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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여성 3인 솔직 토크(1)

이혼 후 새로 만난 사랑

혼자라서 더 행복한 돌싱들의 두 번째 사랑에 관한 대담 솔직 토크.

On August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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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구 중 1가구는 돌싱이라는 사실

더 이상 ‘돌싱(돌아온 싱글)’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도 혼인도 역대 최소였지만, 이혼은 늘었다.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1만 8,484명으로 1년 전보다 2,681명 줄었다. 무려 12.7%나 감소한 것. 지난 3월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던 혼인 건수는 1만 4,475건으로 1년 전보다는 1,320건(8.4%) 감소했다. 혼인 건수의 증가세는 코로나19 방역 완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8월부터 8개월간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인 것.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3.4건으로 전년보다 0.3건 줄었다. 혼인과 출생이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도 증가한 것은 이혼 건수. 4월 이혼은 7,288건으로 1년 전보다 1.3%(90건)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 주변의 5가구 중 1가구는 돌싱이다. 이혼 가정이 늘면서 우리 사회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다정한 모습의 중년 커플을 보면 흔히 불륜 커플로 여겼지만, 요즘은 이들을 재혼 커플로 보거나 모범적인 부부, 늦게 결혼한 부부 등으로 본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혼 후 당당하게 새로운 사랑을 찾는 돌싱도 많다. 이성을 만나 썸을 타든 달콤한 연애를 하든 또는 재혼을 고려하든 이유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사랑 앞에 당당한 돌싱들, 더 행복해지기 위해 새로운 사랑을 찾는 돌싱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의 대담자

김 여사 45세, 약사, 돌싱 16년 차
정 여사 43세, 입시 학원 운영, 돌싱 4년 차
임 여사 40세, 인테리어 사업, 돌싱 2년 차

이혼 후 새로 만난 사랑

김 여사(이하 ‘김’) 8월 중순에 일본 후쿠오카 3박 4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좀 걱정되기는 해요. 엄청 습하고 덥다죠? 그래도 남자친구와 둘이 가는 거라서 많이 설레요. 사십 중반 나이에, 일본을 처음 가는 것도 아닌데. 역시 연애의 힘이 대단한 거 같아요.

임 여사(이하 ‘임’) 원래 여행이라는 게 가기 전에 준비할 때가 가장 행복하잖아요. 김 여사도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여행 가서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죠. 아이들과 함께 가면 애들 챙기느라 엄마는 정신없어요. 이번 여행만큼은 남친이랑 제대로 즐기고 오세요.

정 여사(이하 ‘정’) 부럽네요. 전 입시 학원을 하고 있어서 여름방학에 휴가를 가기가 어려워요. 그냥 하루 이틀 쉬는 정도죠. 게다가 요즘 애인과 사이가 안 좋아요. 이제 그만 만나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요. 돌싱이 된 지 4년 좀 넘었는데, 그동안 남자를 꽤 여러 명 만났어요. 그래도 아직 ‘내 영혼의 짝이다’ 싶은 사람은 못 만났네요.(웃음)

저는 이혼한 지 오래됐는데, 그동안 두 아이 키우고 친정 부모님 병 수발을 하느라 진짜 정신없이 살았어요. 그러다 애들이 어느 정도 크고,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내 인생은 뭔가’ 하는 회의가 들었어요. 주변 친구들한테 “직업도 좋고 조건도 좋은데 바보같이 왜 그러고 사냐. 이제는 좀 네 인생을 살아라”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더 늙기 전에 나도 좋은 남자 만나 연애도 하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친한 친구 따라 골프 배우러 갔다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사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이성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아요. 재혼정보회사도 있고, 스포츠를 비롯해 다양한 취미 동호회도 있고, 주변에 돌싱이 많다 보니 서로서로 소개해주기도 하고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일도 꽤 있잖아요. 특히 동호회 중에는 유난히 돌싱이나 싱글이 많이 활동하는 곳이 있어요. 필요한 건 열린 마음과 경제적 여유죠.(웃음)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돌싱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져 만나기 편해요. 제 경우는 사실 지금 만나는 남자가 3명 있어요. 2명은 진짜 애인 관계, 1명은 썸 타는 정도. 기혼 친구들은 저를 보고 뒤늦게 남자 복이 터졌다고 부러워해요.

전 2년 전에 이혼했고, 남자친구는 제가 이혼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예요. 물론 그때는 그냥 서로 호감만 있었죠. 이혼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이것저것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마음도 힘들었는데 그때 이 친구가 옆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러면서 사귀게 됐고, 자연스럽게 동거하기 시작했어요. 전 돌싱이지만, 남자친구는 미혼이에요. 아직 둘 다 결혼 생각은 없어요. 그냥 지금이 딱 좋아요.

사실 별다른 연애 경험 없이 처음 사귄 학교 선배와 결혼했고, 서로 너무 안 맞는다는 걸 알았어요. 시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마음이 없는 남편을 볼 때마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몰라요. 항상 우리 가족의 범위가 시댁 식구까지였어요. 그러면서도 친정 식구한테는 무관심하고. 아무튼 그런 것이 쌓여 일찌감치 이혼을 하게 됐죠.

연애를 많이 하고 많이 놀아본 친구들이 결혼도 더 잘하고 잘 살아요. 순진하게 부모님,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성실하게 공부만 한 친구들은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런지 사는 게 순탄하지 않더라고요. 저도 김 여사처럼 공부하고 일만 하다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결혼한 케이스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내 20대가 너무 아깝다니까요. 지금이야 상황이 역전됐지만요. 제가 점을 봤는데 도화살이 있어서 주변에 남자가 많대요. 이혼하고 나서야 알게 됐네요.

저도 결혼 생활은 실패했지만, 결혼을 하고 이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남편의 고향 후배거든요. 사실 남편과 저의 이혼을 가장 반대한 사람이기도 했어요. 참, 사람의 인연이란 알 수 없다니까요. 지금은 물론 남편도 우리 관계를 다 알죠.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여자 문제가 복잡했기 때문에 저한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에요. 남자친구와 저를 축복해주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은 그냥 모르는 척 지내고 있어요.

“좋은 감정으로 연애하다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식으면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연애가 다 그렇잖아요.
지금 연애하면서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CREDIT INFO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8월호

2023년 08월호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