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WELLSENSE

WELLSENSE

워터 소믈리에 박채원의 물 이야기

내리쬐는 무더위 속 지친 피부에 가장 필요한 건 수분 보충이다. 무더운 날씨와 냉방기 사용은 피부를 메마르게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배출되지 못한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서 피부는 푸석해지고 이는 곧 노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 몸과 피부에 필요한 물은 무엇이고, 건강하고 신선한 물을 고르는 방법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건강한 물 리스트까지, 워터 소믈리에를 만나 우리가 마실 물에 대해 물었다.

On July 17, 2023

/upload/woman/article/202307/thumb/54064-517982-sample.jpg

워터 소믈리에 박채원의 물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2018년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물 전문가이자 워터 소믈리에 박채원입니다. 많은 분이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생소하게 생각하실 텐데, 워터 소믈리에는 물의 종류와 특성을 공부하고 물을 다루는 전문가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물의 맛, 냄새, 구강 촉감 등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직업이며 물맛 감별사 또는 워터 어드바이저로 호텔이나 대학, 기업 강의를 통해 ‘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여름철은 물 섭취량이 다른 계절보다 높을 것 같아요. 수분 섭취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죠?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02 계절별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수 형태로 섭취하는 1인 1일 평균 물 섭취량이 봄 821ml, 여름 950ml, 가을 828ml로 날씨가 더운 여름이 가장 높습니다. 또 우리 몸의 체내 수분 함량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평균적으로 인체의 수분 함량은 신생아는 80~90%, 성인은 70%, 노인은 50%입니다. 우리가 마신 물은 1분이면 혈액에 도달하고 약 20분 뒤면 뇌를 포함해 우리의 신체 기관에 흡수되는데, 이렇게 흡수된 물은 혈액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새로운 혈액을 형성하며 산소와 영양분을 신체의 구성 요소마다 전달, 공급해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데 일조하죠. 그뿐만 아니라 체내 구석구석을 혈액에 섞여 돌아다니며 노폐물과 독소의 배출 및 해독 작용을 하고 피부 속 수분 함량을 높여 세포의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즉 몸속 수분 함량이 낮아질수록 노화는 가속화되는 반면에 하루 적정량의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우리 체내는 물론 피부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죠.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물을 마셔야겠네요.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하나요?
질문 하나 드릴게요. 성인 기준 하루 물 섭취 적정량은 얼마나 될까요? 1L? 2L? 정답은 둘 다 아닙니다. 우리는 마치 고정불변의 법칙처럼 성인 기준 하루 물 섭취량을 1L 또는 2L쯤으로 알고 있죠.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분 섭취 권장량은 딱 정해 말하기 어려워요. 그 이유는 연령, 개인의 체질, 개인의 식이 습관과 문화에 따른 음식 및 음료 섭취, 노동 강도에 따른 땀 배출량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요. 또 최근 교토 고등 과학대학교와 스코틀랜드 에버딘 대학교 합동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도 흥미로운데요, “음식물 섭취로 체내에서 필요한 수분량의 50% 정도를 채울 수 있으므로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기존의 권장량보다 적은 1.5~1.8L가 적당하다”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구를 주도했던 에버딘 대학교 존 스피크먼 생물학과 교수는 “우리 몸에 필요한 양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신다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여전히 하루 물 섭취량이 1.5~1.8L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겠네요. 어떤 물을 마셔야 할까요?
물은 인체에 흡수돼 체온조절, 세포 유지 및 산소 공급, 미네랄의 용매 작용, 소화와 영양소 흡수 및 운반과 해독 작용, 혈액순환 등에 영향을 미쳐요. 사람마다 몸의 생체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건강한 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물 섭취는 가장 간단하고 손쉽게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하다면 ‘건강’하고 ‘신선’한 물을 마셔야 해요.

