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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rector`s cut

3월 개봉하는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은 제1차 걸프전에 관한 영화이며, 미국이 결코 만들고 싶어 하지 않은 영화다. <아메리칸 뷰티>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감독 샘 멘데스가 직접 밝히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레나>가 독점 공개한다.

UpdatedOn February 20, 2006

↑ 당신의 눈을 믿지 마라

“이 장면에서 진짜 사막은 지평선의 중간쯤에서 끝납니다. 모든 것은 시각 효과죠. 우리는 해당 장면에 사용하기 위해, 실제 유전의 화염을 다양한 각도로 찍었고, 인더스트리얼 라이트&매직(조지 루카스의 회사)에서 그 위에 시각 효과 처리를 더해 완성했습니다. 제 주문은 단순했습니다. 모든 시각 효과는 영화와 자연스럽게 융화될 것, 그리고 초점은 약간 흐리게 할 것. 각 장면에서 그 부분이 가장 시선을 끄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영화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을 본 뒤,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적어도, 샘 멘데스가 당신으로 하여금 무슨 생각을 하기 원하는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앤서니 스워포드의 걸프전 참전 해병 대원 회고록을 멋지게 각색해낸 이 작품은 명백한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제이크 질렌할이 분한 ‘스워프’는, 맨주먹과 분노, 자유를 향한 집념만으로 이슬람 자살 폭탄 테러범을 열네 명씩 검거하는 열혈 히어로가 아니다. 또한, 이것은 올리버 스톤 스타일의 반전 영화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제이미 폭스와 피터 사스가드도 함께 출연한―는 미국 공개 후, 자신들의 가혹한 사막 전쟁을 감히 논한 영국 감독에게 분노한 비평가로부터 매우 신랄한 평을 받았다.

멘데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9·11 테러 이후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큰 전쟁 영화는 누군가를 빈 라덴의 벙커에 침입시켜 그의 목을 조르게 만드는 영화일 겁니다. 그러나 현재 저는 이라크에 관해서, 우리는 그때 그곳에 가지 말아야 했고, 지금도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쟁은 모두 미친 짓이다’ 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강했죠. 하지만 저는 흑백 논리가 담긴 영화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은 전쟁에서 인간이 겪는 사건과 상황을 총체적으로 고찰하는 영화입니다. 이것은 회색 지대를 다루는 매우 유럽적인 영화죠. 하지만 미국은 이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한 답과 복수니까요.”

지금부터 촬영장의 독점 스틸 컷과 함께 샘 멘데스 감독의 제작 일지를 공개한다.

 

← 고독한 비행

“이 영화 촬영에 관해서 제가 기억하는 것은, 늘 5백여 명의 스태프가 함께 있었는데도 어떤 의미에서는 늘 고독했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감독하는 데 대한 압박감이 많은 감독을 그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이 사진을 보니, 혼자 조용한 사막 한 구석으로 가서 ‘지금 내게 남은 시간은 세 시간. 그동안 여덟 컷을 찍어야 하는데, 다섯 컷만 찍으면 날이 저물 것 같군. 젠장, 대체 이걸 어쩌면 좋지?’ 하고 생각하던 일이 떠오르는군요.”

 

← 폭발적인 배우 피터 사스가드

“이것은 피터 사스가드의 최고 명장면, 그의 캐릭터가 폭발하는 장면입니다. 촬영 기간 내내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마침내 폭발시킬 수 있다는 데서 느낀 안도감이 기억나는군요. 그는 이 장면을 단 두 번 만에 성공시켰고, 저는 문자 그대로 전율했습니다. 그는 실로 대단한 배우입니다.”

