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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웃고 피해자 우는 ‘미투’ 현실

On May 29, 2019 0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미투가 가장 크게 번진 분야는 문화·예술계였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을 파헤치거나 무고죄로 몰아가며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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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7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영화감독 김기덕 3억 손해배상 청구소송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왼쪽 아랫줄부터),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박건식 MBC <PD수첩> PD, 남순아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3월 7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영화감독 김기덕 3억 손해배상 청구소송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왼쪽 아랫줄부터),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박건식 MBC <PD수첩> PD, 남순아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로 빠르게 번졌다.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영화감독부터 유명 연출가, 배우까지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샀다. 하지만, 예술계에 퍼진 미투 운동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영화계 거장으로 추앙받던 김기덕 감독을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자는 김 감독의 역고소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김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러 단체는 이 같은 현실을 일제히 규탄했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2년간의 기록

피해자 A씨는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폭행과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베드신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하고, 지난 2017년 폭행·강요·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김 감독을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모든 혐의 가운데 폭행 혐의만 인정했다.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여배우 A씨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방송한 MBC <PD수첩>을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을 통해 한국여성민우회를 대상으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였다”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김 감독이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이 해외 활동을 이어간다는 소식에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다른 미투 가해자들이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상반된 행보”라며 “성범죄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에서 미투 운동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공고한 ‘카르텔’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협의회 대표는 “작년에 촉발된 미투 운동의 특징은 ‘권력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조직에서 나와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는 분야의 특성상 관련된 일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이상 지속해서 영향을 미친다”며 “평판 구조, 인맥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피해를 밝히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폭력 피해 사례 및 성평등 운동을 지원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 따르면, 현재 피해자 A씨는 2차 가해로 건강이 악화한 상태다. 반면, 김 감독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아 영화감독으로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로시야 극장에서 진행된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위촉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영화제에 참석했으나 여론의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피해자는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라며 “김 감독뿐만 아니라 피해자 A씨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영화계 인사들이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가해자와 가해자를 두둔하는 사람들이 영화계에 남고, 피해자는 영화계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문화·예술계 미투’ 해결되려면

한국영화성평등센터와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는 피해자들이 나서서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있도록 신문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피해 사실을 접수하기 위해 신문고를 운영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요청할 시 법률 지원, 상담 지원 등을 통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예술계 내에서 자체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협의회 대표는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 없이는 문제의 뿌리를 뽑아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문화·예술계 내에서도 본인에게까지 피해가 번질까 누구 한 명 나서서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카르텔이 점점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미투가 가장 크게 번진 분야는 문화·예술계였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신상을 파헤치거나 무고죄로 몰아가며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Credit Info

취재
김연주 기자(여성경제신문)
사진
문인영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2019년 06월호

이달의 목차
취재
김연주 기자(여성경제신문)
사진
문인영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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