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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의 행복한 천연 발효빵 도전기

이탈리아 크리스마스 디저트·파네토네 Panettone

On December 27, 2013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섬세한 속살, 절인 과일과 천연 효모종의 풍미가 버터의 고소함과 달콤함에 더해져 그윽한 향이 폴폴 풍기는 이탈리아 전통 크리스마스 디저트 파네토네. 낭만적인 정취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를 맛으로 표현한다면, 화려한 듯 은은한 향과 보송보송 부드러운 살결, 바로 파네토네다.

동화 같은 이야기

참을 수 없는 고소한 버터 향과 달콤함, 섬세한 속살에 콕콕 박혀 있는 설탕과 술에 절인 과일의 그윽한 향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탈리아의 전통 크리스마스 디저트 파네토네. 크리스마스이브 정찬의 마지막 코스에 큼지막한 파네토네를 내고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여 모두 함께 나누는 것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는 절정에 이른다. 파네토네는 16세기, 혹은 그 이전부터 만들어졌는데 그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밀라노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환상적이고 달콤한 맛만큼이나 동화 같은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15세기 밀라노의 한 젊은 귀족 청년이 가난한 빵장이인 ‘토니’의 딸을 보고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청년은 빵장이의 제자로 변장해 그의 부엌에 숨어들어 커다랗고 달콤한 반구형 케이크를 구워 내놓고 결국 사랑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때 ‘토니의 빵’이라는 뜻의 ‘판 디토니(pan di Toni)’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6~7개월 지속되는 진한 달콤함

이탈리아, 특히나 밀라노 사람들의 파네토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하며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에스프레소를 곁들인 간단한 아침 식사나 디저트로 즐긴다. 인근 지역에는 대를 이은 파네토네 가게가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저마다 모양도 재료도 다양하다. 이 지역의 유명한 파네토네는 예쁘장한 틴케이스에 포장되어 전 세계로 수출되는데 천연 효모 사워종으로 굽기 때문에 신선도가 남다를 뿐 아니라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6~7개월 동안 상온 보존이 가능하다. 버터와 달걀, 설탕, 향신료와 말린 과일을 듬뿍 넣어 부풀린 빵은 오스트리아의 구겔호프나 프랑스의 바바와 비슷하지만 천연 효모를 사용해 특유의 향미가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전통적으로는 밀가루로 사워종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지금은 간편하게 묵은 반죽에 이스트를 더해 만들기도 하는 등 방법이 다양해졌다. 말린 과일은 보통 럼이나 쿠앵트로(오렌지 리큐어) 등에 절여 사용해 은근한 향과 깊은 풍미를 더한다.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 견과류를 듬뿍 넣어도 좋다.

  • Baking D-1~7day 액종르뱅 만들기 & 전처리
    1 물에 세척해 기름기를 제거한 건포도 100g에 미지근한 물 600g을 붓고 상온에 둔다. 2~3일간 하루에 한 번씩 뚜껑을 열어 가스를 빼고 상태를 보아가며 건포도 액종을 만든다. 유리병에 작은 기포가 가득 올라오고 향긋한 발포의 풍미가 올라오면 액종이 완성된 것.
    2 완성된 액종의 액체만 걸러 액종 400g에 밀가루 300g을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 섞어 그릇에 담은 뒤 랩으로 밀봉해 구멍을 내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상온(18~24℃)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복잡한 향을 풍기면 반죽에서 360g을 떼어 밀가루 500g과 물 400g을 더해 새로 반죽하는 리프레싱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반죽의 발효력이 불충분하다 싶으면 하루 더 리프레싱 과정을 반복한다.
    4 반죽이 활발한 발효력을 보이면 반죽에서 360g을 떼어 여기에 중력분 500g, 강력분 60g, 소금 8g, 물 500g을 넣고 잘 섞은 뒤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최종 단계의 원종을 만든다.
    ※ 최종 단계의 원종은 냉장고에 3~4일간 보관하며 사용할 수 있고, 매일 리프레싱을 반복하고 잘 보존하면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5 빵을 만들기 전날 최종 단계의 원종을 꺼내 원종 240g, 밀가루 450g, 통밀가루 180g, 물 900g을 넣고 잘 섞어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액종르뱅을 완성한다.

    1 말린 블랙베리나 크랜베리, 건포도와 오렌지 필, 레몬 필 등 300g을 기호에 맞게 섞어 쿠앵트로나 럼에 하룻밤 절여 충전물을 만든다.
Baking D-day 재료

재료 강력분 700g, 박력분 300g, 탈지분유 40g, 설탕 100g 소금 20g, 생이스트 40g, 달걀노른자 250g, 액종르뱅 500g, 따뜻한 물 300g, 버터 500g, 충전물(말린 블랙베리·오렌지 필 등) 300g, 토핑용 글라사주나 달걀물·토핑용 우박설탕 적당량씩, 지름 12cm 파네토네 유산지 틀

* 겨울에는 물의 온도를 따뜻하게 맞추는 것이 천연 발효에 도움이 된다. 물 대신 우유를 넣으면 한층 고소하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때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사용한다.

