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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bak

차갑지 않아요

무표정할 땐 한도 끝도 없이 차갑다가도 웃기만 하면 사르르 녹는다. 윤박이란 이름마저 오묘하다. 이 남자, 궁금해졌다.

On February 12, 2015


‘차강재’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배우 윤박. 그는 현재 KBS2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다소 이기적인 인물 ‘차강재’로 분해 ‘국민 불효자’로 불리고 있다. 하얀 의사 가운이 잘 어울리고 표정 없이 눈빛만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그를 만났다. ‘차강재’라는 캐릭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느낌의 그와 나눈 유쾌한 인터뷰.

 


극 중 ‘차강재’와 성격이 많이 달라 놀랐어요. 생각보다 유쾌하고 즐겁고 발랄하죠.(웃음) 철없어 보이는 건지, 귀여운 동생 같은 건지 다들 누나가 있을 것 같대요. 하지만 저는 든든한 장남이랍니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정반대인 성격 때문에 팬이 오히려 늘었다고요? 드라마에서는 냉랭하고 칼 같은 성격인데 예능을 보신 분들이 예상과 달리 친숙한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윤박’이라는 인물한테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드라마상의 캐릭터에는 오히려 독이 되진 않을까 걱정됐어요. 드라마를 보시다 말고 저의 재밌던 모습이 겹쳐 보일까 봐요. 그래서 드라마에 피해를 줄까 봐 예능 출연을 자제하고 있어요.

웃는 모습이 참 매력 있는데요? 처음에 시청자분들이 ‘차강재’는 모든 감정 신에서 표정이 똑같다고 지적하셨는데 그건 의도적인 것이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회를 향해 달려가면서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윤박의 이미지와 ‘차강재’가 비슷해서 뽑혔다고 들었어요. 오디션을 볼 때 ‘차강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긴장되고 주눅 드니 오히려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차강재’는 어려서부터 열등감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슬픔이나 아픔을 내색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대본 리딩을 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연기했죠. 그때 감독님이 생각하시던 ‘차강재’의 이미지가 잠깐 보였나 봐요.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주신 거죠. 다섯 번 리딩을 한 뒤 이번 드라마에 합류할 수 있었죠.

캐릭터 성격과 본인의 실제 성격이 다르면 연기하기 힘들지 않나요? 배우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볼 때 객관적이고 정당한 눈으로 봐야 해요. 저도 연기에 앞서 ‘이 인물이 왜 이렇게 해야 했을까’를 생각하죠. 하지만 여전히 어려워요.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완벽하게 인물에 몰입해서 연기하지만 모니터링할 때는 감정이입이 되거든요. 한번은 연기하던 중 ‘차강재’가 너무 못돼서 울컥했던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만큼 밉상 캐릭터잖아요. 식당 같은 데서 숟가락 뺏겨본 적 없어요?
아직까지는요.(웃음) 연기자 선배님들께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악역을 하다 보면 식당에서 숟가락 뺏기고, 지나가다가 멱살도 잡힌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까지 그런 분들은 없었어요. 오히려 잘 보고 있다고 알아봐주시면서 반찬을 한 가지라도 더 갖다 주려고 하시죠. ‘내가 아직 덜 못되게 해서 그런가? 더 못되게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세요? 가족 드라마이다 보니까 어른들이 많이 보시잖아요. 드라마 초반엔 부모님 친구분들이 전화도 많이 주시고 축하 말씀도 해주셨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들도 “많이 바쁘겠네~” 하고 응원해주죠.

무명 시절이 꽤 짧은 편인데, 데뷔 때는 어땠나요? 데뷔는 2012년도에 했어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MBC every1에서 방영된 시트콤인데 제게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대학 졸업 후 첫 작품이기도 했지만 그때 만난 소중한 인연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거든요. 당시 절 이끌어주신 실장님이 지금 저희 회사 실장님이세요. 저는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하고 있었고 실장님은 다른 배우를 담당하고 있었죠. 작품이 끝난 후에도 실장님이 계속 저를 잘 이끌어주셨고, 1년 반 동안 혼자 활동했던 배우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드디어 회사와 계약할 수 있었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저의 데뷔작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크죠. 물론 실장님께 감사하단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어요. 왜 저를 이끌어주셨는지도 궁금한데 물어보진 않았고요. 부끄럽잖아요.(웃음)

 


댓글은 보나요? 악성 댓글은 없어요? 당연히 있죠. 근데 저에 대한 개인적인 욕설보다는 ‘차강재’에 대한 욕이에요. 캐릭터 이름으로 댓글을 달아주면 좋을 텐데 제 이름을 거론하며 욕을 써놓은 댓글을 보면 뭔가 기분이 이상해요. 큰 의미없이 제 이름을 쓰시는 걸 텐데도 찜찜하죠. 고도의 전략으로 일부러 저를 욕하고 싶어 그렇게 달아놓은 게 아니냐고 놀리는 친구도 있어요.(웃음) 어찌 됐든 이상한 기분을 경험했으니 앞으로 실제 윤박이 욕먹는 일 없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연기 철학은 뭐예요? 뻔하고 단순한데 ‘어떤 상대 배우와도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배우가 되자’예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 생각해요. 드라마 찍을 때 감독님께 많이 지적받았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제 역할을 열심히 준비해 가도 다른 배우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결국 드라마 전체가 망가지는 거니까 상대 배우와 소통은 그만큼 중요하죠. 지금도 감독님께 종종 혼이 나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니까 제게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연기는 재미있어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주변에서 말씀해주시니 신이 나요.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지적을 받았다면 지금은 네댓 가지 정도?(웃음) 제 단점을 알기에 계속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해요. 지금은 강재에게 맞췄지만 다른 역할을 맡게 되면 그때마다 맞춰야겠죠. 그래서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예전에 신경 써온 것들을 지금 역할에 어떻게 녹여내느냐 하는 것이 하나의 숙제인 것 같아요.

