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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쌍둥이 1등 사건’ 그 이후 대입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강남 숙명여고의 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전교 1등을 했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후, 대한민국 입시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 태풍의 눈엔 학생부종합전형이 있다.

On October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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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학종

지난 8월 30일 강남 숙명여고 앞에 촛불을 든 학부모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되는 강남의 내신 경쟁에서 성적이 수직 상승한 '쌍둥이 자매 전교 1등 의혹' 관련 시위를 위해서다.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사건의 여파는 대학 입시에서 수시 모집의 주요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학종이 없었다면, 한 교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부정행위를 저지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그들의 주장이다.

지난 2015년 도입된 학종은 도입 초기부터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린 입시제도다. 다양한 능력과 가능성, 인성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로 시험 점수 줄세우기로 유발된 경쟁과 '대학의 서열화'를 완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허위 작성, 교사의 갑질, 가능성과 또 다른 사교육 유발 가능성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평가 기준이 모호해 '깜깜이 전형'이라고 불리는가 하면 '생기부' 작성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비용, 소논문 작성 등 부모의 사회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선생님의 자질 및 성향에 따라 '생기부'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상당했다.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2016년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고등학교 교사 4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8.7%가 학종이 대입에 적합한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학생의 역량과 무관하게 지역, 학교, 교사 간의 인식 차이로 유불리가 발생해 학종의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나, 대학의 불명확한 평가지표가 학부모와 교사, 학생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학종의 비율을 점차 늘려갔다. 도입 초 모집 인원 중 16.1%였던 비율이 2018학년도 대입에서 23.7%, 2019학년도 대입에서 24.6%까지 불어났다. 상위권 대학의 비율은 더욱 높다. 주요 15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의 학종 모집 인원 변화를 살펴보면 2017학년도 51.9%, 2018학년도 60.5%, 올해 61.4%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교육부, 정시 30% 확대 권고

그러던 중 '쌍둥이 1등 사건'이 불거졌고, 그간 학종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던 이들은 정시 확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안'을 통해 대학들에게 수능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정시 전형을 30% 이상 확대할 것은 권고했다. 또한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와 항목을 정비하고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생기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수상 경력은 학기당 1개, 자율 동아리는 학년당 1개, 소논문 및 방과 후 활동은 모든 항목에서 기재하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근무하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내신 비리 가능성을 배제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같은 사건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잠재력을 지닌 학생에게 기회를 주겠다던 이상적인 입시 제도는 어느덧 예측할 수 없는 괴물로 변했다.

'쌍둥이 자매 전교 1등' 사건 일지

7. 24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숙명여고 '문제 유출 의혹' 관련 민원글이 올라옴.

8.13 숙명여고, 교육청에 감사 요청. 서울시교육청, 특별장학 조사 실시. 유출 의혹 A교사, 학교 홈페이지에 해명글 게시.

8. 16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 시작.

8.17 교육부, 고교 교원은 자녀 학교에 배치 금지하는 '상피제' 도입 결정.

8.24 특별장학 결과 A씨 쌍둥이 딸이 같은 오답을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음 확인.

8.29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발표. 문제 유출 개연성은 확인했으나 물증은 찾지 못함. A씨 및 당시 교장·교감 등 4명 경찰에 수사 의뢰.

9.5 경찰, 숙명여고 압수수색.

PART 01 학부모 좌담
학종, 어떤 입시제도입니까?

