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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스터리, 여전히 남는 의문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사라진 20일간 사망설, 위독설, 코로나설 등 수많은 ‘썰’들이 난무했다.

On June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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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공식 석상에서 종적을 감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인 지난 5월 1일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절을 맞아 평양에서 40km가량 떨어진 평안남도 순천의 한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이다.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도하며 그의 ‘신변 이상설’을 일축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2주 넘게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자 국내외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신변 이상설’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달 4월 15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다. 대규모 국가 행사에 불참한 것은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처음 있는 일로, 일각에서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자가 격리 중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새어나왔다. 국내에서는 <데일리NK>가 지난 4월 20일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며 최초로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고, 이튿날 CNN을 비롯한 다수의 미국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보도하며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원산에 멈춰 선 ‘김정은 전용 열차’

미국의 한 북한 전문 매체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원산 인근에 장기간 정차해 있다며 그가 꽤 오랜 시간 강원도에 체류 중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때문에 여러 언론에서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를 피해 원산에 체류 중이거나 원산 인근의 병원에서 대규모 수술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일본에서는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국내의 탈북자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지난 주말 사망한 것으로 99% 확신한다”는 언론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그저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그의 건강에 대해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는 묘한 답변을 내놓으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편 중국에서 북한으로 의료진이 급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신변 이상설은 또 한 번 급물살을 탔다. <일요신문>은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된 지난 4월 23일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이 이륙했다. 이는 분명 이례적인 ‘일회성 운항 재개’”라고 전했다. <일요신문>의 취재에 응한 한 북한 전문가는 “항공기 운항이 이뤄진 시점이 ‘중국 의료진이 북한으로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한 때와 비슷하다”며 “중국 의료진은 ‘푸와이 심혈관병원(구 301병원) 소속이며 송타오 중국 대외연락부 부주임이 의료진을 이끌고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운항된 항공기가 ‘고려항공’인 것으로 보아 북한의 필요에 의해서 초빙된 비행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국경을 전면 봉쇄한 북한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고 전했다.

반면 전 세계가 김 위원장을 두고 수많은 억측을 쏟아내는 동안 북한 매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외국 정상과 서신을 교환하거나 북한 내 근로자에게 포상을 내렸다는 등의 비교적 간단한 동정 수준의 보도를 내보낼 뿐 해외 언론들의 뜨거운 관심에 무관심한 자세를 고수했던 것. 우리 정부 역시 일관되게 “특이 동향이 없다”고 신중하게 대응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김 위원장이 북한 군사력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소문과 지라시가 더해져 소문이 실체 없는 윤곽을 갖춰갈 때쯤 김 위원장은 보란 듯이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사망설, 위독설, 식물인간설 등을 비웃기라도 하듯 직접 준공식 테이프를 자르고 박수를 치며 거동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북한은 20일 만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소식에도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며 흔들림 없이 태연한 모습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는 모습이었다.
 

걸음걸이, 주삿바늘… 여전히 남는 의문

김 위원장의 등장을 가장 먼저 반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건재가 확인됨과 동시에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봐서 기쁘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김 위원장의 순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관련 사진 3장을 리트윗하며 그의 복귀를 축하하는 등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등장만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대부분의 의혹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이 있다. CNN의 한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 위원장의 팔에 주사 자국이 보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줄곧 주장했던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확고한 선 긋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는 있지만, 그 근거를 밝히기는 어렵고 종합적인 판단이 그러하다는 것. 덧붙여 “태영호 당선인과 지성호 당선인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고 꼬집으며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사망설이나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사망 시 후계자는 누구?

북한의 2인자 자리를 두고 여동생 김여정과 백두혈통 김한솔의 이름이 거론됐다.

  •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된 직후 여동생 김여정에게도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김 위원장이 10세 미만의 세 자녀를 두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명백한 후계자는 역시 그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여동생 김여정이라는 것.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거나 질병으로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의 뒤를 이을지 확실치 않다”면서도 김 제1부부장을 가장 가능성이 큰 인물로 꼽은 뒤 “그녀는 정상 외교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고 근거를 들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보였을 당시 김여정은 김 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주석단에 앉아 그를 밀착 수행하며 위상을 과시했다.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앉아야 할 자리에 그녀가 대신 앉아 김 위원장의 실질적 오른팔이자 사실상 서열 2위임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다.

  •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일각에서는 ‘김한솔 대세론’이 솔솔 흘러나왔다. 백두혈통의 실질적 장자로 꼽히는 김한솔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아들이다. 김정은, 김여정에게는 조카로서 삼촌 관계다. 김한솔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시기는 그의 아버지 김정남이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당하면서부터다. 아버지의 피살 직후 유튜브에 등장해 존재를 알린 그는 평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정은과 북한 체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알려왔다. 김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칭하거나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개선하고 싶다는 정치적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백두혈통’의 아들이자 꾸준히 정치 및 사회에 관심을 보여온 그가 독재적이고 폐쇄적인 현 집권 세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추측이 적지 않다. 한편 김정은의 삼촌인 김평일의 후계자 가능성도 새어 나왔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스플래시뉴스, 청와대, YTN 뉴스, 유튜브 캡처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스플래시뉴스, 청와대, YTN 뉴스,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