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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의 서울 맛집 이야기

노량진수산시장, 여수여천

On October 02, 2013

노량진수산시장 정도의 규모를 지닌 수산물 전문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그 수가 많지 않고 몇몇 규모 있는 수산물 전문 시장도 대부분은 선어를 취급한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생물 취급이 금지되어 있다. 법적으로 급속 냉동을 한 생선만 거래가 가능하다.)

노량진수산시장 정도의 규모를 지닌 수산물 전문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그 수가 많지 않고 몇몇 규모 있는 수산물 전문 시장도 대부분은 선어를 취급한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생물 취급이 금지되어 있다. 법적으로 급속 냉동을 한 생선만 거래가 가능하다.) 그 유명한 일본의 쯔키지시장 역시 대부분이 선어 위주다. 노량진수산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의 활어 전문 수산물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거래되는 수산물을 포장하여 즉석에서 시식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상회에서 생선을 구매하고 손질한 뒤 그 횟감을 포장해 시장 내 위치한 식당을 찾아가면 일정 금액의 자릿값을 지불하고 자리에 앉아 먹는 시스템이 정착해 있는 것, 이때 자릿값에는 기본양념과 채소가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 주문하는 주류나 음료는 별도의 값을 지불한다. 수십 년간 이어온 이러한 독특한 시스템은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식도락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음식문화가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이 독특한 시스템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유통에 밀려 존망의 위기에 놓였던 노량진수산시장이 생동감 살아 넘치는 푸드코트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블로거들의 활약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의 이용법을 인터넷으로도 꽤나 상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수산물의 가격이 어느 정도 선인지부터 시작해 어떤 상회가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운영하는지 등등, 노량진수산시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 몇몇 상회에서는 아예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상품 가격을 공개하고 고객의 소리를 적극 수렴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진 상회로는 ‘형제상회’와 ‘여수여천’이 대표적이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노량진수산시장의 일약 스타 상회로 떠오른 ‘형제상회’는 푸짐하고 저렴한 제철 해산물로 부동의 인기를 고수 중인 원조 맛집이다. 반면 오늘 소개할 ‘여수여천’은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상품의 가격과 서비스를 투명하게 공개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곳이다. 주인장의 고향을 따 지은 ‘여수여천’은 유선상으로 미리 주문을 받아 한꺼번에 횟감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다른 상회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횟감을 낸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모둠회’로 가격에 따라 가짓수가 다르지만 광어, 우럭, 숭어, 도미 등 보통 서너 종류로 구성된다. 예약할 때 인원수와 원하는 종류를 말하면 적절한 양을 이야기해주는데 이것 또한 양심적이고 믿을 수 있다는 평이다. 온라인 카페에서 ‘최사장’이라는 아이디로 직접 활동하는 이곳 주인장은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수여천’에 가격을 지불하고 예약해둔 횟감을 받은 뒤에는 노량진수산시장 내 식당으로 향한다. 노량진수산시장에는 1인당 자릿세를 내면 채소와 양념, 그리고 횟감을 먹을 수 있는 집기 일체를 제공하는 제법 큰 규모의 식당이 여럿 있으니 각자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앉으면 된다. 별도의 해산물(낙지, 멍게, 해삼, 새우, 갑각류, 조개류 등)을 가지고 가면 추가 요금을 받고 조리해주기도 하고 음료와 주류를 주문할 수도 있다. 이런 식당들은 수십 개의 횟감 상회가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끌벅적하고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차라리 집으로 가져가서 먹는 편이 낫다. 하지만 모처럼 시끌벅적하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수산시장으로 ‘여행’을 왔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이 즐거운 ‘꺼리’가 될 것이다.

info
영업시간 유동적, 문의 요망
메뉴 모둠회 3만원부터
주소 노량진수산시장 내 고급 168호
문의 010-9140-0730(최사장)

전우치
음식칼럼니스트, 에디터, 신문기자, 방송작가, 여행기자, 영상 디렉터, 프로젝트 디렉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콘텐츠 제작 전문가다. 클럽컬처매거진 , 패션 매거진 의 편집장을 거쳐 현재 크리에이터스 매거진 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호화대반점> <포장마차프로젝트>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음식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정도의 규모를 지닌 수산물 전문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그 수가 많지 않고 몇몇 규모 있는 수산물 전문 시장도 대부분은 선어를 취급한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생물 취급이 금지되어 있다. 법적으로 급속 냉동을 한 생선만 거래가 가능하다.)

Credit Info

글&사진
전우치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