대한민국 입시계의 뜨거운 감자로 거듭난 학종. 입시에 직면한 학부모들이 느끼는 학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학부모 5명과 함께 학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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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이 어떤 제도라고 생각하나?
바다에 빠진 토끼 10여 년 동안 입시를 경험했고 고등학교 2학년 자녀의 입시를 앞두고 있다. 학종은 소수를 위한 불공평한 입시제도다. 쌍둥이 1등 사건 이후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
나무에 올라간 사슴 고등학교 2학년 아이와 첫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학종은 아이를 실패자로 만드는 제도다. 비교과 능력이 있어도 내신 등급이 떨어지면, 모든 비교과는 무용지물이 되는 그런 제도다.
날고 싶은 개구리 2년 연속으로 입시를 경험했다. 학종은 학부모의 영향이 많이 미치는 전형이고, 교사들이 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입시를 경험하기 전엔 학종이 어떤 제도인지 알 수 없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약 10년 전에 입시를 준비했고, 중학교 2학년 자녀가 있다. 곧 수험생의 엄마가 된다. 합격할 수 있는 아이의 생기부를 위해 대회를 만들기까지 하는 그런 제도가 학종이다.
달리는 거북이 2022학년도 입시제도의 영향을 받는 중학교 2학년 자녀와 초등학교 6학년 자녀가 있다. 학종이 어떤 제도인지 잘 모르겠다.


도입 초기에도 지금과 같은 의견이었나?
나무에 올라간 사슴 아이가 중학교 때까진 학종이 좋은 입시제도라고 여겼다. 학종이 주장하는 취지에 공감했고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나의 착각이었다.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흥미와 재능이 있는 분야와 관련된 서적을 읽고, 각종 대회를 나가면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부푼 꿈을 안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성적의 벽 앞에서 무너졌다. 국가적 인재로 길러질 수 있던 재능 있는 아이가 사회에 발을 딛기도 전에 인생의 좌절을 맛봤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학종 도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지지했고, 제도에 맞춰 비교과 중심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입시를 경험한 학부모들이 학종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믿지 않았다. 그러나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그 엄마들의 말이 맞았다는 걸 알겠다. 10년 전과 제도가 바뀌었지만 아이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은 여름에 수시 원서를 쓰기 시작해 추가 합격자 발표가 나는 2월까지 최대 6개월간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낸다. 결과적으로 입시제도의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것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학종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부담을 덜었나?
날고 싶은 개구리 공교육의 정상화는 교사의 자질과 역량에 달려 있다. 학교 교사가 어느 누구보다 잘 가르치면 공교육을 신뢰할 것이다. 교사의 노력과 발전 없이 제도를 이용해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 아이를 학종으로 대학에 보내기 위해 그 아이를 위한 수행평가와 대회를 만든다. 이게 교육의 본질에 맞는지 의문이다.
바다에 빠진 토끼 교사가 수업을 잘하면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수업을 들을 것이다. 학종이 아니라 교사의 문제다. 아이들이 수능, 내신, 교내 경시대회를 준비해주는 학원까지 다닌다. 다양한 입시전형 때문에 원서 컨설팅비, 자기소개서 지도 학원비 등등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가중됐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공식적으로는 학종이 모든 아이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제도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학 입시설명회에서 비공식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있다. "공부는 못해도 인성이 좋고 특출하면 수시에 합격할 수 있다고 하는데 대학은 바보가 아닙니다"라는 말이다. 고교등급제는 없지만 어느 학교가 좋은지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듣는다. 이게 무엇을 뜻하겠는가? 우수한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이야기이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모두에게 기회를 공정하고 균등하게 주는 제도인가?
나무에 올라간 사슴 내신 1~2등급이 아니면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한 선생님이 아이에게 "나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교 100등밖에 못 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꿈을 이뤘어. 그때는 그랬는데 요즘은…"이라고 이야기했다. 가능성이 없으니 포기하란 이야기다.
바다에 빠진 토끼 진학 상담을 갔는데 우리 아이는 학종을 쓰려고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이 "이 성적으로 수시 전형을 쓸 수 있겠어요?"라고 하더라. 생기부도 깨끗했다. 선생님들이 억지로 말을 지어서 써주는 상위권 아이들의 생기부와 달랐다. 정시에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이미 기회가 불균등하게 주어진다. 한 공립학교에 입시에 관심 있고 재능 있는 선생님이 있었다. 보기 드물게 입시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선생님이었고, 실제로 반 아이들의 진학률도 좋았다. 그 선생님은 일부 상위권 대학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아이들까지 각자에게 맞는 대학에 진학하도록 노력했다. 그런 선생님을 만난 건 로또에 당첨된 것보다 더 운이 좋은 거다. 또 지역·학교별로 내신 시험의 수준 차가 있는데, 똑같이 1~9등급으로 나누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학교마다 학생들의 수준이 달라서 전국 단위로 내신 시험을 보고 형평성을 유지한다더라.
날고 싶은 개구리 정시를 확대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면서 전국 단위로 내신 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그런데 비용을 비롯해 문제 출제에 대한 문제 등 여건상 쉽지 않다고 하더라. 하지만 전국 단위 내신 시험은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1년에 4번이 많다면, 학기별로 1번씩만 실시해도 될 것 같다. 전국적 내신 시험을 시행한다면 아이들이 제대로 학습을 하고 있는지, 교사가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생기부에는 교사의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 갑질하는 선생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무에 올라간 사슴 공립학교 선생님은 생기부를 쓰기 싫어 미룬다. 사립학교 선생님은 마음대로 생기부를 작성한다. 우리 아이가 특목고를 준비할 때 선생님이 독서록을 기록해 오래서 글자 수에 맞춰 써 갔더니 짜증을 내며 한 줄로 요약해 오라고 했다더라. 타이핑을 하는 게 귀찮아 그러는가 싶어 USB에 문서로 넣어 줬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에게 센스가 넘친다며 칭찬을 했다더라. 밥을 차려주는 것도 모자라 떠먹여주기까지 해야 되는 것이다.
날고 싶은 개구리 선생님이 주제 프로젝트 계획서를 내라고 하더라. 모두에게 권유한 것도 아니고 40명을 선정했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아이들이 4개월 동안 논문 3편, 책 2권을 읽어야 된다. 선생님이 "나중에 학종에 지원하려는데 생기부에 아무것도 없으면 안타깝잖아요"라고 하더라. 학부모에게 생기부를 만들어 오란 소리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한 학교에서는 운영위원장을 하겠다는 엄마가 많아 투표로 뽑았다고 한다. 운영위를 하면 교장과 교감을 만나 회의도 하고 회식도 하니까 친분을 쌓을 수 있다. 그럼 학교에서 그 엄마들의 자녀에게 무엇이라도 챙겨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 선생님인 지인은 교무부장과 친한 엄마들의 자녀에게 불공정하게 모든 것이 쏠려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더라. 그런데 어떤 선생님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다에 빠진 토끼 강남에 있는 모 학교에서 동아리 선생님이 현금 100만원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학교에 감사가 들어오니까 그 돈을 돌려줬다고 한다.