배워야 할 게 아직 많은 거죠? 배우는 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제 나이가 60, 70이 된다 하더라도 연기가 쉬우면 그건 배우로서 생명이 끝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계속 장애물이 생겨날 거고 그걸 이겨내며 성취감을 느끼겠죠. 예전보다 실력이 나아지면 감사한 거고, 또 다른 장애물이 나타나면 그걸 넘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연기 멘토가 있나? 극중 아버지인 유동근 선배님께서 많이 챙겨주세요. 전 일은 일이고 사적인 건 사적인 거라고 생각했는데, 평소에도 파트너를 챙기고 이해해줘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선배님은 평소에도 밥 먹었느냐고 물어보고 진짜 아버지 같으세요.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사람들을 두루두루 잘 챙기는 것이 연기할 때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콤플렉스가 있나요? 신체적인 것이오. 배우의 몸은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역할을 맡아도 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요. 근데 저는 안 좋은 조건을 가졌어요. 특히 자세가 좋지 않은데 그걸 잘 다듬어놓으면 어떤 인물이 들어와도 소화할 수 있게 되겠지요. 제가 지금 맡은 ‘차강재’란 인물은 모든 게 올곧은 사람이잖아요. 처음 ‘차강재’를 연기할 때 감성적인 부분보다는 외향적인 걸 많이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말투, 제스처 등등 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어려웠어요. 연기 수업 중에도 내부로부터 캐릭터와 접하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외향적으로 먼저 접해서 시작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게 수업 때도 어렵더니 현장에선 더 어렵더라고요.

연기를 하다 보면 캐릭터에 빠지게 되잖아요. 가끔 자신의 행동이 ‘차강재’ 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그런 건 없어요. ‘차강재’와 저는 너무 다르거든요. 초반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연기는 즐겁지만 어려운 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평소에는 친구나 가족들, 지인들에게 실제 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죠. 물론 감독님은 평소에도 ‘차강재’처럼 살라고 얘기해주셨지만요. 현장에서 제가 웃으면 “강재, 너 웃지 말라 그랬지”라고 말씀하세요. 어저께도 감독님이 “‘너 요즘 장난 많이 친다?” 그러시더라고요.(웃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요즘 볼링에 빠졌어요. 예전에는 친구들과 술 마시고 나서 게임하려고 볼링장을 찾았는데, 지금은 단지 볼링만 치러 가요. 하루에 여덟 게임을 칠 때도 있어요. 장비도 모두 장만했죠. 얼마전에 스케줄 끝나고 친구랑 볼링장에 갔는데 포스가 남다른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는 거예요. 누군가 했더니 김수현씨더라고요. 아주 실력이 좋았어요. 테이핑까지 하고 전문적으로 치더라고요. 나중에 같은 작품을 하고 친해지면 함께 쳐봤으면 좋겠어요.

연극,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여러 가지 해봤잖아요. 그중 뭐가 가장 좋아요? 모두 다 매력이 있어요. 뮤직비디오는 사운드가 따로 녹음되지 않고 음악을 틀어주니까 촬영 현장이 흥겨워요. 한 장면 한 장면을 예쁘게 찍어주니까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도 높고요. 드라마는 스태프와 배우가 모두 마주치니까 진짜 가족 같아요. 울타리에 갇혀 일을 하러 간다기보다는 오히려 놀러 간다는 느낌이 더 많지요. 연극은 관객과 직접 부딪히는 매력이 크죠.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 올린다고 해도 항상 똑같을 순 없잖아요. 우리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올 때 희열감을 느끼죠. 관객에게서 직접 느껴지는 에너지가 좋아요. 개인적으로 관객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연극이 제일 재미있어요.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하고 싶어요.

2015년도의 계획은 뭐예요? 꾸준히 작품에서 시청자 여러분, 관객 여러분에게 저를 계속 보여드리는 것. 뭐 그거 말고는 딱히 없어요. 그리고 한 가지 추가하자면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

<우먼센스>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는? ‘새해 복’은 식상해도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웃음) 저희 드라마 보시면서 한 번이라도 더 연락하고 따뜻한 말 건넬 수 있는 가족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각방 쓰시는 부부들은 한 번쯤은 같이 침대에 누워보시기도 하고요.(웃음) 달콤했던 신혼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드세요. 저 또한 초심을 간직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CREDIT INFO

취재
전유리
사진
이진하
2015년 02월호

2015년 02월호

취재
전유리
사진
이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