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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김용식의 커피 이야기

원두 보관법

On February 10, 2015

집에서 늘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신선한 원두를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골목 곳곳에 로스터리 카페가 생기고, 집에서도 원두를 구입해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이 흔한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오래되거나 잘못 보관한 원두는 인스턴트커피만 못하다. 그러나 원두의 적절한 보관법과 유통기한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적다.

원두는 바로 마실 수 있는 양만 구입하여 내리기 직전 갈아서 마시는 것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보통 100~200g 단위로 판매되다 보니 오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남은 원두는 얼마 동안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커피는 고온에서 로스팅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살균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생두가 가진 수분이 거의 증발하기 때문에 다른 음식들에 비해 쉽게 부패하는 편은 아니다. 따라서 시중에 판매되는 원두커피의 경우 유통기한이 1~2년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시중에서 유통이 가능한 기간일 뿐 커피도 기본적으로 음식이기 때문에 오래 두면 휘발성 성분들이 날아가 향미가 거의 사라진다. 따라서 오래된 원두는 마실 수는 있지만 마시기 좋은 원두는 아니다.
 

원두도 종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보통 로스팅하고 이틀이 지난 후부터 2주 사이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갓 로스팅한 원두는 가스를 많이 머금고 있어 2~3일 정도가 지나야 안정적으로 고소하고 묵직한 맛들이 살아난다. 따라서 하루 소비량을 확인한 후 2주에 한 번씩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주의할 점은 원두는 일단 분쇄되면 산소와 만나는 표면적이 넓어져 향미가 급속히 변하거나 사라지며 나아가 묵은내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원두를 구입할 때는 홀빈(whole bean) 상태로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 분쇄된 원두를 구입했을 때는 적어도 3일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이따금씩 구입한 원두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길게 보관할 때가 아니라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원두에는 탈취 효과가 있기 때문에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다른 음식들과 함께 넣어두면 다른 음식의 냄새를 흡수할 수 있다. 만약 장기간 출장이나 해외여행 때문에 꼭 냉장고에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냉동 보관이 보다 나으며 밀폐용기에 한 번 먹을 양만큼 따로 소분하여 넣은 후 사용할 때는 하나씩 꺼내 반나절 정도 두었다가 상온과 비슷한 온도가 되었을 때 사용하는 게 더 좋다.

이러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 평상시 원두를 보관할 때에는 모든 음식의 최대 적인 산소와 수분 그리고 빛만 차단하면 된다. 따라서 아로마 밸브가 장착된 포장 원두를 구입 후 개봉하였다면 이를 빛의 영향을 덜 받는 불투명한 밀폐용기에 넣어 조금은 서늘한 상온의 그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렇게 보관한다 하더라도 포장봉지 안이나 밀폐용기 안의 잔여 산소로 인해 조금씩 산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달 안에는 꼭 소비하는 것이 좋다.

이따금씩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즉 숙성되어야 맛이 나는 음식들이 있다. 와인, 위스키 등이 그렇다. 간혹 커피 역시 숙성된 커피 맛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일 뿐 원두는 오래 두면 안 된다. 긴 연휴가 있는 2월, 장기간 집을 비울 계획이라면 원두 보관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로스터이자 바리스타인 김용식 씨는 현재 양재동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원두 전문 라자커피(www.rajacoffee.co.kr)에서 커피 농장 방문부터 로스팅, 마케팅 등 원두가 소비자에게 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커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집에서 늘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신선한 원두를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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