정시의 '성적 줄 세우기'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행복한가?
나무에 올라간 사슴 학력고사와 수능을 다 겪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만 했지만 고등학교 3년 내내 우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1학년 때 공부를 못했어도 2~3학년 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의 성적이 그 아이가 갈 수 있는 학교를 정한다. 실수를 해도 만회할 수 없다. 오죽하면 1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자퇴하는 아이들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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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열화에 대하여

대학 서열화를 해소해 경쟁을 완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왜 대학을 서열화하면 안 되나? 공부를 잘하는 것도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는 것과 같은 재능이다. 공부도 재능인데 서열화하지 말라고 하면, 예체능을 잘하는 아이들도 서열화하면 안 된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아이들은 다른 재능을 키워줘야 한다. 그걸 만드는 게 교육부가 할 일이다.
나무에 올라간 사슴 대학의 서열화가 완화돼야 한다. 현 상황에서 입시제도를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가진 제도라도 결국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부정행위가 생길 것이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경쟁을 하지 말자는 건 하향 평준화하자는 이야기이다. 미국은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늘어 고급 인력이 줄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수재를 받아들인다. 국가에서 똑똑한 아이들을 양성하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국가를 버린다. 미국처럼 자본이 풍부한 나라는 인적자원이 없으면 고급 인력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인적자원이 없으면 안 된다.
날고 싶은 개구리 대학 서열화 해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시험 위주의 교육으로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학교 생활을 하게 만들 것이냐고 이야기한다. 입시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이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이건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이 현 입시제도다.
나무에 올라간 사슴 결국 대입에 실패해도, 공부가 아니어도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구축됐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시행하려고 하니까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지인의 고등학생 딸이 해체 위기에 놓인 치어리더 팀의 리더가 돼서 팀을 부흥시키고 지역의 이슈가 된 사례도 있다. 그 아이는 리더로서 자질을 인정받아 명문대에 진학했다. 그 아이가 치어리더 팀을 살리기 위해 학창 시절 내내 노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학에 목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입에 실패해도 먹고살 수 있으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올인한 거다.


