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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의 행복한 천연 발효빵 도전기

르뱅통밀식빵

On November 13, 2013

‘땡’ 하고 울려 퍼지는 토스트기 소리, 따끈한 빵 내음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소박한 행복을 부른다. 구수한 통밀과 시큼한 천연 발효종의 내음, 엉성한 듯 폭신하게 씹히는 살결이 더욱 정겨운 무버터 무설탕 르뱅통밀식빵. 노릇하게 토스트해 먹으면 더 맛있는 영국 농가 스타일의 식빵을 구웠다.

네모난 기차 모양의 풀먼 브레드와 봉긋 솟아오른 모양의 오픈톱 브레드

재료 배합의 양 등이 규칙으로 정해진 바게트 등의 빵과 달리 식빵은 어떤 형식도 정해져 있지 않다. 식빵 틀에 넣고 구운 빵을 모두 ‘식빵’이라 부른다. 그런데 대개는 너무 달지 않아 식사용으로 적합한 것이 주를 이루며 모양에 따라 풀먼 브레드와 오픈톱 브레드, 설탕과 유지의 함량에 따라 고배합 식빵과 저배합 식빵 등으로 나뉜다. 빵을 구울 때 뚜껑을 덮어 각진 네모 모양으로 구운 빵을 풀먼 브레드, 혹은 아메리칸 브레드라 부르며 주로 샌드위치용으로 사용한다. 반면 뚜껑을 덮지 않고 그대로 구워 봉긋하게 솟아오른 모양을 살린 빵을 오픈톱 브레드, 혹은 잉글리시 브레드라 부르며 주로 토스트용으로 사용한다. 영국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식빵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설탕과 유지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고배합 식빵에 풀먼 브레드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는 대형 마트 등에서 한 번에 빵을 많이 사는 것으로 소비 패턴이 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고 샌드위치 등을 편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 때문에 본래는 봉긋 솟아오른 모양인지 사각형 모양인지를 보고 저배합 식빵인지 고배합 식빵인지를 판단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같은 반죽에 모양만 달리 굽는 등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다.

설탕,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식빵?

영국에서는 아주 약간의 설탕과 버터만을 넣거나 아예 버터를 넣지 않고 식빵을 구웠다. 옛날 시골집에서 흔히 구워 먹던 스타일의 식빵을 ‘팜하우스 로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역시 설탕을 거의 넣지 않고 통밀 등을 섞어 만들어 누런빛과 구수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만든 식빵은 고배합 식빵에 비해 빵 결이 성기고 무게가 가볍다. 닭 가슴살처럼 찢어지는 부드럽고 쫄깃한 결이 아닌 한 입 물었을 때 폭신하게 끊기는 결이어서 특히 앞뒤를 바삭하게 토스트해 먹어야 맛있다. 약간의 수분만 닿아도 금세 축축해지고 단단하지 않게 부스러져 샌드위치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식빵에 들어가는 설탕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 것 외에 이스트의 영양원이 되어 탄산가스를 만들어 내 반죽을 팽창시키고 빵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역할도 한다. 설탕을 넣지 않는 경우 빵의 부피가 크게 부풀지 않고, 버터 등의 유지를 넣지 않는 경우 수분 증발이 빨라져 노화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밀가루 특유의 구수한 풍미가 잘 드러나고, 여기에 천연 발효종을 사용하면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노화를 상대적으로 지연시키고 풍미도 더욱 증폭시켜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 정겨운 매력의 식빵을 만들 수 있다.

  • Baking D-1~7 day 액종르뱅 만들기
    1 물에 세척해 기름기를 제거한 건포도 100g에 미지근한 물 600mL를 붓고 상온에 둔다. 2~3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뚜껑을 열어 가스를 빼고 상태를 보아가며 건포도 액종을 만든다. 유리병에 작은 기포가 가득 올라오고 향긋한 발포의 풍미가 올라오면 액종이 완성된 것.
    2 완성된 액종의 액체만 걸러 액종 400g에 밀가루 300g을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 섞어 그릇에 담고 랩으로 밀봉해 구멍을 내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상온(18~24℃)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복잡한 향을 풍기면 반죽에서 360g을 떼어 밀가루 500g과 물 400mL를 더해 새로 반죽하는 리프레싱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반죽의 발효력이 불충분하다 싶으면 하루 더 리프레싱 과정을 반복한다.
    4 반죽이 활발한 발효력을 보이면 반죽에서 360g을 떼어 여기에 중력분 500g, 강력분 60g, 소금 8g, 물 500mL를 넣고 잘 섞은 뒤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최종 단계의 원종을 만든다.
    ※ 최종 단계의 원종은 냉장고에 넣어 3~4일간 보관해두고 사용할 수 있고, 매일 리프레싱을 반복할 경우 잘 보존하면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5 빵을 만들기 전날 최종 단계의 원종을 꺼내 원종 240g, 밀가루 450g, 통밀가루 180g, 물 900mL를 넣고 잘 섞어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액종르뱅을 완성한다.
Baking D-day 반죽 및 1차 발효

