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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송 스님의 특별한 겨울 공양

부각과 튀각

On December 27, 2013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법송 스님은 바지런을 떨며 부각을 만들 찹쌀풀을 쑤고, 채소를 손질한다. 눈이 부시도록 청명한 햇살 아래 곱게 말린 부각 거리는, 파르르 눈꽃송이를 피우며 튀겨진다. 파삭. 한입 깨물면 자연의 맛과 향이 퍼진다.

지혜가 담긴 사찰 음식, 부각과 튀각

된장국, 김치찌개, 갈비찜… 이와 같이 우리나라 음식 이름에는 주재료가 앞에 오고 뒤에 조리법이 붙는다. 그런데 유독 ‘튀김’이 붙은 전통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름이 귀한 시절이었으니, 튀김 대신 기름에 지지는 요리가 발달했다. 반면 사찰 음식은 튀기는 조리법이 발전했다. 기록에 따르면 1157년 의종이 사찰에서 유밀과를 구한 바가 있다. 밀가루를 꿀과 참기름으로 반죽하여 기름에 튀긴 과자인 유밀과는 한과 중 하나이다. 차 공양 문화를 중국에서 받아들인 불교 교리에 따라 사찰에서는 차와 함께 먹는 과자를 직접 만들었던 것이다. 튀김 요리 중 또 하나를 꼽자면 부각과 튀각이 있다. 튀기기 전에 찹쌀풀을 발라 말린 것은 부각이고, 찹쌀풀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말려 튀긴 것이 튀각이다. 산과 들에 나는 뿌리, 줄기, 열매, 나무껍질, 해초류, 곡류가 주재료인 사찰 음식에서 부각과 튀각은 육식을 하지 않는 사찰에서 열량을 보충하는 한 방법으로, 스님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봄의 파릇한 내음을 담고 있는 쑥, 방아 잎, 제피 잎, 가죽나물, 땅의 기운을 담은 연근, 우엉, 감자는 물론이요, 바다 내음 풍기는 다시마, 김 등 부각과 튀각의 재료는 수를 세지 못할 만큼 많다. 부각과 튀각의 재료는 햇볕 좋은 날 하루만에 말려야 맛과 향이 좋고 색도 곱다. 습기가 차지 않은 봄과 가을 햇살 아래 바삭 말려 공기와 습기가 닿지 않게 잘 보관하면 1년 내내 두었다가 먹고 싶을 때 튀겨 먹을 수 있다.
되직한 찹쌀풀을 재료의 한쪽 면에 발라 서너 시간 정도 말리고 찹쌀풀이 마르면 다른 면에 발라 바삭하게 말린다. 뜨겁게 달군 기름에 넣으면 파르르 눈꽃을 피운다. 아삭하고 고소한 찹쌀풀 속에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그대로 간직돼 있다. 그것이 바로 부각의 맛이다.
부각은 튀긴 뒤에도 찹쌀풀이 잘 붙어 있어야하고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 즉 찹쌀풀의 농도가 중요하다. 찹쌀풀의 점도가 강하면 재료에서 잘 떨어지며 식감도 좋지 않다. 그렇다고 점도가 묽어도 좋지 않다. 기름이 스며들어 눅눅하지 않도록 적당한 기름 온도에서 튀기는 것도 중요하다.
부각과 튀각은 신선한 산나물과 해초류 등 주재료와 찹쌀풀 외에 어떠한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고 단순하게 만들어, 주재료의 영양 성분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특히 말려 사용하기 때문에 식이 섬유가 풍부해 건강 간식이 따로 없다.

1 김부각
2 다시마부각
3 방아잎부각
4 감자튀각
5 가죽튀각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법송 스님은 바지런을 떨며 부각을 만들 찹쌀풀을 쑤고, 채소를 손질한다. 눈이 부시도록 청명한 햇살 아래 곱게 말린 부각 거리는, 파르르 눈꽃송이를 피우며 튀겨진다. 파삭. 한입 깨물면 자연의 맛과 향이 퍼진다.

Credit Info

요리 법송
스님(영선사)
포토그래퍼
김나윤
에디터
양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