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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서은수의 케미컬 퀴진 에그 베네딕트

On February 05, 2016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 에그 베네딕트. 수란과 홀랜다이즈소스를 직접 만들어 뉴욕의 맛을 즐겨보자.

유난히 긴 휴일이 있는 2월이다. 연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이 연휴가 반갑지 않다. 설음식 준비에 손님맞이를 한바탕 치르고 나면 몸도 마음도 고단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 남성들이여, 설 다음 날 곤한 몸으로 늦잠 자고 있는 아내(혹은 애인, 아니 그 누구에게라도!)에게 슬쩍 근사한 브런치를 선사하시길. 아내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돌아오는 화이트데이에 비싼 선물을 하지 않고 슬쩍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근사한 브런치 메뉴인 에그 베네딕트를 소개한다. 에그 베네딕트는 유럽풍의 이름과는 다르게 비교적 최근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미국 음식답게 영국식 머핀, 캐나다식 베이컨, 네덜란드식 소스가 올라간다. 그리고 하이라이트이자 조리 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인 수란이 들어간다. 수란을 잘 만드는 데에는 개개인마다 비법이 있고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자면 달걀의 신선도다. 달걀의 흰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산도의 변화를 겪으며 단백질 간의 결합이 줄어들고 점도가 떨어져 점차 물처럼 변하게 된다. 이는 삶거나 프라이를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수란을 만드는 데는 아주 치명적이다. 또한 흔히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 두 부분으로 나누지만 사실 흰자는 뿌옇고 점도 있는 농후난백(thick albumen)과 물 같은 수양난백(thin albumen)의 두 가지 다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수양난백이 물에 넣었을 때 지저분하게 퍼져버리는 부분으로 수란을 예쁘게 만들기 어렵게 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것을 제거해야 수란을 예쁘게 만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요리사들에 따라 식초나 소금을 넣으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식초나 소금이 단백질의 응고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실 이 부분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다. 물에 소용돌이를 만들어 원심력을 이용해 달걀을 감으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이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어설픈 소용돌이는 오히려 흰자를 원심 분리시키기 딱 좋다. 수란을 만드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끓기 직전 온도의 소금물에 신선한 달걀을 넣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에그 베네딕트

에그 베네딕트

1hr, 4인분
재료 : 달걀 12개(수란용 8개, 홀랜다이즈소스용 4개), 버터 200g, 잉글리시 머핀 4개, 프로시우토 4장, 화이트와인비니거 1작은술, 샐러드채소·올리브유 적당량씩, 소금·카옌페퍼 약간씩
  • 1

    step 1 홀랜다이즈소스(hollandaise sauce) 만들기

❶ 냄비에 버터를 넣고 녹인다. 
❷ 달걀 4개는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 뒤 노른자를 볼에 담는다. 
❸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뒤 노른자를 담은 볼을 올린다.
tip 서서히 익히기 위해 중탕을 한다. 약한 불에서 기포가 4~5개 올라오는 정도(시머링, simmering)로만 끓이고 그 위에 볼을 놓는다. 
❹ 노른자에 화이트와인비니거, 소금 2꼬집, 카옌페퍼 1꼬집을 넣는다. 
tip 소량의 카옌페퍼는 매운맛을 내기보다는 혀가 생생하게 맛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❺ 노른자를 거품기로 저어가면서 녹인 버터를 조금씩 붓는다.
tip 이 과정이 어렵다면 믹서에 달걀, 와인비니거, 소금, 카옌페퍼를 넣고 가장 낮은 파워로 돌리면서 뜨거운 버터를 조금씩 부으면 1분 안에 홀랜다이즈소스를 완성할 수 있다.
❻ 숟가락을 넣어보아 소스가 흘러내리지 않고 표면에 코팅되면 불에서 내린다.

    step 1 홀랜다이즈소스(hollandaise sauce) 만들기

  • ❶ 냄비에 버터를 넣고 녹인다. ❷ 달걀 4개는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 뒤 노른자를 볼에 담는다. ❸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뒤 노른자를 담은 볼을 올린다. tip 서서히 익히기 위해 중탕을 한다. 약한 불에서 기포가 4~5개 올라오는 정도(시머링, simmering)로만 끓이고 그 위에 볼을 놓는다. ❹ 노른자에 화이트와인비니거, 소금 2꼬집, 카옌페퍼 1꼬집을 넣는다. tip 소량의 카옌페퍼는 매운맛을 내기보다는 혀가 생생하게 맛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❺ 노른자를 거품기로 저어가면서 녹인 버터를 조금씩 붓는다. tip 이 과정이 어렵다면 믹서에 달걀, 와인비니거, 소금, 카옌페퍼를 넣고 가장 낮은 파워로 돌리면서 뜨거운 버터를 조금씩 부으면 1분 안에 홀랜다이즈소스를 완성할 수 있다. ❻ 숟가락을 넣어보아 소스가 흘러내리지 않고 표면에 코팅되면 불에서 내린다.

