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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여자 한복선의 맛있는 시 한 편

<배추된장국>

On October 15, 2013

되서 된장 흙빛이라 흙(土) 토장이다
된장국에 밥 말아 먹으면
배가 퉁퉁해지며 살맛이 난다
주홍 감 주렁주렁 늦 달릴 때
깊은 가을 배춧국 더 구수하여
끓일 때 서린 김
된장 삭음의 감칠맛
콧구멍을 벌렁인다


된장 삼삼하게 풀고
길쭉 썬 배추 삐져 썬 무
풀어지게 끓인 뜨거운 된장국
福자 새겨진 막사발에 흙 맛
삼삼하고 흐물한 된장국
늙음에 편안한 맛
온몸이 풀어진다

<밥하는 여자> (2013년, 에르디아)

한복선 선생은
궁중음식의 대가인 고 황혜성 교수의 둘째 딸로 태어난 한복선 선생은 어머니로부터 궁중음식을 사사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며 한복선식문화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삶의 또 다른 혜안을 찾기 위해 동양화와 함께 시 창작을 꾸준히 수학해온 그이는 계간 <문파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해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평생 ‘밥하는 여자’로 살아온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시집 <밥하는 여자>를 펴냈다.

Credit Info

사진
서울문화사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