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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와 함께 가는 문화와 예술 저장소, 청주

과거와 현재, 신도심과 구도심, 생활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 <우먼센스> 편집장과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가 찾은 청주는 문화라는 숨결을 불어넣은 도시의 재발견이었다.

On May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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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창고 야외 그래피티 앞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동부 창고 야외 전경.

동부 창고 야외 전경.

동부 창고 야외 전경.

“청주로 여행 간다”는 말이 생소할 정도로 청주는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는 아니다. 톨게이트 초입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아름답고, 대학교가 많아 교육의 도시라는 정도. ‘직지’가 청주 지역의 고유문화 자산이라는 것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옛 임금의 행궁이나 이전 대통령들의 전용 휴양지(청남대)로 청주를 택했던 걸 보면 휴식과 사색의 환경에 적당한 도시였음을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요즘 청주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름 아닌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는 중앙공원의 압각수 일원, 용화사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고, 극 중 ‘문동은’(송혜교 분)의 대학 촬영은 청주교대가 배경이다. 지난해 10월엔 청주 자체가 주 무대인 영화 <20세기 소녀>가 개봉돼 화제였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도 청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운리단길에서 촬영했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충북도청 본관 입구와 정원, 정자 등이 배경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찾아보니 셀 수 없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청주에서 촬영됐더라. 청주가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인 데다 과거와 현재,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특색을 지닌 도시임을 촬영 관계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거다.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도 이번 여행에 한몫했다. 사실 청주라는 도시와 그녀는 인연이 깊다. 먼저 2020년 초정행궁의 홍보대사로 임명되며 매주 그곳에서 보자기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 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홍보대사로 위촉됐고, 지난 4월에는 이범석 청주시장뿐 아니라 비엔날레 관계자들과 함께 스페인에 홍보차 다녀왔다. 하지만 그런 연유만으로 이곳을 추천한 것은 아닐 터. 청주가 그만큼 널리 알리고 또 직접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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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창고 중앙에 위치한 카페 C.

동부 창고 중앙에 위치한 카페 C.

청주의 새로운 에너지, 문화제조창과 동부창고

“그곳만 제대로 느껴봐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디자이너 이효재가 이번 여행지로 청주를 제안하며 거듭 강조한 곳은 다름 아닌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메인 공간인 문화제조창, 그리고 그 옆을 지키고 있는 동부창고였다. 처음에는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전형적인 복합문화공간과 무엇이 다를지 반신반의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발이 닿은 첫 느낌은 달랐다. ‘청주를 너무 몰랐구나’라는 반성, ‘청주가 이리 멋진 도시구나’ 하는 반전 소회를 끊임없이 내뿜게 하기에 차고 넘쳤다.

동부 창고 야외 전경.

동부 창고 야외 전경.

동부 창고 야외 전경.


담배 연초 제조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제조창으로 탈바꿈한 공간이
이제 청주공예비엔날레의 핵심 무대가 됐습니다.
버려지고 방치된 공간이
비엔날레를 통해 재창조돼
그 의미와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by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 변광섭

 

문화제조창에 위치한 크래프트 스튜디오.

문화제조창에 위치한 크래프트 스튜디오.

문화제조창에 위치한 크래프트 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문화제조창 앞마당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문화제조창 앞마당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문화제조창 앞마당 전경.

먼저 문화제조창은 청주시 내덕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제조창의 전신은 1946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이다. 2004년 폐쇄된 이후에는 도심의 흉물로 방치되던 곳. 청주시는 이곳을 순차적으로 매입해 2011년부터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최 공간으로 활용해오다 2018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같은 해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개관에 이어 2019년 8월 연초제조창의 본관인 문화제조창까지 준공하면서 문화 중심의 도시 재생 사업을 완성한 것. 문화제조창이라는 명칭은 오래전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이 문화를 생산하는 시민의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희망을 담았다고. 전시실, 수장고는 물론 도서관, 자료실, 예술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공연장, 쇼핑 스폿, 감성 카페, 레스토랑 등이 집결돼 있다.

동부창고는 옛 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 창고로,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총 7개 동이다. 2014년부터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동부창고 34·35·36동은 각각 커뮤니티 플랫폼, 공연 연습 센터, 생활 문화 센터 공간이다. 6·8동은 이벤트 홀과 카페 C, 37·38동은 예술교육 및 예술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담뱃잎을 보관했던 창고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넓고 탁 트인 개방감이 매력적인 야외가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찾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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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포함, 문화제조창 내 전시 공간.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포함, 문화제조창 내 전시 공간.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포함, 문화제조창 내 전시 공간.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포함, 문화제조창 내 전시 공간.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포함, 문화제조창 내 전시 공간.