‘건강하고 신선한 물’의 기준이 있나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좋은 물’이란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지 않아 깨끗하고, 미네랄이 적당히 함유돼 있으며, 약한 알칼리성을 띠는 물이라고 정의했죠. 여기에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용해돼 있고, 물 분자구조가 작으며, 활성탄소가 제거된 물이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고요. 단, 좋은 물의 조건은 식생활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요.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의 경우 평소 미네랄 섭취가 부족하고 소화도 잘 안 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탄산수를 마시면 좋죠. 반면 한국인은 일상에서 곡류, 채소, 해조류, 발효식품, 차 등을 많이 섭취하는데 이미 이런 음식들에 미네랄과 이산화탄소가 다량 함유돼 있어, 탄산수보다는 목 넘김과 청량감이 좋은 내추럴 미네랄워터가 좀 더 좋은 물이라고 추천할 수 있어요.

물은 수원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수원지에 따라 물의 종류가 달라진다고요?
맞습니다. 생수병 라벨을 보면 똑같은 물처럼 보이지만 수원지에 따라 해양 심층수, 화산 암반수, 제주 용암수 등 다양한 수원지가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수원지는 해당 물이 어디서 길어 올려졌는지를 나타내는, 원산지와 같은 맥락이죠. 크게 지하수, 해양 심층수, 빙하수, 담수, 암반수, 빗물 등으로 나뉩니다.

수원지에 따라 물맛도 다르나요?
네, 맞아요. 예를 들자면 대표적인 국내 생수 중 하나인 삼다수와 프랑스 대표 생수 에비앙의 물맛은 확연히 다르죠. 삼다수는 천연 화산층을 통과하며 만들어진 순수한 화산 암반수로 가볍고 깔끔한 텍스처가 입안에 기분 좋게 퍼지며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에비앙은 빙하 퇴적층 지역이 수원지로 미네랄이 많이 포함돼 있어 섬세한 짠맛과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움이 특징이에요. 이처럼 수원지에 따라 물맛이 달라요. 해양 심층수의 경우 해저 200m 아래 바닷물로 청정성이 뛰어나고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풍부하죠. 육지의 암반을 뚫고 취수하는 염지하수는 바닷물이 암반층을 투과하며 걸러진 일반 해수에 육지의 광천수가 스며든 물로 해양 심층수가 가지고 있지 않은 희귀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요. 빙하수는 극지나 고산지대에서 생성되며 활성수소가 풍부하고 불순물이 거의 없어 수질이 매우 뛰어나요. 마지막으로 빗물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에 내리는 빗물을 받아 정제해 상품화하는데, 적은 양의 미네랄 함유와 신선한 물맛이 특징입니다.

/upload/woman/article/202307/thumb/54064-517983-sample.jpg

“그냥 물만 많이 마시면 되냐고? 아니다.
체내 수분량과 피부 컨디션을 좌우하면서
피부 장벽 강화에도 도움을 주는 물을 골라 마셔야 한다.
깨끗한 수원지, 수질 기준을 맞추면서
풍부한 미네랄 성분을 갖춘 깨끗하고 건강한 물 말이다.”

흔히 미네랄워터가 피부와 몸에 좋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를 보니 ‘미네랄워터’와 ‘내추럴 미네랄워터’로 나뉘더라고요. 무슨 차이가 있나요?
미네랄워터는 오존 처리 등 일부 화학적인 과정을 거쳐 병입한 먹는 샘물이고, 내추럴 미네랄워터는 화학 처리는 일절 하지 않고 병입한 먹는 샘물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어떤 물이 더 이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오존 처리를 한 미네랄워터는 국내 대부분의 생수가 플라스틱 병에 담겨 유통되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될 경우 몸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죠. 그래서 가급적 내추럴 미네랄워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물 중 정수기 물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정수기 물맛은 필터에 따라 달라지나요?
정수기는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과정을 거쳐 먹는 물을 ‘먹는 물의 수질 기준’에 맞게 취수 꼭지를 통해 공급하도록 제조된 기계입니다. 정수기 물의 경우 필터에 따라 물맛이 가장 크게 차이 나며, 또 지역마다 수돗물이 공급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수원지의 영향을 받기도 하죠.