* 달걀노른자와 버터는 최소 한 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18~24℃)에 둔다.

반죽 및 1차 발효

1 강력분과 박력분, 탈지분유, 설탕, 소금을 볼에 담고 고루 섞은 뒤 생이스트를 더한다.
2 ①에 달걀노른자와 액종르뱅, 따뜻한 물(50℃ 내외)을 섞어 재료가 잘 섞이게 반죽한다.
3 상온에 둔 버터를 넣어 기름기와 반죽이 겉돌지 않고 보들보들해질 때까지 손바닥으로 눌러 힘을 주어 반죽한다. 앞으로 밀었다 다시 접으며 빨래하듯이 20~30분간 치대어 반죽한다.
4 반죽 표면이 매끄럽게 정리되면 충전물을 넣고 고루 섞이도록 다시 반죽한다. 볼에 담고 랩이나 면포를 씌어 상태를 보아가며 상온(18~30℃)에서 1~2시간 발효한다.

분할 및 둥글리기, 벤치 타임 & 성형 및 2차 발효

1 반죽이 2배가량 부풀어 오르고 반죽을 들어 올렸을 때 거미줄과 같은 조직이 보이면 발효가 된 것. 스크레이퍼를 이용해 반죽을 250g씩 분할한다.
2 분할한 반죽을 덧밀가루 뿌린 작업대에 올리고 한 손을 달걀 한 알 쥐듯이 동그랗게 만들어 그 사이에 반죽을 넣고 반죽의 밑면이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로 둥글게 회전시킨다. 반죽 겉면이 늘어나 얇은 막이 표면을 감싸 매끄러운 상태가 되도록 한다. 덧밀가루를 뿌린 팬에 반죽을 올리고 젖은 면포 등을 덮어 상온(18~30℃)에서 15분간 벤치 타임을 준다.
* 버터 비율이 높은 배합의 반죽을 둥글리거나 성형할 때에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완성하는 것이 관건. 오래 만지면 손의 온도 등으로 반죽이 푹 퍼지니 주의한다.

1 파네토네용 유산지 컵이나 도자기, 주물 냄비 등에 반죽을 넣는다. 젖은 면포를 씌어 상태를 봐가며 1시간가량 발효한다.
* 파네토네용 유산지 컵이 없다면 적당한 크기의 주물 냄비나 도자기를 이용한다. 주물 냄비는 코팅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코팅이 안 되었으면 내부에 버터를 덧바른 뒤 반죽을 넣는다. 도자기의 경우도 마찬가지. 단 도자기는 겉면에 금속 등의 장식이 달린 것은 피한다.

굽기 & 완성

1 반죽이 2배가량 부풀어 오르면 표면에 곱게 푼 달걀물이나 글라사주를 붓으로 펴바르고 우박설탕을 뿌린다.
2 20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6~7분간 황금빛이 날 때까지 굽다가 온도를 180℃로 낮추고 14~18분간 더 굽는다.
3 오븐에서 꺼낸 빵을 식힘 망 위에 올려 20분 이상 식힌 뒤 먹는다.

혹여나 도자기에 구운 파네토네가 잘 안 나올까 걱정했는데 주물 냄비, 도자기, 종이컵에 구운 파네토네 모두 먹음직스러운 갈색빛으로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며 잘 구워졌다. 글라사주를 바른 겉껍질은 얇고 바삭하고 달콤했으며, 부들부들 촉촉하고 섬세한 살결은 버터, 말린 과일, 쿠앵트로, 액종르뱅의 향이 한데 뒤섞여 황홀한 내음을 폴폴 풍겼다. 고소한 버터 맛의 달콤한 살결에 새콤달콤한 과일, 오독오독 씹히는 우박설탕과 은은한 오렌지 향의 파네토네를 먹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멋스러운 도자기에 구운 파네토네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적격. 온 집 안을 파네토네의 달콤한 향으로 가득 채우며 낭만적인 크리스마스를 만끽해보자.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섬세한 속살, 절인 과일과 천연 효모종의 풍미가 버터의 고소함과 달콤함에 더해져 그윽한 향이 폴폴 풍기는 이탈리아 전통 크리스마스 디저트 파네토네. 낭만적인 정취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를 맛으로 표현한다면, 화려한 듯 은은한 향과 보송보송 부드러운 살결, 바로 파네토네다.

Credit Info

촬영 협조
오월의 종 단풍나무점(02-749-9481)
감수
정웅 셰프(오월의 종)
포토그래퍼
김나윤
어시스트
최지은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