대학 서열화가 곧 국가의 경쟁력이란 이야기인가?
나무에 올라간 사슴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대학 서열화와 서울대학교는 다른 문제다. 우리나라는 서울대가 굉장히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대입 문제의 핵심은 서울대의 횡포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입시제도의 큰 틀을 보면 모두 서울대와 그 외 대학이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이 이분화돼 있다. 입시제도를 서울대와 그 외 대학으로 구분지어놓고 서열화하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바다에 빠진 토끼 대학을 평준화하는 건 경쟁력을 낮추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명문 대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우후죽순 늘어난 대학 중 부실 대학교는 퇴출해야 한다. 그렇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달리는 거북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야기할 땐 언젠가 나아지겠다는 희망이 있다. 그런데 교육을 생각하면 절망적이다. 자원이 부족하니까 인적 인프라를 키워야 하는데 교육이 하향 평준화되면 더 이상 우리나라에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날고 싶은 개구리 맞다. 학생들이 그 대학을 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데려가서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아이들의 치열함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은 평가할 것을 평가하지 않고 공부와 상관없는 것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현 제도 아래에서 하는 공부는 아이를 괴롭힐 뿐이다.
나무에 올라간 사슴 시험 문제를 보면 더 뼈저리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의 지식을 쌓았는지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다. 틀리라고 만든 문제다. 아이들이 교육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교육의 콘텐츠에 달려 있다. 제도에 따라 아이들의 행복이 바뀌는 게 아니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테스트를 낸다면 아이들은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어 문제를 풀 것이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어른들의 생각처럼 아이들은 공부를 힘들어하지 않는다. 부모의 욕심과 강요를 힘들어할 뿐이다.


대입에서 정시와 수시 모집 비율은 어떻게 분배돼야 할까?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대입제도를 이야기하는 부류는 크게 학종 폐지, 정시 확대, 수시 확대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정시를 확대하고 수시를 폐지하자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수시는 필요한 입시제도다. 그러나 비율이 역으로 가고 있다.
날고 싶은 개구리 전국 대학을 통틀어 보면 대입 모집 인원 중 학종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20%대지만 상위권 대학만 놓고 보면 60%대에 육박한다. 서울대는 전체 수시 인원을 학종으로 뽑았다. 상위권 대학에서 급격하게 학종 비율을 높였기 때문에 비리가 터졌다고 생각한다.


일반고 학생들은 학종 전형이 있어야 서울대에 간다는 주장도 있다.
날고 싶은 개구리 그렇지 않다. 서울대 합격자 수가 많은 상위 30위 고교를 살펴보면 2017학년도 일반고 13개 학교가 이름을 올렸던 반면 2018년 5개 학교만 이름을 올렸다. 나는 영재고, 특목고, 자사고, 외고 등이 늘어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일반고에 다니는 아이들은 바보가 됐다. 개인적으로 나라의 인재를 키우려면 영재학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다에 빠진 토끼 지금 영재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사교육으로 만들어졌다. 두 집 걸러 하나씩 영재가 있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우리나라 교육부가 영재를 기르고 싶다면 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에 있는 사교육을 건드려야 한다. 현재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이를 영재학교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다. 또 하나 현재 중등 교육 과정에 영재를 위한 제도가 없다. 이를 보완해야 한다.
달리는 거북이 초등학교 때 수학을 잘하면 영재고를 준비한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데, 수학 과외비만 2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학부모들은 '이렇게 투자해 영재고를 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때 그 과정을 거치고 일반고에 가면 전교 1등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영재고에 가면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진짜 영재들이 하위권으로 밀려난다.
강남의 엄마들이 몇 천만원을 들여 내신팀을 꾸려서 아이들의 내신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진짜 영재성이 있는 지방의 아이들은 강남의 아이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시를 확대한다는 것은 영재들을 외면하는 것이다.

