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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집중하기

팬데믹 이후 집으로 식물을 들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에게 맞는 식물을 추천해주는 전문가부터 식물을 위한 집에 살고 있는 식물 집사까지 다양한 ‘식물성’ 사람들을 만났다.

On January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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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집중하기

‘식물상점’ 대표 강은영

마당 있는 집에서 상추를 뽑고, 대추를 따 먹으면서 유년 시절을 보낸 강은영 대표는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택했다. 그가 말한 사람이 아닌 식물에 집중하는 삶에 대하여.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미술을 전공하고, 망원동에서 ‘식물상점’이라는 작은 식물 가게를 운영하는 강은영입니다. 어렸을 때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서 매일 엄마와 깻잎을 따고, 대추나무에서 대추를 따 먹으면서 자랐어요. 친구들과 제가 ‘잔디밭’이라 부르던 동네 아파트 단지 잡초밭에서 매일 놀던 아이였죠. 시골과 도시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지역에서 살면서 자연과 가깝게 지냈어요. 방학 때는 강원도 태백 큰아버지 댁에 가서 시간을 보냈는데, 큰아버지와 함께 오르던 산은 등산로가 없어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곳이었죠. 그런 경험이 쌓여 미술 작업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식물을 소재로 삼게 됐어요. 판화를 전공했는데 저에게는 식물과 판화가 같은 맥락으로 느껴져 더 매력적이죠. 식물 작업을 시작하면서 한동안 판화를 잊고 살았는데, 다시 판화를 통해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병행하고 있어요.

식물과 판화가 비슷하다고 느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판화는 공정이 뚜렷한 작업이에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판단을 해야 하죠. 겨울철에는 잉크가 빨리 굳기 때문에 더 오래 잉크를 개거나 압력을 얼마나 더 줘야 할지 등 결정할 일이 많아요. 결정을 잘못하면 작품을 망치기도 하고요. 집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면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추울 때는 실내로 들여야 하고, 비가 오는 장마철에는 비를 맞히는 건 좋지만 뿌리가 썩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죠. 환기와 분갈이 타이밍도 중요해요. 이렇게 식물과 식물이 놓인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계속 개입해야 식물이 잘 클 수 있다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어요.

홈 가드닝 인구가 늘면서 식물에도 트렌드가 생겼는데요, 트렌디한 식물은 어떤 것인가요?
트렌드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식물을 트렌드로 보는 게 제 입장에서는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한때 유행했던 유칼립투스와 올리브나무는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하지 않아요. 햇빛, 물, 물이 잘 빠지는 흙, 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외에서 키워야 하는 식물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 유행처럼 번지면서 집으로 들였고 그만큼 많이 죽었죠.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살고 있는 환경에 맞는 식물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식물도 분명 선호하는 환경이 있어요. 사람 입장에서 미관상 선호하는 식물이 있듯 식물도 좋아하는 환경이 분명 존재해요. 그걸 무시하고 예쁘니까, 유행이니까 식물을 집으로 들이면 금방 죽어나갈 수밖에 없어요.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식물을 들이고, ‘왜 내 손에만 들어오면 식물이 죽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식물 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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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무늬가 인상적인 핑크레이디 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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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히 식물로 채워진 ‘식물상점’의 외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하지 않은 식물을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어요. 생장등이나 서큘레이터, 가습기를 설치하는 등 식물을 위한 투자를 하는 거죠. 식물에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 이들 중에는 식물을 위해 가습기를 설치하는 이들도 많아요. 물론 초보 가드너가 도전하기에는 마음의 장벽이 높죠. 맞지 않는 식물을 들인 후 노력하는 것보다 주변 식물 가게에서 환경에 맞는 식물을 추천받아 잘 키우는 게 식물과 집사 모두 상처받지 않는 식물 생활을 하는 방법 아닐까요?

식물 집사’, ‘반려 식물’이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일 정도로 홈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초보 가드너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이파리 끝이 말랐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어요. 이파리는 꼭 물이 적다고 해서 마르는 건 아니에요. 어떤 식으로 주는지, 어떤 주기로 주는지가 중요하죠. 대부분 공중 습도가 너무 낮아 끝이 마르는 경우가 많아요. 더운 나라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관엽식물을 한국의 실내에서 키우다 보면 마를 수밖에 없죠. 특히 한국의 겨울은 정말 건조하잖아요. 이럴 때는 이파리에 물을 분무해주면 좋아요. 간단하지만 가장 효과가 있는 방법이죠.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낮을 피해 아침저녁으로 분무해주면 습기를 보충할 수 있어요. 흙에 물을 충분히 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죠.

식물 집사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꼭 환기를 잘해주세요. 환기가 잘 안 돼 죽는 식물이 너무 많아요. 물은 충분히 주면서 바람은 충분히 쐬주지 않는 이들이 많아요. 바람이 잘 통하는 방향으로 식물을 두고, 그게 어렵다면 식물을 위한 서큘레이터를 두는 걸 추천해요. 가드닝하는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계절이 겨울과 장마철인데요, 겨울은 버티게 하는 게 어렵고, 장마철에는 마냥 비를 맞게 할 수 없어 어려워요. 너무 습하면 뿌리가 썩을 수도 있고요. 겨울에는 차라리 식물이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아요. 애매하게 자라게 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온도에서 생장을 멈추게 하는 편이 조금 더 낫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나요?
난에 관심이 많아요. 전형적인 난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원룸’이라는 공간에서 난 전시를 한 적도 있죠. 앞으로도 난의 종류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개업이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선물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상품이 아닌 ‘난’이라는 식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방식의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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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의 식물 집사들을 반기는 각기 다른 형태의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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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대표가 매일 들여다보고 애정을 쏟는 식물들.

CREDIT INFO

에디터
류창희
사진
김정선, 이준형,지다영
2022년 01월호

2022년 01월호

에디터
류창희
사진
김정선, 이준형,지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