재료 강력분 1300g, 통밀가루 200g, 소금 20g, 액종르뱅 1300g, 몰트 엑기스 50g, 따뜻한 물 600mL
* 식빵을 만들 때에는 강력분이 기본이지만, 입안에서 끊기는 질감 등을 내기 위해 중력분이나 박력분을 섞어 사용할 수도 있다. 각자 취향에 맞게 박력분이나 중력분을 섞어 사용하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배합을 찾아내면 좋다.
* 물의 비율을 반으로 줄이고 우유를 넣으면 더 촉촉하고 고소한 맛의 식빵을 만들 수 있다.
1 강력분과 통밀가루, 소금을 볼에 담고 고루 섞은 뒤 액종르뱅과 몰트 엑기스, 따뜻한 물(40℃가량)을 부어가며 반죽한다.
* 부피가 큰 식빵의 경우 발효 시간이 매우 더디므로, 시간이 부족하다면 따뜻한 물을 사용함으로써 발효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2 반죽이 어느 정도 뭉치면 손바닥으로 눌러 힘을 주어 앞으로 밀었다 다시 접으며 마치 빨래하는 식으로 20~30분간 치대어 반죽한다. 반죽의 한쪽을 잡은 뒤 작업대 위에 세게 내려치고 반죽을 접어 다시 내려치는 과정을 10~15번 반복한다. 반죽에 탄력이 생기고 표면이 보들보들해지면 볼에 담고 랩이나 면포를 씌어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1~2시간 발효한다.

분할 및 벤치 타임

1 반죽이 2배가량 부풀어 오르고 반죽을 들어 올렸을 때 거미줄과 같은 조직을 보이면 발효가 된 것. 스크레이퍼를 이용해 반죽을 600g씩 분할한 뒤 작업대에서 손바닥으로 살살 굴려 둥그런 모양으로 만들고 덧밀가루를 뿌린 팬에 올린 다음 젖은 면포를 씌어 15분간 벤치 타임을 준다.

성형 및 2차 발효

1 반죽을 작업대에 올리고 밀대로 살살 밀어 납작하게 만든다. 이때 밀대를 너무 세게 밀어 가스가 다 빠져나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양면을 가운데로 접어 3단 접기를 한다.
2 한쪽 면부터 김밥 말듯 단단하게 말아 둥글게 타원형으로 만든 뒤 마지막 이음매를 잘 봉한다.
3 식빵용 팬에 덧밀가루를 묻히고 아물린 면이 아래쪽에 오도록 팬에 올리고 젖은 면포를 씌어 상태를 봐가며 2시간가량 발효한다.
* 식빵 틀의 너비가 좁을수록 위로 봉긋 솟은 모양이 높아지고, 뚜껑을 덮어 풀먼 브레드로 구우면 빵 결이 더 쫄깃해지는 등 용기에 따라 빵의 모양뿐 아니라 내상도 달라진다.

굽기

1 반죽이 2배가량 부풀어 오르면 23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스팀을 넣어 30분가량 황금빛이 돌 때까지 굽는다.
2 오븐에서 꺼낸 빵을 식힘 망 위에 올리고 1시간 이상 식힌 뒤 먹는다.

그 결과는?
버터와 설탕을 넣지 않고 인스턴트 이스트 대신 액종르뱅을 사용해서 많이 부풀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활발한 발효력을 보이며 부풀어 오른 반죽. 하지만 구울 때의 오븐스프링은 크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예상했던 부피에 조밀한 내상의 식빵이 만들어졌다. 액종르뱅을 넣고 구울 때 스팀까지 주었기 때문에 외피는 근사한 크러스트가 나왔고 폭신한 결에서는 천연 발효의 깊은 풍미가 올라왔다. 액종르뱅 비율이 높아 시큼한 향이 확실히 살아 있었고, 통밀의 까슬한 식감에 부드럽다기보다는 구수한 맛의 식빵이 나왔다. 그냥 먹어도 구수하지만 확실히 한 김 식힌 뒤 토스트를 해 버터와 치즈, 올리브를 더해 먹으니 더욱 좋았다. 저배합 식빵이다 보니 다른 충전물을 넣는 것은 무리지만 다양한 허브를 넣어 구우면 더 근사한 결과물이 나올 듯하다.

‘땡’ 하고 울려 퍼지는 토스트기 소리, 따끈한 빵 내음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소박한 행복을 부른다. 구수한 통밀과 시큼한 천연 발효종의 내음, 엉성한 듯 폭신하게 씹히는 살결이 더욱 정겨운 무버터 무설탕 르뱅통밀식빵. 노릇하게 토스트해 먹으면 더 맛있는 영국 농가 스타일의 식빵을 구웠다.

Credit Info

촬영협조
오월의 종 단풍나무점(02-749-9481)
감수
정웅 셰프
포토그래퍼
김나윤
어시스트
최지은
에디터
강윤희

2013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촬영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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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