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 스토리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LIFE

맥주의 정수

On October 06, 2013

마트 진열대에 날로 다양한 수입 맥주가 들어차고 번화가 골목에는 크래프트 맥주 하우스가 속속 문을 열면서 맥주 맛에 대해 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차갑고 크리미한 거품 사이로 씁쓸하고도 구수한 향이 톡 쏘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그 짜릿한 맛에 대하여.

Step.1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2가지 - 몰트와 홉
Malt, 맥주의 첫맛과 빛깔 좌우

싹 튼 보리, 맥아라고도 부르는 몰트는 맥주의 핵심 요소다. 맥주를 마셨을 때 입안에 감도는 들큼하면서도 구수한 곡류 특유의 맛이 바로 몰트의 맛이고, 몰트의 함량과 종류에 따라 맥주의 첫맛이 결정된다. 100% 몰트 맥주는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첨가하지 않는데 보통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옥수수나 쌀 등을 섞어 사용한다. 첫맛이 밋밋한 일명 ‘물맥주’는 다른 곡류를 섞어 만든 맥주다. 단 밀은 제외인데 밀을 사용한 ‘밀맥주’ 특유의 풍미로 자기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독일의 경우 16세기에 맥주 순수령이 내려져 맥주에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넣는 것을 금지했고, 그로 인해 독일 맥주는 대부분 100% 몰트 맥주를 자랑한다. 옅은 황금빛에서 어두운 흑색까지 맥주의 색을 정하는 것 또한 몰트인데, 몰트의 함량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몰트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이 때문에 ‘진한 색의 맥주가 몰트 함량이 더 높다’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

Taste - 달콤하고 구수한 곡물의 맛
Tasting Exercise - 통밀빵, 오트밀쿠키
Flavor & Aroma - 몰트볼캔디, 살짝 구운 통밀빵, 볶은 커피, 다크초콜릿, 말린 체리


몰트 고유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무엇인지 감별하고 싶다면 구수한 먼저 통밀빵이나 오트밀쿠키를 테이스팅해본다. 이때 느낄 수 있는 맛이 몰트의 맛과 흡사하다. 몰트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아로마 향을 맥주에 더하는데 잘 만든 맥주에서는 다양한 플레이버와 아로마 향을 풍긴다. 몰트볼캔디나 토스트한 통밀빵, 볶은 커피와 다크초콜릿의 맛과 향 등이 몰트에서 느낄 수 있는 플레이버와 향이다.

Hope, 맥주의 끝 맛 좌우

홉은 줄기 식물의 일종으로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을 지닌다. 몰트와 더불어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피니시’로 불리는 맥주의 끝 맛을 좌우한다. 홉의 비율에 따라 쓴맛이 두드러지는 맥주도 있고 홉의 쓴맛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맥주도 있다. 몰트와 홉의 비율에 따라 달콤함이 두드러지는 맥주와 쌉쌀함이 두드러지는 맥주로 나뉜다. 좋은 맥주는 몰트와 홉이 조화를 이루며 맛과 향을 다채롭게 풍긴다.

Taste - 쌉싸래한 맛
Tasting Exercise - 자몽
Flavor & Aroma - 자몽, 소나무, 갓 뽑은 풀, 프리지어, 타임, 세이지

홉 고유의 쌉싸래한 맛을 감별하고 싶다면 먼저 자몽을 테이스팅해본다. 자몽 특유의 쌉싸래하면서도 산뜻한 맛과 향이 홉의 맛과 흡사하다. 홉은 종류에 따라 자몽, 소나무, 갓 뽑은 풀이나 프리지어, 타임 등 다양한 플레이버와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

Step.2 효모 종류에 따른 맥주 종류 구분

상면 발효효모 사용 - 에일
하면 발효효모 사용 - 라거

에일
맥주를 발효시킬 때 통 위로 떠오르는 상면 발효효모를 이용해 만드는 맥주 스타일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에일 맥주는 향긋하고도 진하고 깊은 맛이 특징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벨기에에 에일 맥주가 많다.

라거 19세기 중반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스타일로 발효 통 아래에 가라앉는 하면 발효효모로 만든다. 하면 발효 맥주는 상면 발효 맥주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하기 때문에 이름도 독일어로 ‘저장’이라는 뜻의 ‘라거’가 되었다. 에일 맥주에 비해 향이나 깊은 맛은 떨어지지만 깔끔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이다. 전 세계 맥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산 맥주의 대부분이 라거 스타일이다.

