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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이 결혼하는 이유

On September 15, 2019

프랑스인들은 한국이나 미국, 대다수 유럽 국가 사람들보다 결혼을 적게 한다. 사회적으로 결혼이 의미하는 바도 아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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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이 결혼하는 데에는 평균 850만원 정도가 든다. 필요한 서류만 구비하면 시청에서 무료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프랑스인이 결혼하는 데에는 평균 850만원 정도가 든다. 필요한 서류만 구비하면 시청에서 무료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결혼이 너무나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어서 아예 결혼 포기자가 나타나는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에서 결혼은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제공하는 편의, 즉 공동육아, 안정성, 사회적 인정, 행정적 지위 등을 굳이 결혼하지 않고도 충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명백하다. 프랑스 사람들은 갈수록 덜 결혼하고, 점점 늦게 결혼한다. 2017년 프랑스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한 해 결혼 건수 비율)’이 3.5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5건, 미국 6.9건보다 낮은 편이고 이웃한 영국이나 독일과 비교해도 하위권이다. 혼인 연령은 남성 38세, 여성 36세 정도다. 결혼이 줄었다고 혼자 사는 프랑스인이 많아진 것은 아니다. 1999년도에 도입된 ‘시민연대계약(PACS, 성인 간의 시민 결합 제도)’의 건수는 계속 늘어 현재는 결혼 건수와 비슷해졌다. 이 계약을 통해 파트너 두 사람은 혼인한 부부와 거의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또 자녀가 없는 젊은 커플은 이런 계약도 맺지 않고 같이 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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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연 장소는 매우 다양하다. 성이나 큰 레스토랑을 빌리기도 하고 집에서 하기도 한다.

피로연 장소는 매우 다양하다. 성이나 큰 레스토랑을 빌리기도 하고 집에서 하기도 한다.


결혼이 줄었다고 출생률이 감소한 것도 아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10명 중 6명이 혼외 출생 자녀일 정도로 유럽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는 부모가 부부가 아니어도 아이를 안정적으로 기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고 그 사실 자체가 아이들에게 차별의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 정도 얘기하면 왜 프랑스에 아직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의문스러울 것이다. 결혼 제도를 통하지 않고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살고,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많으니 말이다. 첫째 이유는 결혼 없이 가족을 이루기 어려운 케이스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국제결혼 커플이다. 외국 국적 배우자의 체류를 가장 쉽게 보장할 방법이 바로 결혼이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프랑스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의 25% 정도가 외국인 배우자와의 결혼이다.

또 다른 이유는 결혼이 지닌 상징성이다. 결혼이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중한 생각 끝에 서로의 사랑을 주변 사람들에게 공식화하고, ‘우리 행복하게 살 거예요’라는 메시지를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지인들은 말한다.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의 사랑을 공표해야 할 때가 온다”고. 그래서 아이를 낳고 잘 살던 커플이 아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온 가족 잔치를 열듯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글쓴이 송민주

글쓴이 송민주


4년째 파리에 거주 중인 문화 애호가로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다큐멘터리와 르포르타주 등을 제작하고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프랑스인들은 한국이나 미국, 대다수 유럽 국가 사람들보다 결혼을 적게 한다. 사회적으로 결혼이 의미하는 바도 아주 다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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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