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DESIGN

3인 3색

On January 31, 2012

`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두 명의 남자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한 명의 남자가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의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1. 차별성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CR-Z는 보란 듯이 상식을 뒤집은 차다. ‘범생이’ 이미지 짙던 하이브리드카에 재미를 뾰족이 부각시켰다. 의도는 성공적으로 반영되었다. ‘지구 지킴이’의
숭고한 대의명분 따윈 까맣게 잊을 만큼 운전이 자극적이다. 그런데 CR-Z의 한계 또한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운드가 좋은 예다. 재미를 핑계로 방음을 거의 포기한 듯하다. 스포티하게 받아들이기엔 너무 시끄럽고 거칠다. 생생한 감각에 비해 성능도 아쉽다. 그럼에도 CR-Z가 반갑다. 매사 합리적인 토요타나, 토요타 꼬리 물기에 혈안이 된 현대기아차는 결코 시도하지 않을 모험이라서.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곰곰이 생각해보면 CR-Z는 매력적이다. 비슷한 값의 유럽 디젤차와 비교해보면 정비 비용이나 잔고장에 대한 근심이 적고 휘발유 엔진의 속 시원한 회전을 적은 연료비로 즐길 수 있다. 하이브리드라는 첨단 기술을 썼지만 전자장치보다 기계장치가 중심이었던 1990년대 차처럼 원초적인 분위기를 지녔단 점도 매력적이다. 생긴 걸로 보나 설계 의도로 보나 이보다 개성 강한 차가 없다. 별종 중의 별종이란 얘기. 그런데 이 차를 누구에게 추천해야 하지? 흐음.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CR-Z는 싸워야 할 상대가 많다. 운전 재미를 따지면 미니가 있다. 연비를 따지면 골프가 있다. 나쁘게 말해, 어느 한 부분 자랑할 게 없다. 아, 하이브리드라는 최첨단 장비를 장착한 게 자랑이려나.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CR-Z의 장점이 나온다. 러시아워에는 에코 모드로 살살 다닌다. 평상시에는 노멀 모드로 준수하게 달린다. 울적할 땐 스포츠 모드로 과감하게 달린다. 세 특징이 명확히 구별된다. 이 모든 걸 차 한 대로 누린다. 전기모터와 엔진의 ‘하이브리드’를 넘어, CR-Z는 성격을 ‘하이브리드’한 차다. 그거 아무나 못한다. ★★★★

2. 주행성능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CR-Z는 1.5ℓ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짝지었다. 양산 하이브리드카 가운데 최초로 6단 수동변속기도 물릴 수 있다. 아쉽게도 국내엔 무단변속기 버전만 나온다. 한 외국 잡지의 테스트 결과 CR-Z는 ‘제로백’을 8.3초에 끊었다. 공인 연비는 20.6㎞/ℓ.
기본기 좋은 차는 금세 느낌이 온다. CR-Z가 그렇다. 핸들링이 면도날 수준이다. 하지만 앞바퀴 그립의 한계가 빨리 온다. 얇은 타이어 때문. 따라서
‘언더스티어-가속 중지-앞바퀴 접지력 회복-약한 오버스티어’가 되풀이된다. 그런데 스릴과 재미 사이의 줄타기가 의외로 중독성 있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CR-Z는 ‘2010~2011 일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하지만 자동차 칼럼니스트들이 침 튀도록 칭찬하는 차는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CR-Z가 꼭 그렇다. 운전 재미를 보장하는 경제적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는 개념은 매력적이지만 실제 도로에선 설득력이 빈약하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의 장난감으로는 한계가 빤하고, 청춘을 꿈꾸는 중장년이 끌고 다니기엔 너무 소란스럽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CR-Z는 쿠페형 하이브리드카다. 사실 쿠페의 가속력과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은 공존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CR-Z는 운명을 거스르고 둘을 붙여놓았다. 그러기 위해 운전석 왼쪽에 버튼 세 개를 간결하게 만들어놓았다. 스포츠, 노멀, 에코 모드. 누르기만 하면 CR-Z는 변신한다. 낮에는 귀부인, 밤에는 요부인 여자가 최고라고 하던가. CR-Z라면 가능하다. 단, 주행 성능만 보면 이렇다. 에코 모드는 지루하고, 노멀 모드는 준수하고, 스포츠 모드는 달리는 맵시가 있다.
연비는 반비례할 테고. ★★★☆