  • 2

    step 2 수란(poached egg) 만들기

❶ 냄비에 물 1L를 붓고 소금을 2큰술 정도 넣은 뒤 불에 올린다. 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 끓기 직전의 온도를 유지한다.   
tip 염도는 바닷물 정도로 맞춘다. 
❷ 달걀을 체에 깨 넣어 수양난백을 흘려보낸다.
❸ 기포가 올라오지 않는 뜨거운 소금물에 달걀을 아주 조심스럽게 놓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3분 정도 익힌 뒤 얼음물에 담근다.
tip 소금은 달걀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물의 밀도를 높여 달걀이 물속에서 모양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바닷물에서 몸이 더 잘 뜨는 것을 연상하면 쉽다. 식초 역시 단백질 응고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식초의 향이 달걀에 배어들기 때문에 넣지 않는다.

    step 2 수란(poached egg) 만들기 

  • ❶ 냄비에 물 1L를 붓고 소금을 2큰술 정도 넣은 뒤 불에 올린다. 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 끓기 직전의 온도를 유지한다. tip 염도는 바닷물 정도로 맞춘다. ❷ 달걀을 체에 깨 넣어 수양난백을 흘려보낸다. ❸ 기포가 올라오지 않는 뜨거운 소금물에 달걀을 아주 조심스럽게 놓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3분 정도 익힌 뒤 얼음물에 담근다. tip 소금은 달걀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물의 밀도를 높여 달걀이 물속에서 모양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바닷물에서 몸이 더 잘 뜨는 것을 연상하면 쉽다. 식초 역시 단백질 응고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식초의 향이 달걀에 배어들기 때문에 넣지 않는다.

  • 3

     step 3 나머지 재료 준비하기

❶ 프로시우토를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tip  원래는 돼지의 등심을 훈제해서 만든 햄인 백 베이컨(back bacon, 혹은 Canadian bacon)을 사용하지만 많은 미슐랭 요리사들이 프로시우토를 애용한다.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더 맛있기 때문이다.
❷ 잉글리시 머핀을 가로로 잘라 프로시우토를 익힌 팬에 굽는다. 필요하다면 버터를 더한다.

    step 3 나머지 재료 준비하기 

  • ❶ 프로시우토를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tip 원래는 돼지의 등심을 훈제해서 만든 햄인 백 베이컨(back bacon, 혹은 Canadian bacon)을 사용하지만 많은 미슐랭 요리사들이 프로시우토를 애용한다.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더 맛있기 때문이다. ❷ 잉글리시 머핀을 가로로 잘라 프로시우토를 익힌 팬에 굽는다. 필요하다면 버터를 더한다.

  • 4

    step 4 완성하기
❶ 접시에 잉글리시 머핀, 프로시우토, 수란, 홀랜다이즈소스를 차례로 올리고 샐러드채소에 올리브유와 소금을 넣어 간한 뒤 곁들여 낸다.

    step 4 완성하기

  • ❶ 접시에 잉글리시 머핀, 프로시우토, 수란, 홀랜다이즈소스를 차례로 올리고 샐러드채소에 올리브유와 소금을 넣어 간한 뒤 곁들여 낸다.

서은수 씨는…

의사이자 유명 푸드 블로거. ‘Luke’s Tasting Note’라는 블로그 (blog.naver.com/luke_suh)를 통해 레스토랑 후기와 일반인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든 범상치 않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취미로 요리를 하지만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셰프들에게 질문하고 다양한 조리과학서를 찾아가며 요리 실력을 쌓았다. 매달 <에쎈> 지면을 통해 과학적, 의학적 지식을 더한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 에그 베네딕트. 수란과 홀랜다이즈소스를 직접 만들어 뉴욕의 맛을 즐겨보자.

Credit Info

기획
김은희 기자
요리
서은수
사진
김나윤
디자인
김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