공간을 변모시키는 작업은
결국 낡은 생각을 부수고 바꿔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간이 바뀌면 사람이 바뀔 수 있습니다.

by 충북도지사 김영환

 

웅장한 문화제조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그리고 두 건물 사이의 거대한 잔디 광장은 압도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그 뒤는 낮고 넓게 자리 잡은 동부창고가 사방으로 길을 터주고 있는 형세다. 흔히 떠오르는 도심 재개발의 상징인 아파트나 단순 상업 시설이 들어섰다면 결단코 느끼지 못했을 풍경을 연출한다.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문화와 감성이 넘쳐나고 신세대와 구세대의 소통이 느껴지는 오라(Aura). 어느 도시 한복판에서도 따라 할 수 없는 에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또한 로컬 지향의 시대에 딱 맞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꿈의 공간이기도 하다.

1층에서 올려다본 문화제조창 내부 전경.

1층에서 올려다본 문화제조창 내부 전경.

1층에서 올려다본 문화제조창 내부 전경.

시민에게 개방된 넓은 도서관이 문화제조창 내 자리 잡고 있다.

시민에게 개방된 넓은 도서관이 문화제조창 내 자리 잡고 있다.

시민에게 개방된 넓은 도서관이 문화제조창 내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이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자, 목칠, 섬유, 금속 등 공예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국제 종합예술 행사로 1999년 첫 개최된 뒤 국내외 공예를 한자리에 모아 2년에 한 번 개최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셈이다. 현재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매회 세계 60여 개국, 3,0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40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공예비엔날레로 성장했다. 올해 청주공예비엔날레는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45일간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라는 주제로 문화제조창 본관과 청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벌써 그 현장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한 것은 단순히 착각은 아닐 터.

과거와 현재, 생활과 예술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문화 저장 공간! 히스토리를 가진 공간에 문화를 더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예술이 공간에 매 순간 새로움을 불어넣으며 공간과 예술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체 같은 곳. 청주 문화제조창은 복합문화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함께 둘러보세요!

 다양한 히스토리를 가진 청주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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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86년 역사를 지닌 충북도청은 현재까지 충북 지역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온 역사적인 장소. 도청 본관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재 제55호로 등록돼 있다. 1937년 2층으로 지은 본관은 이후 1959년 3층으로 증축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중앙의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형이며, 그 당시 건축양식 등을 보여주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 그 자체다. 도청 앞 사거리에 있는 옛 충북산업장려관도 빼놓을 수 없다. 충복도청의 시그너처 건물로 문서 보관실과 도정 시료실로 사용됐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곳을 도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청 일대를 리모델링하며 도청 본관 정원 등의 담장을 허물어 청사를 개방하고 이 일대를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킬 계획입니다.” 헤리티지를 담은 이 공간이 청주를 넘어 충북의 새로운 문화와 예술의 쉼터이자 창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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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행궁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 끝에 늘 초정약수의 눈병 치료가 따라 나온다. 바로 그곳이 초정이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청주시가 조선의 행궁 모습을 재현해 2020년 완공한 곳이다. 도심에서 뚝 떨어져 아늑한 초정리에 자리 잡고 있다. 전시관, 초정약수 체험관, 숙박 시설 등을 갖췄다. 소담스러운 조선시대 옛 거리를 걷듯 한옥마을을 느릿느릿 거닐다 다양한 체험에 참여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물론 초정리에 갔으니 초정약수를 느껴보는 것은 필수!
족욕 체험장이 개방 운영되고 있으니 놓치지 말 것.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의 보자기 클래스도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예능 <나는 SOLO>의 촬영지로 화제가 된 한옥 스테이는 예약 필수다.
주소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약수로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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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북동 토성

토성이라고 해서 구조물 등을 기대했다면 의아할 수 있지만 서울 풍납토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 미호천변 평야 중심에 있는 평지에 흙으로 쌓은 성이다. 해자는 성 밖에서 성을 둘러싸 보호하는 물길로 이 토성에도 작지만 해자가 남아 있다. 들판 한가운데 자리 잡아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을 선사한다. 해 질 녘 쓸쓸한 분위기가 일품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일몰 명소로 입소문을 타는 곳이다.
주소 충북 청주시 청원구 정북동 353-2


청주가 이제 드디어 청주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청주는 우리나라의 중심이거든요.
지리적으로 그리고 여러 문화가 융합되는 장으로
엄청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by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CREDIT INFO

에디터
서지아
사진
서지아
2023년 06월호

2023년 06월호

에디터
서지아
사진
서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