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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의 ‘아빠 맘 모르겠니’

뮤지컬 배우 손준호의 1등 아들 주안이

On October 31, 2019

주안이 앞에서 말조심해야겠다고 느낀 아찔한 순간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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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된 주안이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게 쑥스러운 모양이다.


SBS <토요일이 좋다-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할 때 내 말투를 흉내낸 주안이의 영상은 많은 분에게 사랑받았다. 웃음이 나오는 재밌는 경험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 앞에서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최근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일어났다.

얼마 전 뮤지컬 <엘리자벳>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준수의 유튜브 채널 ‘올데이시아’에 아내 김소현 씨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공연 전에 토크를 하는 콘셉트였는데, “준수 씨가 우리 부부에게 “배우자와 손주안 중 한 명만 선택하라”고 질문했는데 아내는 주안이를, 나는 아내를 외쳤다. 서로 다른 대답을 해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영상은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 영상을 주안이가 보고 말았다. 주안이는 얼마 전 나와 준수 씨가 함께 출연한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본 후 ‘아더’ 역을 맡은 준수 삼촌과 사랑에 빠졌다. 스쿨버스 타러 가는 차 안에서도 준수 삼촌의 노래인 ‘다른 누구도 대신 못할 너’만 틀어달라고 하고 유튜브에서 준수 삼촌이 나오는 영상들을 찾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우리 부부가 출연한 영상을 본 것이다. 주안이는 엄마와 아빠, 준수 삼촌이 나오는 영상을 보고 반가워하며 신이 났다. 주안이는 재밌게 영상을 본 뒤 내 곁으로 스윽 다가와 소파에 툭 앉더니 “아빠는 왜 내가 아니고 엄마야?”라고 물었다. 나는 웃으며 “재밌게 하려고 그런 거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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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 주안이표 영어 일기와 그림. 2 지난해에 주안이 몸보다 큰 한복을 샀는데 벌써 작아졌다. 3 바가지 머리를 했다. 삐뚤빼뚤한 앞머리가 귀엽다.


열흘 정도 지나고 아침에 스쿨버스를 타러 집을 나서는데 주안이가 또다시 “아빠는 왜 내가 아니라 엄마라고 했어?”라고 물었다. 나는 그런 아들이 귀여워 주안이의 볼을 꼬집으며 “재밌게 하려고 그랬던 거라니까”라고 대답하고 스쿨버스를 태웠다. 그런데 이후에도 같은 질문이 너덧 차례 반복되자 주안이 마음에 서운함이 남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주안이에게 설명했다.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족이고, 그 가족 중에서 1번이 손주안과 엄마야. 그중에서도 한 사람만 뽑으라고 하면 아빠는 손주안을 뽑을 거야. 하지만 유튜브 동영상에서 그렇게 말한 이유는 많은 사람이 보는 영상을 찍고 있었기 때문에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말한 거야.”

그리고 주안이를 꼭 안아줬다. 그제야 주안이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곤 “나도 알아. 나도 그런 질문 받으면 아빠 이름을 먼저 말할 거야”라면서 나를 꼬옥 안아줬다. 나는 왜 아들이 처음 물어봤을 때 알아채지 못했을까? 아들이 얼마나 서운하고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이 더 아팠다. 이 일을 통해 또 하나를 배웠고 단단한 아빠가 된 것 같다. 내 마음의 1등, 손주안 사랑해!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주안이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주안이 앞에서 말조심해야겠다고 느낀 아찔한 순간을 마주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지다영,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

2019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지다영,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