정수기 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정수기 물은 고도의 처리를 거친 수돗물을 다시 한번 가정에서 필터를 거쳐 나오기 때문에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유기물질에 대한 안정성이 높고, 깨끗하고 청량한 물맛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필터가 잘 관리된 정수기 물을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지하수나 녹물이 심한 오래된 건물이나 아파트에 설치하면 깨끗하고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특히 정수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가장 성공적으로 상용화한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아주 미세한(머리카락 굵기의 100만 분의 1) 크기의 구멍을 통과한 물을 제공하죠. 물속에 녹아 있는 중금속이나 질산성 질소, 세균뿐만 아니라 곰팡이 등 이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해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얻을 수 있어 식수로 마시기 적합합니다. 하지만 일부 물 전문가는 ‘배고픈 물’이라고도 말합니다. 물속에 함유된 미네랄까지 모두 필터로 거르기 때문이죠. 이처럼 정수기 물은 장단점을 명확하게 지닌 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단, 정수기 물을 마실 경우 세균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위생 관리와 정기적인 필터 교환이 필요하므로 정수기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전문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길 추천하죠. KC마크, NSF 등 물 인증 마크를 획득한 정수기라면 더 좋아요.

페트병에 든 물이 성조숙증을 일으킨다는데 사실인가요?
네, 맞습니다. 물은 어디에 담느냐,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2년 시중에 유통되는 페트병 생수를 분석한 결과 국내 유명한 생수 업체 5개 제품에서 사람의 생식기에 영향을 미쳐 성조숙증, 자궁내막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공 에스트로겐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생수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냉장 유통, 냉장 보관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유통되거나 대형 마트 또는 편의점 등에서도 햇빛이 닿는 야외 공간에 보관했다가 필요에 따라 냉장고로 옮겨 판매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과학·환경 전문가 엘리자베스 로이트도 “페트병에 담긴 물은 고온이나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환경호르몬뿐 아니라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안티몬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며 물 보관 용기의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에 담긴 생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페트병에 든 물의 경우 햇빛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가능한 한 냉장 보관하며 마시는 것을 추천해요. 또 평소 물 섭취량이 적다면 작은 용량의 생수를 구입하는 것이 좋은 물을 마시는 방법 중 하나죠.

맛있는 물의 온도가 따로 있다고요?
물은 온도에 따라 물맛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해요. 상온 상태의 물이 가장 물맛을 잘 느낄 수 있다면, 맛있게 느껴지는 온도는 대략 12~13℃이죠. 하지만 개인마다 맛있는 물의 온도는 천차만별이라 자신만의 맛있는 물 온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겠죠.

건강하게 물 마시는 방법도 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특히 여름철 또는 운동 후 벌컥벌컥 들이켜며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갈증이 난다고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위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혈액 속의 염분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의 농도가 균형이 맞을 때까지 삼투압 현상이 지속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압력차 때문에 체내 세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붓거나 심할 경우 터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200ml 정도를 2~3시간마다 마시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물을 마시는 방법입니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도 건강한 물 음용 방법인데요, 우리 몸은 자는 동안 땀 등 수분 손실이 많이 일어나 기상 직후 물을 마시면 탈수를 막고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죠.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30℃ 전후, 미지근한 물이 좋습니다. 찬물을 마시면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부정맥 등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내 몸과 피부에 ‘좋은 물’ 고르는 방법

✔ 수원지를 체크할 것. 수원지 주위에 오염원은 없는지 구글 맵에서 찾아보면 알 수 있다.
✔ 유통기간을 확인할 것. 생산일이 최근에 가까울수록 ‘신선한’ 물이다.
✔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많은 물.
✔ 약알칼리성 물을 고를 것.
✔ ‘내추럴’ 미네랄워터.
✔ 냉장, 실내 보관된 물.
✔ 유리병에 담긴 물.

CREDIT INFO

에디터
송정은
사진
김정선(인물), 박충렬(제품)
도움말
워터 소믈리에 박채원
참고서적
<워터커뮤니케이션>(세경북스)
2023년 07월호

2023년 07월호

에디터
송정은
사진
김정선(인물), 박충렬(제품)
도움말
워터 소믈리에 박채원
참고서적
<워터커뮤니케이션>(세경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