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THE GREEN MAZE

보테가 베네타가 표현하는 동시대적인 미로.

UpdatedOn November 06,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1/thumb/49506-471393-sample.jpg

 

 

대니얼 리가 보테가 베네타의 수장으로 부임한 지 올해로 꼬박 3년째. 35세의 젊고 유능한 영국인은 브랜드의 모든 것을 바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하우스의 명맥은 유지하면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를테면 브랜드의 유산인 인트레치아토 패턴의 볼륨을 대담하게 키우거나 축소하고, 과감한 색상을 컬렉션 곳곳에 녹이며 도발적인 캠페인을 전개한 것. 이뿐만이 아니다. 브랜드의 강력한 홍보 및 소통 수단인 SNS를 없애고, 디지털 매거진 ‘이슈(Issue) 시리즈’를 발간 중이다. 1년에 4번 저널을 발행할 예정인데, 눈 시린 캠페인 사진뿐 아니라 3D 작업, 아트 비주얼, 짧은 영상 등 다채로운 플랫폼을 다룬다. 최근에는 <이슈 03(Issue 03)>이 발간됐으며, 한국 아티스트 이광호 작가와 정그림 작가의 작품이 <이슈 02(Issue 02)>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대니얼 리가 보테가 베네타에 안착시킨 새로운 DNA이며, 성공적으로 통했다.

그래서일까? 보테가 베네타가 만들면 무언가 새로워 보인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아트 인스톨레이션 ‘더 메이즈(THE MAZE)’ 역시 그들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개 패션 브랜드의 행사 및 설치물은 브랜드의 키 아이템인 신발과 가방 등을 보여주기 마련. 하지만 이번에도 보테가 베네타의 행보는 남달랐다. 어떠한 쇼피스 없이 시그너처인 트라이앵글과 초록색을 콘셉트로 삼은 미로 형태의 설치물만 만든 것. 그랜드 하얏트 서울 외부 주차 공간에 설치된 전체 크기 16m의 거대한 미로를 통해 일상에서 즐거움을 공유하며, 예상치 못한 의외의 장소에서 보테가 베네타의 유머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느껴보도록 의도한 거라고. 겹겹이 쌓인 그린색 메시 월의 낮과 밤은 사뭇 대조적인 얼굴을 띤다. 트라이앵글 미로의 중심에는 살롱 02(SALON 02)에서 선보인 시어링 퍼를 연상시키는 숨겨진 공간이 위치했다. 불현듯 나타난 혼돈 속 미로를 체험하며 잠시나마 어려운 현실을 잊을 수 있는 경험.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자신들의 유머와 자신감을 뽐내는 캠페인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3 / 10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CREDIT INFO

EDITOR 김성지

2021년 11월호

MOST POPULAR

  • 1
    천공 술집
  • 2
    뱅앤울룹슨의 뉴 이어폰
  • 3
    우주소녀의 새 출발
  • 4
    NCT 정우, 살며 알아야 할 것들
  • 5
    칸 영화제에 다녀왔다, 일 말고 휴가로

RELATED STORIES

  • FASHION

    발렌시아가의 러버 슈즈

    예상을 깬 흥미로운 러버 슈즈의 등장.

  • FASHION

    6가지 브랜드 카드 지갑

    뒷주머니에서 작고 얇은 카드 지갑을 무심하게 꺼내는 찰나.

  • FASHION

    Toy Shoes

    알록달록 장난감 같은 여름 신발.

  • FASHION

    Tribal Jewelry

    램쉐클, 부족들의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다

  • FASHION

    바다를 담은 향수

    너르고 휘황한 바다의 잔향을 담았다.

MORE FROM ARENA

  • REPORTS

    리소그래프의 세계

    몇 년 새, 서울의 창작자들이 즐겨 쓰기 시작한 인쇄 방식이 있다. 자동화된 스텐실 인쇄라 불리는 리소그래프 인쇄다. Editor 이경진

  • FASHION

    The Red

    아름답고도 야릇한 ‘빨강’의 이미지.

  • REPORTS

    블랙홀의 저편

    유지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배우다. 그날만큼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 FASHION

    오후 한때

    헐렁헐렁 편안한 옷가지만 가볍게 걸친 채 한없이 늘어지고 싶은 느슨한 시간.

  • INTERVIEW

    나쁠 게 뭐 있어?

    제이미와 이영지. 빛나는 재능과 야심, 에너지, 누구든 웃길 수 있고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눌러앉는 ‘인싸력’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두 젊은 뮤지션이 만났다. 시시콜콜 온갖 주제로 서로를 파헤친 크로스 인터뷰.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