3. 승차감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CR-Z는 진정한 혼혈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하이브리드카와 스포츠카가 뒤섞였다. 그런데 절충안을 추구하진 않았다. 각 성향의 강약이 뚜렷하다. 모터보단 엔진, 연비보단 성능, 가속보단 핸들링이 두드러진다. 이런 차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하는 건 난센스. CR-Z의 하체엔 군기가 바짝 들었다. 토션 빔으로 강하게 옥죈 뒷발은 이따금씩 테일 슬라이드마저 일으킨다. 인사이트와 비슷한 감각인데, 성능의 차이만큼 자극의 수위도 한층 높다. 반면 시빅 하이브리드는 뒤 서스펜션을 더블위시본에서 멀티링크로 바꿔 보다 나긋해졌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CR-Z는 인사이트의 2도어 쿠페 버전이다. 이런 맥락에서 CR-Z 승차감은 훌륭하다. 인사이트처럼 ‘텅텅’ 울리지 않고 얄팍하지도 않다. CR-Z는 하이브리드카다. 연장선상에서 CR-Z는 여느 하이브리드카처럼 무거워 답답한 기색이 없다. 가볍고 경쾌하며, 야무지고 찰밥처럼 알차다. 운전 재미를 느껴본답시고 욕심 내지 않는 한 운전도 무척 편하고 쾌적하다. 기쁘다. 마침내 이 차의 장점 하나를 찾아냈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생각보다 가탈거린다. 차체가 작기에 경쾌할 거라는 건 짐작했다. 하나 예상보다 더 노골적이다. 무던한 성격은 아니다. 노면에 따라 좌석을 콕콕 쑤신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덜컥, 차만큼이나 마음도 움찔한다. 첫 번째 충격은 무난한 편이지만 후속 충격이 꽤 적나라하다. 조금 과격하게 넘으면 뒷목이 찌릿, 할 때도 있다. 점잖은 하이브리드카라면 이해한다. 쿠페형 하이브리드카를 표방하기에 아쉬울 따름이다. ★★☆

4. 디자인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혼다는 괴짜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그들의 하이브리드카만 봐도 알 수 있다. 연비 신기록엔 당최 관심이 없다. “부담 없이 사서 위화감 없이 몰 수 있는 차가 장땡”이라고 주장한다. 인사이트가 좋은 예다. 흥행은 기대만 못했다. 그러나 혼다는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다. 이번엔 CR-Z를 앞세워 ‘못생기고 지루한 차=하이브리드카’의 편견 깨기에 나섰다. CR-Z의 외모가 좋을 수도 싫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담하고 날렵한 스포츠 쿠페일 뿐, 하이브리드카를 암시할 단서는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다.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태생부터 별난 하이브리드카는 생김새도 별나고 CR-Z는 그중 별나다. 화살촉을 거대하게 부풀린 듯한 실루엣은 바람을 가르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2인승 쿠페의 날렵하고 매끈한 실루엣은 온데간데없고 가분수 얼굴에 꽁지 잘린 엉덩이만 덩그러니 놓였다. 마음을 후하게 써서 귀엽게 봐줄지언정 예쁘게 봐주긴 어려운 별나디별난 디자인이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마침 붉은색 차량을 탔다. 첫인상은 작은 불덩이 같다. 너울지는 불길이 옆구리 위아래로 퍼지는 유선형이 돋보인다. 특히 뒤가 툭, 잘려 질주하는 불덩이를 아이콘으로 표현한 느낌이다. 다소 만화적이라 꽤 친근감 있다. 반면 앞모습은 무난하다. 쿠페라고 강조하듯 날렵하긴 하다. 그럼에도 파격적이진 않다. 적당히 날카로우면서, 적당히 두루뭉술하다고 할까. 분명 잘생겼지만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후면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 독특하다. 뒤로 이동한 선루프와 뒷유리가 이어져 신선하다. ★★★☆

5. 인테리어
+ 김기범(자동차 저널리스트) 혼다는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성장해온 브랜드다. 그들의 가치관과 감각, 경제 능력에 딱 맞는 차를 만드는 데 도가 텄다. 현란한 디스플레이, 난해한 조형 감각, 검소한 소재의 ‘삼합’은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CR-Z는 외모처럼 실내 역시 쩨쩨하게 실용성에 목매지 않았다. 멋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시켰다. A필러를 납작 눕혀 승하차 편의성이 떨어진다. 긴장감 물씬한 뒤태를 위해 뒷좌석도 없앴다. 쓰임새를 운전자의 재량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제한했다. 혼다의 메시지는 명징하다.
“하이브리드카라고 쫄지 말고 그냥 즐기세요.” ★★★☆
+ 김형준(<모터 트렌드> 기자) CR-Z 인테리어는 소형차답다. 값비싼 소재는 지양했고 발랄한 분위기가 물씬하며 알맞게 실용적이다. 하지만 한 세대 전의 소형 혼다보다 나을 게 없다. 계기반 구성과 장치, 내장재 소재 등 무엇 하나 발전했다는 느낌이 없다. 위로해줄 말은 이것뿐이다.
“소형차니까 괜찮아….”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간결하다. 이 칼럼을 자주 본 독자라면 알아차렸을 테다. 에디터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가 말끔한 게 좋다. 복잡하면 누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CR-Z는 버튼을 최소한으로 배치해 시원하다. 게다가 버튼마다 직관적인 아이콘을 그려놓아 바로 기능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주행 모드를 버튼 세 개로 마무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기반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태코미터 가운데 원의 색이 달라진다. 에코는 초록, 노멀은 파랑, 스포츠는 빨강이다. 시각적 효과가 있어
(사소하지만) 운전할 때 더 즐겁다. CR-Z가 젊은 차라는 걸 대변한다. ★★★★

`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두 명의 남자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한 명의 남자가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의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Credit Info

월간 아레나 구독신청

디지털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