교육제도를 만드는 사람들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날고 싶은 개구리 '2022학년도 대입 개편 공론화'에 참여하면서 느낀 게, 입시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입시에 대해 모른다.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 이제 막 입시를 끝낸 학생과 학부모, 대학교 1학년 학생과 그의 학부모에게 물으면 가장 현실적인 답변이 나온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교사들의 이야기도 듣지 않는다. 교사들은 뉴스를 보고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은 항상 학부모, 학생,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한다. 취지는 좋지만 표준집단 선정이 공정하지 않다. 이토록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면 비용이 들더라도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다에 빠진 토끼 학종 도입 초기에 전교조 교사들이 학종의 폐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보완 없이 시행부터 했다. 거기서부터 학종 관련 문제는 예고된 것이었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교육제도가 발표될 때마다 학원가에서는 "반갑다. 단 한 번도 예상을 비켜나간 적 없다"라고 말한다. 학부모가 학원으로 몰려들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 제도가 어떤 제도인지 정보가 없는 학부모가 믿을 곳은 학원뿐이다.
날고 싶은 개구리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가 발표되고 학원에서 제일 먼저 건 캐치프레이즈는 '중3, 변화는 기회다'였다.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 것은 어떤가?
날고 싶은 개구리 왜 교육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 모르겠다. 교육 정책이 왜 현 정권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하늘이 궁금한 열대어 교육과 정치이념이 연결돼 있는 나라다. 교육부 장관의 임기가 1년 남짓인데, 장관은 그동안 실적을 쌓기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제도를 만든다. 우리는 실적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갈 미래를 연구해야 한다.
나무에 올라간 사슴 교육감 선거를 할 때 그들이 말하는 이데아에 공감해 투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데아로 가기 위해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어떤지 파악하는 과정이 빠졌다. 현실을 파악하고 이 제도를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제도가 우리나라 교육의 큰 틀이고, 그 안에 입시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입시제도는 공정해야 한다.

진로 지도 교사 Q&A 학부모의 의문점, 대신 물었다

Q 학종의 전제는 내신 성적이다. 공부는 부족해도 뛰어난 재능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에 어긋난 것 아닌가?
특출한 재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건 입학사정관전형에 가깝다. 학종의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학종은 최소한의 학업 역량을 갖춘 학생 중 열의와 특화된 능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만약 지원학과와 관련된 성적과 비교과를 준비하면 전 교과 성적의 등급이 낮아도 합격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지원학과와 관련된 2~3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사례가 있다.

Q 내신 성적이란 전제가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사교육 시장은 유기적이다. 만약 내신 성적이 아닌 다른 것을 기준으로 둔다고 해도, 그와 관련된 사교육 시장은 다시 생길 것이다. 내신 성적 평가는 학생의 학업 능력과 성실함을 평가하는 기본 척도다.

Q 서울대가 2019학년도 대입에서 학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79.6%를 선발한다. 전체 수험생 중 과반수가 넘는 비율이 특출한 재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나?
학종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데 그것을 위해 준비와 노력을 한 학생을 뽑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학생을 특출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Q 학종이 시행되고 고등학생의 자퇴율은 더 높아졌다. 제도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단지 다양한 수시제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위권 학교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다양한 요구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내신, 교내 활동, 수능 모두를 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Q 학종 관련 비리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결국 사람의 욕심이 비리를 일으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Q 교사의 역량에 따라 생기부가 달라지는 것을 해결할 방안이 있는가?
가장 큰 문제점이다. 단순히 기재 방식의 변화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교사들의 연수와 재교육을 통해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하나의 업무로 자리 잡히도록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Q 국내 교육 현실에 학종이 적합한 제도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교육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제도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대입 모집 제도의 비율 불균형엔 우려를 표한다. 어떠한 일이든 한쪽으로 몰리면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적당한 비율로 분배해야 한다.

