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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김용식의 커피 이야기

가을을 닮은 커피, 린통

On November 24, 2014

커피의 향과 잘 어울리는 계절, 가을의 맛을 선사해줄 커피 한 가지.

따뜻한 커피 한잔이 빠질 수 없는 계절이다. 부드러운 라테나 달큰한 카페모카도 좋지만 조금 더 가을과 어울리는 커피가 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풍성하면서 씁쓸한, 이중적이면서 복잡 미묘한 감정과 어울리는 커피가 바로 인도네시아 린통이다. 인도네시아 특유의 강한 보디감과 함께 뒷맛의 깔끔함이 특징으로 초콜릿의 진한 단 향과 다크함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강한 보디감과 묵직함 그리고 마지막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향과 깔끔함, 처음과 끝 맛이 달라 과연 한 가지 커피인가 의심할 정도이지만 그 조화가 놀랍게도 잘 어우러진 커피다.

이 린통은 재배지의 아름다운 풍광으로도 유명한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린통니후타 지역에서 재배된다. 이곳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 토바 호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토바 호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 중 하나로서 수심이 500m가량 된다. 여러 번의 지각변동과 화산활동으로 생겨났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다른 전설을 믿는다. 먼 옛날 이 호수에서 어부 한 명이 금물고기를 잡았는데 그 물고기가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했고 자신이 물고기였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자는 조건을 전제로 어부와 결혼해 아들 한 명을 낳는다. 그 아이의 먹성이 남달라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었는데 자신의 음식까지 먹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난 어부는 물고기 자식이라고 소리친다. 약속을 어긴 것에 화가 난 공주는 아들만 산꼭대기에 올려 보낸 뒤 다시 물고기로 변하여 눈물을 흘리는데 그 양이 엄청나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지금의 토바 호가 되었고, 아들이 있던 산꼭대기가 토바 호 가운데에 있는 섬, 사모시르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해피엔딩이 아닌 슬픈 전설과 함께 마시는 린통 커피는 쓸쓸한 가을 날씨와 더 잘 어울린다. 로스팅을 할 때 너무 강한 배전도보다는 중강 배전 정도가 린통 맛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이다. 추출 방식 면에서는 프렌치 프레스로 내렸을 때가 정말 좋다. 짧아서 더 아쉬운 가을, 린통 커피 한잔으로 계절을 만끽해보자.

로스터이자 바리스타인 김용식 씨는 현재 양재동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원두 전문 라자커피(www.rajacoffee.co.kr)에서 커피 농장 방문부터 로스팅, 마케팅 등 원두가 소비자에게 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커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커피의 향과 잘 어울리는 계절, 가을의 맛을 선사해줄 커피 한 가지.

Credit Info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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