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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여자 한복선의 맛있는 시 한 편

흰 죽

On October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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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건 죽
눈물 속에 비쳐지는 쌀 죽(粥)
전쟁 시 아기 미음
生命줄이다

쌀의 효험은
보중익기(補中益氣)
평생 중요한 일
잘 먹어 기운을 얻는 것이다

흰쌀 반쯤 갈아 원미죽으로 쑤거나
그대로 왼통으로 쑤면 왼죽이라 한다
참기름에 달달 볶아
물 부어 폭 퍼지게 잘 끓여낸다

후후 불어 먹지 말고
작은 그릇에 덜어 한 김 나간 다음
간장이나 꿀 넣어 먹으면
백양 중 으뜸이다

아플 때
엄마가 끓여 주신
흰죽
세상의 고달픔
응석이고 싶다

<밥하는 여자> 중에서…

한복선 선생
궁중음식의 대가인 고 황혜성 교수의 둘째 딸로 태어난 한복선 선생은 어머니로부터 궁중음식을 사사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며 한복선식문화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삶의 또 다른 혜안을 찾기 위해 동양화와 함께 시 창작을 꾸준히 수학해온 그이는 계간 <문파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해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평생 ‘밥하는 여자’로 살아온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시집 <밥하는 여자>(2013년, 에르디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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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한복선
요리&스타일링
이보은
포토그래퍼
강태희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