(진로진학 교사 정동완, 오늘과 내일의 학교 진학 연구팀)

PART 02 독자 앙케트
'학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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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일각에서는 교육열이 뜨거운 강남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일반고 입장에서는 정시보다 수시, 특히 학종 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을 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학종 폐지 요구는 강남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지난 9월 6일부터 11일까지 총 6일간 <우먼센스> 독자 102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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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3 전문가 의견
학종, 괜찮은 입시제도입니까?

'쌍둥이 자매 전교 1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학종을 폐지하자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고자 입시 전문가에게 학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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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논란과 닮은 학종…'강남'이 아닌 '전체'를 보자"

일단락되는 듯했던 학종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서울 강남 유명 사립고인 '숙명여고 사태' 탓이다. 이 학교 교사의 재학생 자녀 성적이 껑충 뛰면서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글 김봉구(한경닷컴)

교육부는 지난달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시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학종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을 감안해 수능 위주 전형 30% 이상 선발을 주문했다. 주요 대학 입시에서 확대 일로를 걷던 학종을 축소, 선발 비율을 조정하라는 취지였다. 교육 당국의 방침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 사례가 서울대다. 80%에 육박하던 학종 비율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여론은 이 정도 조치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생기부가 대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학종이 근본적 문제라고 보는 학부모들은, 숙명여고 사태를 계기로 고교 내신 전수조사와 수능 위주 정시 확대를 외치고 있다.

학종은 점수로 대입 당락을 가리는 수능의 정반대 전형이다. 불신의 근원은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에 집약돼 있다. 똑같은 아이라도 담임이 누구냐에 따라 생기부의 기재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 학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합전형답게 고교 3년간 내신 성적, 동아리·창의적 체험활동 같은 비교과, 자기소개서, 수능(최저학력기준)까지 준비해야 하는 과도한 부담이 '괴물 학종' 이미지를 만들었다.

정말 문제는 괴물 학종일까? 일선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숙명여고 사태만 해도 사안의 핵심은 시험지 유출이라는 부정 의혹이지, 학종이 본질은 아니라는 얘기다. 고교와 대학은 학종의 맹점과 한계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축소·폐지가 아닌 수정·보완을 강조한다. 지나친 확대는 문제가 될지언정 적정하게 운영될 경우 학종의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 소재 고교의 한 교사는 그나마 학종 덕분에 바람직한 교육을 시도할 여지가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집중을 하지 않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수능 위주 수업 땐 엄두도 내지 못했던 토론식 수업을 시도할 여지가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담임교사의 자질과 관심에 따라 생기부가 좌우된다는 불만에 대해서는 생기부 기재 교사를 늘려 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의 숫자를 줄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담임교사일지라도 여러 학생의 세부 능력과 특기 사항을 모두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생기부 기재로 이른바 교사의 '파워'가 커져 학종을 옹호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학종에 대한 대학의 평가 역시 좋은 편이다. 학종으로 전공 적합성 및 흥미를 파악하고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종 도입 후 수능 점수에 맞춰 입학했다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재수 등으로 빠져나가는 중도 이탈 학생이 줄었다는 의견이다. 권오현 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2015년 <대학교육지>에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취지와 쟁점'이란 글에서 "많은 고민을 거쳐 나온 최종 해답이 학종이다. 느슨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가미되면 (학종이) 가장 바람직한 유형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지방 일반고 C군, 학종으로 교대 합격
결정적 시각차는 여기서 비롯된다. 학부모의 관심은 사적으로는 '어떻게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낼까'라는 희망 사항에, 공적으로는 '대입은 투명하게 치러지고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집중된다. 반면 고교와 대학은 학교교육 정상화, 성적순 선발을 극복한 창의적 인재 선발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이를 현실의 대입전형에서 찾으면 학부모들 고민에 대한 해답은 정시, 일선 학교의 대안은 학종이 된다. 양쪽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다.