 

← 배우 제이미 폭스의 숨겨진 힘

“제이미 폭스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는 한창 촬영을 하던 중, 영화 <레이> 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만, 다음 날 곧바로 돌아와 만반의 태세로 촬영에 임했죠. 그는 그 수상과 관련해 요란스레 떠들지 않았고, 바로 그런 태도 때문에 많은 스태프가 그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 낯선 이라크의 도시

“저는 여기서 이 영화 중 유일하게 현재의 이라크를 담고 있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사방이 트인 사막에서 몇 주간을 보내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 갑자기 이 도시적 풍경을 대하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리고 최신 무기와 군복을 다루면서 숙연해졌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쟁은 우리가 다룬 전쟁보다 더 무섭습니다. 제 생각에 이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점은 적이 적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적은 너무 평범하게 길모퉁이에 서서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있는 시민이니까요.”

 

← 모든 것은 조명의 힘

“마치 <미지와의 조우>의 한 장면 같지 않습니까? 놀랍게도, 모든 야간 사막 장면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실내에서 촬영했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은 새벽녘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었죠. 뒤쪽에 보이는 주황색 불빛은 후반 작업 때 유전의 화염으로 대체할 표시등이고, 앞쪽에 있는 인물이 바로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로, 이 조명을 고안해낸 장본인입니다.”

 

← 평범한 풋볼 경기?

“이 장면은 영화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해병들에게 주어진 기막힌 임무는 50℃의 폭염에서 풋볼 경기를 함으로써 핵·생물학 무기 방호 장비의 효용성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TV 취재 스태프를 위해서….”

 

← 지옥을 재현하다

“지옥의 풍경. 저 멀리 보이는 화염은 진짜입니다. 우리는 당밀을 포함한 유독성 화합물을 오일로 사용했는데 매우 역겨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크루드 오일은 아니었죠. 미국의 소방관들은 2년에 걸쳐 그 화염을 진화했다고 하는데, 그중 몇몇은 높이가 120m에 달했다고 합니다. 만일 그것을 그대로 방치했으면 1백 년도 넘게 계속 불타올랐을 거라고 하더군요.”

 

← 암흑의 심장부

“제가 찍은 장면 중 가장 괴로운 장면입니다. 악명 높은 ‘죽음의 고속도로’를 재현하기 위해 우리는 남부 캘리포니아 사막의 거의 400m에 달하는 구간에 불에 탄 시체와 자동차를 배치해야 했죠. 이것은 바로 쿠웨이트 시 외곽의 메인 고속도로를 재현한 것입니다. 이곳은 1991년 초, 미 공군에 의해 약 72시간에 걸쳐 무자비하게 폭격당했습니다. 그들은 고속도로 양끝을 폭격해 끔찍한 교통 정체를 야기했고, 그 후 네이팜탄으로 초토화했지요. 많은 사람이 차 안에서 산 채로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 영화는 대체적으로 매우 소란스럽게 진행됐지만, 이날은 거의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 고조되는 긴장감

“카진스키 대령으로 분한 크리스 쿠퍼가 해병 대원들에게 그들의 임무를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이날은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소형 비행장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뒤에서 실제 해병 대원들이 이라크로 향하는 수송기에 보급 물자를 싣고 있더군요. 더 실감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여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대신 많은 남자가 있습니다. 하루 평균 5백 명. 때문에 사방에 테스토스테론이 충만했고, 그로 인해 열기가 달아오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열을 내고, 의견 충돌이 발생합니다. 보통 저는 그 열기를 모두 끌어내고자 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내버려두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것이 스크린상에서 깨끗이 끝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 제이크 질레한과 낙하산 조명탄 신

“이 영화는 앤서니 스워포드의 회고록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몇몇 장면은 각본가 윌리엄 브로일스 주니어와 제가 만든 것입니다. 이 장면은 보초를 서던 중 잠이 든 해병 대원이 실수로 낙하산 조명탄 박스를 건드려 부대 전체가 적의 기습을 받은 걸로 착각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장면입니다. 여기서는 제이크가 엄청 노력해서 만든 근육질 몸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새 영화를 찍고 있는데, 촬영 첫날 감독은 그에게 한쪽 팔에서 5kg씩 감량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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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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