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 스토리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FOOD

땅 위의 모든 것을 담은 프렌치 레스토랑 ‘쉬떼르’

초록으로 물든 자연의 맛

On October 01, 2013

자연을 모티프로 전통 프렌치에 제철 채소를 접목한 ‘그린 프렌치’로 입안 가득 활기를 불어넣는다.

도화지처럼 새하얀 외관과 햇볕이 내리쬐는 커다란 창문이 인상적인 ‘쉬떼르’는 서래마을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깔끔한 화이트 톤의 실내로 들어서면 빳빳하게 다린 테이블클로스 위로 포크와 나이프가 정갈하게 세팅되어 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포인트를 주고 오직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도 최소화했다. 오픈한 지 5달 남짓 됐지만 벌써부터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원래 일식을 전공한 최승광 오너 셰프는 프랑스 요리의 매력에 빠져 돌연 파리로 건너가 르 코르동 블뢰에서 정통 프랑스 요리를 섭렵하고 국내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오픈과 메뉴 개발을 맡아왔다. 유학 초기에는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담백한 어니언수프(양파를 오랫동안 볶아 갈색이 되도록 캐러멜라이징해 치즈와 함께 따끈하게 끓인 프랑스인들의 솔푸드)만 사 먹을 정도로 평범한 입맛이었지만, 낮은 온도의 기름에 담가 익히는 콩피, 육수를 부어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익히는 브레이징 등 식재료 고유의 맛을 담아내는 프렌치에 점점 빠져들었다.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던 각양각색의 채소를 접할 일이 많았는데, 자연 그대로의 맛과 향을 잘 살린 채소를 곁들인 것만으로도 손님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경험을 간직한 채 한국에 돌아와 프랑스에서 배운 탄탄한 전통 요리법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제철 채소를 접목해 자연의 맛을 담은 그린 프렌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쉬떼르’의 메뉴는 격식을 차려 먹는 코스가 아닌, 원하는 요리를 골라 즐길 수 있도록 단품 위주로 구성됐다. 자색고구마퓌레와 시금치를 곁들인 오징어 요리, 비트퓌레를 곁들인 가리비관자구이 등의 애피타이저가 먼저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초리조와 닭 다리살로 속을 채운 닭가슴살구이, 양 정강이찜과 감자퓌레, 전통 방식으로 요리한 비프부르기뇽 등의 프랑스 전통 메뉴도 선보인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인 오리다리콩피나 테린과 같은 메뉴에도 아스파라거스, 그린빈, 미니 양배추, 시금치 등 그때그때 신선한 그린 채소를 사용해 조화롭게 올려 낸다. 본격적인 봄으로 접어든 4월에는 살짝 데치거나 익혀 씹는 맛은 물론 맛도 일품인 제철 채소 봄동, 오이, 원추리, 두릅 등을 조개나 생선에 곁들여 ‘쉬떼르’만의 그린 프렌치로 봄의 향긋함을 전할 예정이다

1. 오이퓌레와 아스파라거스샐러드 곁들인 주꾸미에스카베체

쫄깃한 주꾸미에 서양의 대표적 봄 채소인 아스파라거스를 얇게 슬라이스한 뒤 상큼한 비네그레트소스에 버무린 샐러드를 곁들인 애피타이저. 주꾸미에는 레몬, 라임의 상큼한 스퀴즈와 향긋한 허브를 함께 마리네이드해 입안 가득 봄 향기가 퍼진다. 시원한 맛의 청오이를 익힌 뒤 생크림과 우유를 함께 넣고 만든 부드러운 퓌레를 곁들여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2. 봄동퓌레와 원추리 곁들인 조개플레이트

이맘때면 지천에 널린 봄동과 원추리를 프렌치 조리법으로 요리한 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조개와 함께 담아냈다. 조개와 관자는 조리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질겨지므로 센 불에 단시간 익혀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히는 것이 포인트. 선명한 초록색의 봄동퓌레와 조개의 맛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맴돈다. 대나무 모양의 조개인 죽합은 살만 발라내 조리한 뒤 껍질을 그릇처럼 손질해 채소와 허브를 담아 눈으로 먼저 봄을 느낄 수 있다.

3. 버터에 익힌 두릅과 허브브로스 곁들인 도미

뽀얗고 담백한 속살을 자랑하는 도미는 심심하게 간해 껍질부터 팬에 구운 뒤 오븐에 넣고 속까지 부드럽게 익혀냈다. 특유의 향이 좋은 두릅과 상큼한 방울토마토는 버터에 데쳐 가니시로 곁들였다. 마지막에 딜, 처빌, 이탈리아 파슬리 등 매력적인 허브로 만든 브로스를 끼얹어 촉촉하게 밴 향기로운 봄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을 모티프로 전통 프렌치에 제철 채소를 접목한 ‘그린 프렌치’로 입안 가득 활기를 불어넣는다.

Credit Info

촬영협조
쉬떼르
포토그래퍼
정문기
어시스트
최지은
에디터
이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