Step.3 크래프트 맥주의 습격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개성 강한 독립 맥주를 일컫는 크래프트 맥주. 최근 십여 년 동안 서양에서는 대규모 맥주 회사에서 생산하는 산업화된 맥주 문화에 반기를 들고 옛 전통 방식의 소규모 양조장을 지키고 개성 강한 지역 맥주를 활성화하자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소규모 브루어리와 브루어리 퍼브(pub)가 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다른 부재료 없이 물, 몰트, 홉, 효모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맥주의 개성을 위해 극소량의 허브 등을 첨가하는 것은 허용된다. 일본에서도 최근 지역 맥주를 일컫는 말인 ‘지비루’의 열풍이 거세 크래프트 맥주계의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맥주 제조 관련 규제가 강력해 소규모 브루어리의 경우 자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만 허용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전무하다 싶었는데 2010년 규제가 완화되면서 하나 둘 소규모 브루어리가 생겨나고 있다. 광복 이후 처음으로 맥주 제조 일반 면허를 획득한 횡성의 세븐브로이가 가장 유명하며 맥주 제조에 지하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카파브루어리는 몇몇 크래프트 하우스와 손잡고 OEM 방식으로 생크래프트 맥주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의 지역 맥주 제스피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트 하우스에서 즐기기
크래프트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점점 다양하게 수입되는 크래프트 병맥주를 구입해 집에서 마시거나 크래프트 맥주 전문 바 등에서 마시는 것과 소규모 브루어리를 보유하고 있어 자가 제조한 생크래프트 맥주를 내는 크래프트 하우스에 방문하는 것. 크래프트 하우스의 경우 별도의 살균이나 여과 과정 없는 진짜 생맥주를 마실 수 있어 반쪽 자리 생맥주와는 차원이 다른, 살아 있는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다. 인디안 페일 에일, 쾰스너, 헤페바이젠 등 다양한 종류의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이는 이태원의 크래프트워크스 탭하우스와 페일 에일, 포터 등 3가지의 크래프트 맥주만을 판매하는 맥파이가 유명세를 떨치 는 중이다.

시판 크래프트 맥주

1 로스트 코스트 탠저린 윗
산뜻한 맛의 에일로 유명한 로스트 코스트의 에일로 밀과 크리스털 몰트를 조합해 청량한 맛을 낸다. 옅은 시트러스 향으로 특히 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제조 국가 미국 도수 5% 수입사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
2 앤더슨 밸리 포리코 골드 페일 에일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에일로 유명한 브루어리 ‘앤더슨 밸리’의 옅은 에일.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홉을 풍부하게 사용해 플로럴 향과 시트러스 향을 내며 상쾌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두드러진다. 특히 향신료의 향이 강한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멸균이나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아 냉장 보관이 필수다.
제조 국가 미국 도수 5.5% 수입사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
3 데릴리움 트레멘스 벨지언 스트롱 에일
급성 알코올 금단 정신병의 일종인 ‘알코올 진전섬망(delirium tremens)’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지닌 벨기에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벨지언 스트롱 에일. 미세한 양질의 거품에 사과와 배, 감귤 등 풍부한 과일 향을 풍기며 강한 도수가 특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길게 지속되는 드라이한 피니시로 1998년 월드 비어 챔피언십에서 세계 최고의 맥주로 선정된 바 있다.
제조 국가 벨기에 도수 9% 수입사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
4 로그 헤이즐넛 브라운 넥타
전통적인 유럽 스타일 브라운 에일을 살짝 변형시킨 맥주로 달콤한 헤이즐넛 향과 풍부한 열매의 맛, 부드러운 몰트 맛이 특징. 미국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로그 브루어리는 개성 강한 맥주 생산으로 유명한 소규모 브루어리로 각종 국제 맥주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인정받고 있다.
제조 국가 미국 도수 6.6% 수입사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
5 바바복, 스트롱 벨지언 다크에일
붉은빛을 띤 갈색의 다크에일로 볶은 몰트의 진한 향과 캐러멜과 당밀, 토피 향 등 달콤한 향과 맛이 개성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제조 국가 벨기에 도수 8% 수입사 브루마스터스인터내셔널
6 히타치노네스트 화이트에일
7대째 내려오는 일본의 컬쳐 사케 명가 기우치 주조에서 만드는 최고급 부티크 맥주로 각종 세계 맥주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일본 최고의 크래프트 맥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몰트와 허브, 오렌지 향이 조화를 이루며 산뜻한 맛을 낸다.
제조 국가 일본 도수 5% 수입사 CSR와인
7 히타치노네스트 레드라이스에일
붉은 쌀을 이용한 에일로 약한 베리 향과 쌉싸름한 뒷맛, 부드럽고 드라이한 피니시가 특징이다.
제조 국가 일본 도수 7% 수입사 CSR와인
8 히타치노네스트 진저에일
화이트에일에 무농약 생강을 가미해 생강 향과 몰트 향이 조화를 이룬다.
제조 국가 일본 도수 7% 수입사 CSR와인

마트 진열대에 날로 다양한 수입 맥주가 들어차고 번화가 골목에는 크래프트 맥주 하우스가 속속 문을 열면서 맥주 맛에 대해 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차갑고 크리미한 거품 사이로 씁쓸하고도 구수한 향이 톡 쏘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그 짜릿한 맛에 대하여.

Credit Info

참고도서
<맥주수첩>(이기중, 우듬지)
제품협찬
브루마스터스 인터내셔널,CSR와인
일러스트
이자용
포토그래퍼
김나윤
어시스트
최지은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