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WELLSENSE

WELLSENSE

암세포 없애는 '중압자 치료'의 오해와 진실

치료 시간 2분, 입원도 항암 절차도 필요 없다. 화제의 암 치료법 ‘중입자 치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현장 일선에서 환자들과 소통하는 금웅섭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교수를 만났다.

On December 12, 2023

‘중입자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궁금합니다.
우선 암이 전이되지 않은 환자가 고려 대상이에요. 그리고 기존 방사선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도 중입자 치료 대상자가 됩니다. 재발 암은 치료를 권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치료가 가능하기도 해요. 하지만 치료 케이스가 제한돼 있어 진단 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선 전립선암만 치료가 가능한가요?
전립선암 환자부터 적용하는 건 하루에 치료할 수 있는 환자 수가 정해져 있고,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 진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일일 기준 최대 50명의 환자를 케어할 수 있어요. 전체 암 환자 수를 고려하면 중입자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죠. 전립선암의 경우 고령 환자 비율이 높아 기존 치료 방법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도 많아요. 기존에 해왔던 암 치료가 적합한 암종의 경우엔 다른 진료 방식을 권합니다.

앞으로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암종이 늘어난다는 의미인가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본이나 독일에선 다른 암종 치료도 진행하고 있어요.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은 중입자 치료가 가능해요. 식도암, 폐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자궁암도 치료 케이스는 있죠. 중입자 치료에서 전립선암과 함께 언급되는 암종이 췌장암인데, 중입자 치료로 환자가 득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치료가 그렇듯 좋은 결과를 100% 확신할 순 없습니다. 같은 췌장암이라고 해도 병의 상황에 따라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기존 치료와 비교했을 때 통증 정도는 어떤 수준인가요?
부위마다 다릅니다. 전립선암은 치료 이후 요도가 부을 수 있어요.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고,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할 수 있죠. 일상에서의 불편함은 보통 1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다소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치료 중 통증은 참고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암을 이겨내는 데 동반되는 고통은 과정일 뿐이죠.

조심스럽지만, 부작용은 없는지요?
암세포 주변에 있는 정상 장기에 대한 피폭이 거의 없도록 설계하지만, 정상 장기가 일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죠. 많은 양의 방사선을 한 번에 쏘는 과정에서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어요. 국내에선 시행 기간이 길지 않지만, 평가가 긍정적이에요. 부작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인 후유증 방면에서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작은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중입자 치료’는 암이 전이되지 않은 환자가 고려 대상이에요.
기존 방사선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도 중입자 치료 대상자가 됩니다.
치료 케이스가 제한돼 있어 의료진의 충분한 사전 진단을 거친 후 판단할 수 있습니다”

/upload/woman/article/202312/thumb/55055-527254-sample.jpg

금웅섭 교수는…
1999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사 취득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서 비뇨기암, 직장암, 췌장암 등의 방사선치료를 전문 영역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교실 교수를 겸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의 일본 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중입자 치료 연구에 매진하며 세브란스병원에 최초로 설립된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중입자 치료 담당 의료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값비싼 치료 비용이 부담일 거 같습니다(현재 중입자 치료의 비용은 평균 5,000만원 이상이다).
중입자 치료의 가장 큰 단점이 가격입니다.(웃음) 현재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굉장히 많죠. 그 때문에 상담 시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도 있기 때문에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비용에 대해선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중입자 치료기를 설치하기 위해 들인 비용이 약 3,000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지금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긴 힘든 상황인 거죠. 비용이 낮아지면 여러 기관에서 기기 설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가 주어질 거라 기대합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브란스병원만 중입자 치료를 취급하는데, 의료진도 발맞춰 양성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일본 QST병원(옛 NIRS) 중입자치료센터에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국내에서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죠. 현재 세브란스병원에 재직하는 의료진이 일본에서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안전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죠. 반가운 소식은 현재 고정식 치료실만 운영하는데, 내년 초 회전 갠트리 치료실 가동을 앞두고 있어요. 고정식 치료실에선 좌우로만 중입자를 쏠 수 있는데 회전 갠트리 치료실에서는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준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입자 치료 시행이 우리나라 의료계에 갖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나라 암 치료에 큰 획을 그었다고 자부해요. 한국에선 실감이 나지 않는데, 외국에선 모두 놀라는 분위기예요. 경영 측면에선 긍정적이기만 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려 3,000억원을 투자해 치료기를 들였고, 여기에 기계 수명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비용도 필요해요. 수익만을 고려했다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의료 서비스 증진과 환자들을 위한 선택을 했어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중입자 치료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치료법 가운데 어떤 치료법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게 중요해요. 특히 중입자 치료를 기다리기 위해 다른 치료를 늦추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현재 하고 있는 기본 치료까지 중단했다가 암이 전이되는 경우도 있어요. 굉장히 위험한 판단이죠.

암 전문의로서 암과 싸우고 있는 모든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암은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치료예요. 환자와 의료진, 환자의 가족까지 치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 의견을 모아야 해요. 긴 여정의 끝이 보이지 않아 절망스럽고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함께 위로하면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입자 치료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치료법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게 중요해요.
특히 중입자 치료를 기다리기 위해 다른 치료를 늦추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암이 전이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판단이죠”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취재
김태이(프리랜서)
사진
김동환
2023년 12월호

2023년 12월호

기획
하은정
취재
김태이(프리랜서)
사진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