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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전문 변호사 이명숙의 ‘사랑과 전쟁’│스물두 번째

딸과 연인 사이

요즘 ‘딸 바보 아빠’의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딸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는 훈훈한 모습의 아빠를 ‘딸 바보’라고 칭한다. 이러한 ‘딸 바보’ 이야기는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말한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 ‘

On October 16, 2013

요즘 ‘딸 바보 아빠’의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딸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는 훈훈한 모습의 아빠를 ‘딸 바보’라고 칭한다. 이러한 ‘딸 바보’ 이야기는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말한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 ‘딸 바보 아빠’와는 반대로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성향을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한다. 3~5세 정도 나이에 잠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딸들의 애교나 귀여움이 그대로 고착되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진행되는 것의 또 다른 유형이 ‘딸 바보’로 지칭되는 것일 수도 있다. A씨도 그저 유행처럼 말하는 딸 바보 아빠 중 한 명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어딜 가든 딸 자랑을 했고, 어린이집은 물론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학부모 모임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딸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다. 외출을 해도 늘 손을 잡고 다녔고, 딸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좋은 카메라를 사서 자라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기념하곤 했다. A씨의 바람은 훗날 나이 들어 온 집 안을 딸의 사진으로 도배하고, 부부가 딸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며 당시를 추억하며 지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딸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즉, A씨의 아내 B씨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단순히 ‘각별한 부녀’라고 치부하기에는 당혹스러운 장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두 사람 사이가 워낙 특별해서 남편 무릎 위에 올라앉아 TV를 시청하는 딸의 모습조차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딸의 방문을 열었더니, 놀랍게도 남편이 옷을 벗은 채 발기한 상태로 딸 침대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B씨는 지난 일들을 천천히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딸에 대한 사랑이 극진한 아버지의 모습이라고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사실 딸이 스무 살이 된 이후에도 한 침대에서 연인처럼 누워 있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지만 단순히 아빠와 딸로만 생각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단순한 부녀 사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날 일에 대해서 두 사람 모두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 왜 아버지와 딸을 의심하느냐’며 오히려 B씨를 몰아세우는 것이었다. 딸과 대화를 하며 수없이 달래보기도 하고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설명도 해보았지만 딸은 막무가내였다. 그리고 딸에게 얻은 대답은 ‘대학생이 된 이후 아버지가 남자로 다가왔다’ ‘아버지의 요구에 응하면 용돈을 두둑하게 줘서 돈이 필요할 때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조차 무의식중에 툭 튀어나온 말들이었다. 그날 이후부터 남편과 딸은 B씨를 의부증 환자, 그것도 딸과 남편의 관계를 의심하는 정신병자로 취급해버렸고, 24시간 긴장하고 있는 B씨의 눈을 피해 밖에서 관계를 가진 뒤 시간 차이를 두고 귀가하곤 했다. B씨는 딸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시키기 위해 딸에게 유학을 권했지만 남편도 딸도 막무가내였고 오히려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해왔다. 결국 딸과 남편으로부터 집에서 쫓겨난 B씨는, 고민 끝에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동시에 두 사람을 간통으로 고소함으로써 이 가정은 완전히 파탄에 이르게 됐다. 흔히 부녀지간의 불륜은 현실과 동떨어진 추리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복잡다단하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옆집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이 변호사의 어드바이스
    형법 제241조에 규정된 간통죄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다. 그러므로 배우자 있는 자가 자신의 딸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간통죄는 성립된다. 아버지와 딸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유교 경전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정도를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뜻으로,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극진하여 그 정도를 넘으면 범죄를 구성할 수도 있고 가정의 파탄은 물론 자신들의 인생까지 망가질 수도 있다. 무엇이든 넘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넘치면 좋을 것만 같은 부부간의 사랑도 자식에 대한 사랑도.

이명숙 변호사의 법률 상담 스물두 번째
글쓴이 이명숙 변호사는…
23년 경력의 이혼·가사 사건 전문 변호사로 현재 KBS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의 자문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일러스트
배선아
2013년 06월호

2013년 06월호

기획
하은정
일러스트
배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