ASMR 같은 백색소음은 잡생각(?)을 일으켜 무소용. 아이와 한 방에 있다 보니 향이 강한 아로마 오일을 쓰기에도 조금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가 시작한 것이 캐모마일차 마시기. 아이가 자기 전 우유를 마실 때 나도 따뜻한 물에 캐모마일 티백을 살짝 우려 마셨는데 몸이 따뜻해지면서 이완되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따뜻한 물을 마셔도 좋지만, 캐모마일에 함유된 항산화제인 아피제닌 성분은 수면장애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디카페인이기 때문에 저녁에 마셔도 무리가 없다. 차와 더불어 숙면을 위해 한 가지 더 추가된 나만의 루틴은 ‘족욕’이다. 특히 겨울이면 발이 유독 차가운데 족욕 역시 잠들기 전, 몸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기분이 좋아져 빼먹지 않고 실천하는 일과 중 하나다. 유독 피곤한 날에는 뜨겁다 싶을 정도로 물을 받고, 평상시에는 따뜻한 온도로 족욕을 한다. 잠들기 1~2시간 전, 15분 정도 하는 족욕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일석이조다. 좋아하는 향의 아로마 오일을 넣기도 하고 짧지만 책을 읽거나 하루를 정리하는 등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늘 기다려진다. 머리만 대면 잠드는 지경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우니 수면의 질도 좋아지는 것 같아 꾸준히 실천하는 나만의 숙면 리추얼이다. 따뜻한 몸에 깃드는 좋은 잠, 주변에 잠 못 드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CREDIT INFO

에디터
송정은, 정소나, 이채영
일러스트
슬로우어스
2021년 12월호

2021년 12월호

에디터
송정은, 정소나, 이채영
일러스트
슬로우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