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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게 좋아! 쇼츠 콘텐츠가 주는 위안

나 지금 되게 신나.

On April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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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잠들기 전 100% 충전한 휴대폰과 이어폰을 챙겨 침대에 눕는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유튜브 앱을 실행한다. 첫 화면에는 평소 즐겨 보던 장르의 쇼츠 영상이 업로드돼 있다. 신이 난다. ‘자, 오늘은 다나카(개그맨 김경욱의 부캐)로 시작할까, 개그우먼 이수지로 시작할까’ 하는 즐거운 망설임도 잠시, 어느새 쇼츠에 빠져 30분 또는 한 시간이 금세 흘러 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중독된 것은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쇼츠 영상으로 매일 밤 하루의 피곤을 해독하며 즐거움을 찾는 것이 요즘 나의 낙이긴 하지만 이렇게 재밌고 자극적인 쇼츠 영상이 팝콘 브레인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시청 알람을 맞춰놓거나 최소 2분간 창밖을 응시하라는 CNN의 팝콘 브레인 예방법을 지금 휴대폰을 끄고 해야 하나 망설여지는 순간도 공존한다.

에디터가 30~60초 이내의 짤막한 동영상인 쇼츠를 보는 재미에 빠진 건 육아를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재 2살과 7살인 아이 둘을 키우면서 영화관에 간 적도, 한 편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할 수도 없었던 환경 탓이랄까? 요점만 간단히 편집해 올라오는 콘텐츠가 고마웠다. 특히 내가 주로 보는 쇼츠의 장르는 예능, 그중에서도 패러디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송혜교를 따라 하는 이수지, 수년간 지목받지 못한 일본 호스트 콘셉트인 다나카를 보는 나의 얼굴은 광대뼈마저 따라 웃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 재미있게 끽끽거리며 쇼츠를 보고 있으면 “내일 출근해야지”,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 보면 눈 나빠진다”, “잠 못 자서 피곤하다고 하지 마라”는 둥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그러면 나는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빼며 쇼츠로 보고 배운 유행어를 선보인다. “오빠, 나 지금 되게 신나.” 스스로 웃겼다고 만족스러워하며 잠들기 위해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는다. 내일 아침 아이가 반찬 투정을 하면 해줄 말을 생각하며 또 혼자 끽끽거리다 잠든다. “오이시쿠나레, 오이시쿠나레(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CREDIT INFO

에디터
송정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4월호

2023년 04월호

에디터
송정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