정녕 답이 없는 문제일까? 뭉텅이로 다뤄지는 학종 논란을 쪼개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도권과 지방이, 강남과 강북이,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와 일반고가 각각 다르다. 그런데 이 사안을 관찰하는 언론은 보통 '강남'이나 '최상위권'에 볼록렌즈를 들이댄다. 한 지방대 입학처장은 대입 논란이 부동산 논란과 닮았다고 표현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문제지, 지방은 미분양이 널렸어요. 언론은 어떻게 다룹니까. 집값 폭등이라고 표현합니다. 비슷해요. 물수능과 불수능의 기준이 뭔가요. '킬러 문항' 유무입니다. 1~2등급 학생들의 관심사거든요. 거기에 해당 안 되는 학생이 훨씬 많은데 보지 않죠. 학종도 마찬가지예요. 지방·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학종으로 많이 들어온다는 통계는 외면하고 부정적 사례를 보도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대입전형에 대한 여러 연구는 수능이 학종보다 사교육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수능이 결코 학종보다 공정한 전형이 아니라는 근거이다. 고액 사교육이 학종의 부작용을 키우는 요인이긴 하지만, 사교육 자체가 학종만의 문제점은 아니라는 뜻이다.
올 2월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대입정책 포럼'에 참석한 강원도 비평준화 일반고 출신 C군은 "학종은 성적으로만 뽑지 않아 저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스스로 준비하는 게 힘들긴 했지만 사교육 안 받아도 준비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교대에 합격했다. 생기부 작성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등 사교육 없이도 우수한 대학에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괴물 학종이라고? 물론 학종은 완벽한 전형이 아니다. 확대 속도가 빨랐고 비중이 지나쳐 문제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었다. 메스는 여기에 대야 한다. 환부를 정확히 도려내자. 웃자란 식물은 가지치기 해주면 더 여물게 자란다. 줄기를 꺾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학종,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인재를 키울 것인가'라는 철학이 없다"

잠재적 능력을 토대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정성평가 방식인 학종은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기에 적합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학종 대신 수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글 김은실(교육컨설턴트)

학종 때문에 떠들썩한 가운데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진행됐다. 2019학년도 대입은 전체 선발 인원의 76.2%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했다. 역대 최고 인원이었다. 그중 학생부전형의 비중은 86.2%였다. 1997년 수시가 처음 시작돼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를 거치고, 2000년대 후반 학종이 실시됐다. 학력고사, 수능 등 점수로 줄을 세워 학생을 뽑는 정량평가 방식에 비해 잠재적 능력을 토대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정성평가 방식인 학종은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기에 적합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학종 대신 수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학종이 반대 여론에 부딪히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학종의 핵심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다. 고등학교 3년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생기부로 학생의 인성과 창의성, 성실함, 성적 등을 종합 평가한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생기부는 담임교사와 과목 담당 교사가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학생들에게 생기부가 어떻게 작성되는지 물었다. "학생한테 생기부를 써 오라고 해요. 선생님들은 사실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학생들이 써 온 것을 그대로 생기부에 적어줍니다." 또 다른 학생에게 물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는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저는 기억도 나지 않는데 '발표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는 내용도 있었고요."

