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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진 셰프의 로컬푸드 기행

태안 겨울 바다에서 건져 올린 참맛

On October 02, 2013

우리나라는 지형이 다양해 위치에 따라 고유의 토산물로 만든 향토 음식이 발달해왔다. 제사상에 우럭포를 올리는 특이한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태안의 바닷가를 윤정진 셰프와 함께 찾았다.

제사상에 올리는 귀한 음식, 말린 우럭

우럭은 한반도의 남해와 서해 그리고 일본 열도의 바다에 서식한다. 뭍에서 가까운 바다의 암초 지대에 주로 사는데, 겨울에는 다소 따뜻한 남쪽 바다로 이동하였다가 봄이 오면 북상한다. 지금은 양식으로 인해 국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우럭이지만 예로부터 서해안에서 많이 잡혔던 생선이다. 우럭뿐 아니라 갖은 생선들로 넘쳐났을 해안가 마을 태안에서는 오랫동안 두고 먹기 위해 생선에 소금을 뿌려 꾸덕하게 말리는 것이 다반사였을 것이다. 태안과 서산 일대에서는 말린 우럭을 제사상에 올리는 생선포로 쓴다. 그 이유는 말린 생선 중 가장 맛이 좋고 귀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럭은 살점이 탄탄하고 달달한 맛이 좋아 횟감으로도 상급으로 친다. 소금을 뿌려 말리니 살은 더욱 탄력 있어지고 단맛은 응축된다. 우럭찜을 할 때에 어떠한 양념을 넣지 않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본디 맛이 좋은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한겨울 추위를 덥혀주는 우럭젓국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 제사상에 올렸던 말린 우럭은 우럭찜을 하고, 먹지 않는 머리와 뼈를 발라내 육수를 낸 뒤 제사상에 올렸던 두부를 넣고 끓인 음식이 바로 우럭젓국이다. 지금은 꾸덕하게 말린 우럭 살과 무, 쌀뜨물을 넣고 팔팔 끓여 맛국물을 낸 뒤 두부, 파, 양파 등을 넣고 끓여낸다. 다진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맛을 내는데 새우젓은 비린 맛을 덮어준다. 윤정진 셰프는 우럭젓국을 최고의 해장국으로 치켜세우는데, 우럭에서 시원한 맛이 우러나 국에 밥 한 그릇을 만 뒤 뜨끈한 국물을 후후 불며 넘기면 겨울의 한기와 함께 술기운도 쑥 내려간다.

까나리액젓의 깊고 진한 맛, 겟국지

배추와 열무에 맛이 들면 굵은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마늘 등을 넣고 겉절이를 한다. 겉절이에 게를 빻아 넣어 함께 끓인 것이 바로 겟국지이다. 태안과 같이 꽃게가 풍부하지 않았다면 값비싼 꽃게를 빻아 넣어 국물 맛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상품이 아닌 하품이어서 넣었겠지만 말이다. 꽃게는 파도가 거세지 않은 서해에 서식하는데 특히 태안 앞바다는 벌이 아닌 고운 모래로 해안선이 드리워 있기 때문에 꽃게가 살기 좋은 환경이다. 옛날에는 겉절이를 많이 해두어 장독에 묻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한 움큼씩 꺼내 게를 빻아 넣어 후다닥 만들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묵은 맛을 싫어해 즉석에서 무친 겉절이만으로 겟국지를 만든다.

태안 최고의 맛집 <바다꽃게장>의 비법!

태안 최고의 맛집 <바다꽃게장>의 비법! 씨알부터 다른 자연산 우럭으로 말리세요.
귀한 사람에게만 자연산 우럭찜을 대접한다는 박종국 주인장은 우럭을 직접 말려서 쓴다. 배가 아닌 등에서 반으로 가른 우럭은 내장을 깨끗이 발라내야 말리는 동안 상하지 않는다. 또한 깨끗한 갯물(바닷물)에 씻어낸 뒤 굵은소금을 쳐 그늘이 아닌 햇볕에서 3~4일 말리는 것이 요령이다.

겉절이에 고춧가루를 약간 적다 싶을 정도로 넣어야 시원한 국물이 완성됩니다.
소금에 절인 배추와 알타리무(총각무)에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설탕,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고 고루고루 섞는다. 진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까나리액젓은 듬뿍 넣고 고춧가루는 붉은색이 날까 말까 할 정도로 넣어야 국물이 시원하다. 꽃게는 많이 넣을수록 국물 맛이 좋아지니 듬뿍 넣는다.

우럭젓국의 밑국물은 쌀뜨물로 끓여 기름기 없는 깔끔한 국물 맛을 냅니다.
우럭젓국의 맛은 꾸덕하게 말린 우럭에서 나온다. 우럭은 기름이 많은 생선 중 하나이다. 쌀뜨물은 기름진 맛을 줄여 맑고 뽀얀 국물을 내는 데 적격이다. 또한 말린 우럭 특유의 쿰쿰한 냄새를 없애는 역할도 한다. 두부는 얇게 썰면 간수가 빠져나와 고소한 맛이 줄여들 수 있으므로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info
태안 토박이 박종국·윤유희 부부가 운영하는 바다꽃게장 횟집. 본래는 바다횟집이었다가 ‘바다꽃게장 횟집’으로 이름을 바꿀 정도로 간장게장이 맛있는 곳이다. 태안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꽃게로 만든 게장과 직접 말린 우럭으로 끓인 우럭젓국이 주메뉴이다. 게장과 우럭젓국을 주문하면 한 상 가득 한정식이 차려지는데, 손맛이 좋은 주인장이 직접 반찬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 태안군에서 맛집으로 유명하다.
주소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575-18
문의 041-674-5197

윤정진 셰프가 따라 해봤더니…

우럭젓국 / 겟국지

우리나라는 지형이 다양해 위치에 따라 고유의 토산물로 만든 향토 음식이 발달해왔다. 제사상에 우럭포를 올리는 특이한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태안의 바닷가를 윤정진 셰프와 함께 찾았다.

Credit Info

촬영협조
바다꽃게장 횟집(041-674-5197)
그릇협찬
이도(02-722-0756)
요리
윤정진 셰프
포토그래퍼
최해성
어시스트
오혜숙
에디터
양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