이뿐만이 아니다. 자율활동과 진로활동란엔 내용을 복사해 붙이기를 한 듯 학생들의 생기부에 거의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같은 활동을 했더라도 느낀 바는 다를 텐데 말이다. 학교의 대학 진학률을 높여 학교 평가 점수를 높이려고 상위권 학생들만 생기부 관리를 해주기도 한다. 그 외에 학생들은 수상 실적이나 제출한 과제 목록이 누락되기도 한단다. 내신 성적이 상위권에 있지 않은 학생이 학종을 준비하면 "수능을 봐서 대학에 가라"고 단칼에 이야기하는 선생님도 있다. 항간에서는 내신이 일정 등급 이상이 아니면 아무리 우수해도 교내 대회 상을 탈 수 없다거나, 상위권 학생들끼리만 대회를 치르고 상을 준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돈단다. 어차피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수상 내역이 한 줄 더 있어도 의미가 없으니,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 몰아 준다는 이야기다.

과학고 곤충 박사 E군, 내신 때문에 학종 포기
선생님에 따라 생기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성실히 학교생활을 했는데도 담임 평가가 단 두 줄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읽지도 않은 책의 제목을 독서란에 적어주기도 한다. 담당교사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에 따라 생기부가 달라진다면, 그래서 매년 로또에 당첨되는 기분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한 담임선생님의 반에 배정되길 기도해야 한다면 생기부 전형에서 공정한 평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성평가를 하는 학종엔 커트라인이 없다. 내신 등급이 낮은 아이가 등급이 높은 아이를 제치고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게 정성평가인 학종의 매력이지만 그렇게 때문에 평가를 받는 사람과 평가를 하는 사람 간의 신뢰가 생명이다.

많은 이들이 학종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내신의 상대평가다. 학종을 지원하는 학생 중 다수가 내신의 벽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대치동 A고생 E군은 철학, 역사, 경제 등 다방면에서 독서량이 상당해 친구들 사이에서 척척박사로 통했다. 대신 내신 성적 관리를 못했다. E군 역시 책 한 권을 읽을 시간에 몇 문제를 더 풀어야 내신 성적을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내신 등급을 올리기 쉽지 않았다. 선생님들도 E군의 사정을 알았기에, 성심성의껏 E군의 특출한 면을 생기부에 적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E군의 끼와 열정은 서울대감이었지만 내신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결국 학종을 포기했다. E군은 재수를 각오하고 논술과 정시 전형에 힘을 쏟기로 가닥을 잡았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과학고 A군은 어릴 때부터 동식물에 관심이 많아 지금까지도 갑각류 곤충과 파충류, 심해어 등을 키우고 있다. 관련 분야의 지식은 전문가에 버금간다. 독서량이 많아 인문학과 물리, 생물, 화학 등을 융합적으로 이해하고 실생활에 접목하는 수준이 상당했다. 학교에서 A+ 평가를 받은 보고서와 논문도 다수였다. 곧바로 대학에 가도 무리가 없을 만큼 융합과학 분야에 재능과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A군 역시 내신 성적이 문제였다. 내신 성적에 맞춰 커트라인이 낮은 학과에 지원할까 고민하고 있다. 내신 등급과 꿈을 맞바꾸는 셈이다. 내신이 상대평가인 현 상황에선 학종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종을 반대하는 이들은 위와 같은 사례를 들며 비교적 객관적인 정시를 확대할 것을 주장한다. 전국에서 수능 성적이 가장 좋은 지역은 강남 8학군이다. 사교육이 뒷받침됐을 때 성적이 더 잘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신 상위권 등급을 유지하기 힘든 강남 지역 고등학교나 특목고, 자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수능, 그러니까 정시 확대를 주장할 것이다. 반대로 내신 성적에서 유리한 등급을 받기 좋은 타 지역 일반고 학부모들은 공정성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학종이 확대되길 원할 것이다.

'수능'이냐 '학종'이냐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인재를 키울 것인가'라는 철학의 부재다. 수백억원을 들여 구축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 '에듀팟'은 2018년에 폐지됐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그동안 재정만 축내고 사라진 정책이 많다. 철학의 부재 때문이다. 이 불명예스러운 리스트에 지금 교육부가 말하는 학종, 혁신학교, 고교학점제 등이 부디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렬,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10월호

2018년 10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렬, 김동환,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