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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를 찾는 모험

‘조이’라는 이름이 낯설었던 열아홉 살 박수영은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강한 건 무엇인지, 기쁨이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됐다. 무성한 숲처럼 깊어진 조이라는 세계.

UpdatedOn October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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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재킷·스커트·니트 톱·니트 타이츠·가죽 슈즈 모두 프라다, 우드 진주 드롭 이어링은 제이로브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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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생일을 맞았어요. 스물다섯 살, 어떤 나이인가요?
“저 스물다섯 살이에요” 하면 너무 어리지도 많지도 않은 딱 좋은 나이라고들 해요. 제 생각도 그래요. 어릴 때보다 지금 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요.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갓 데뷔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조이는 미성년자였죠.
어릴 때 데뷔하니, 주변에서 제 인생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당시 저는 그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신경을 쏟았죠. 저만의 기준이 없으니 항상 휩쓸렸어요. 내가 맞게 가고 있는 건가, 늘 의문이 들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그런 말 사이에 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지금은 좀 편해졌죠.

어떤 과정을 거쳐 자기만의 기준을 찾았나요?
작년까지는 쉬는 날 없이 계속 일만 했어요. 그러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필연적으로 빈 시간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제가 하루 일정을 스스로 짜지 못하더라고요. 항상 매니저 분들이 일정을 짜주셨으니까. 그 사실에 충격받고,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고 생각했어요. 운전면허도 따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저만의 작업실도 만들었죠. 음악 작업도 하고 대본도 소리 내 읽는 오롯한 제 공간이에요. 벽지부터 시작해서 가구, 작업용 PC까지 하나하나 발품 팔아 채웠어요. 제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생기면서 더 자신감이 붙었죠.

조이 하면 싱그럽게 웃는 얼굴이 떠올라요. 밝고 명랑한 사람일 것 같고요.
다들 그렇게 말하세요. 제가 꿈꿔왔던 모습이고 저 자신에게 바라는 모습이어서 ‘잘하고 있어, 잘 컨트롤하고 있어’라고 스스로 칭찬해줘요. 그런데 사실 저, 보기보다 되게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조용해요.

예능이나 무대에선 대담하고 시원시원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의외네요.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잖아요. 제겐 다른 이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신경 쓰는 기질이 있어서, 누군가와 상처를 주고받느니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선호해요. 하지만 카메라가 켜질 때는 달라져요. 내 모든 걸 바쳐서 이 방송을 해야 한다. 내가 여기 온 만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몰입해 텐션을 높이죠. 승부사 기질이 있어요.

언제 그런 욕심이 생겨요? 나 이거 잘 해내고 싶다.
여기서 제대로 해야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촉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앞뒤 안 보고 그것만 보고 달려요. 평소에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준비하고 있잖아요. 그럼 그 기간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데, 제게 보상은 그 기회를 잡아서 해냈을 때예요. 그래서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고 엄청 집중하죠.

야심이 있군요.
저는 실용적인 사람이라, 취미도 일에 도움이 될 것만 하고 싶어요. 노래를 찾아 듣고, 대본을 찾아 읽거나, 어릴 때 이해하지 못한 영화들을 다시 찾아 보곤 하죠. 최근엔 <괜찮아 사랑이야> 대본을 읽기 시작했어요. 대본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보면 과연 어떻게 연출하고 표현했을지 상상력이 쌓이잖아요. 그렇게 공부가 되는 거예요. 연기도 더 하고 싶어요. 더 공부하고, 저 자신을 단련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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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코튼 원피스·검은색 하네스 벨트 모두 알렉산더 맥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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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포인트 커스텀 롱 드레스 로브드×스타일리스트 박정아 콜라보레이션 제품.

어떤 배역을 연기하고 싶은데요?
그동안 착한 역할만 맡아와서, 작품에서만큼은 나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람이 정말 솔직해지면 어떤 면에서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나쁘다는 건 사회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벗어난 걸 뜻하는 건 아녜요. 단지 자기 욕망에 솔직한 사람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조이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구인 것 같아요?
에리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가기 위해 노력하고, 그걸 위해선 자신의 것도 포기할 줄 알죠. 인생을 다채롭게 사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의 도움 없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세계에 스스로를 던지죠.

인어공주가 동시대에 태어났으면 문화생태학자가 되어 인류를 연구했을 거라고 하죠. 조이도 살던 곳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자신을 던진 적 있나요?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한 게 도전이었어요. 절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 갓난아이처럼 무지한 상태로 회사에 들어왔거든요. 어린 시절 전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어린이여서, 주변에서 제게 선생님을 하면 딱 좋겠다고들 했거든요. 그런 제가 가수가 된다고 했을 때 어땠겠어요? 다 반대했죠. 제 성격에 못한다고. 그래도 전 확신이 있었어요.

 

“어떤 말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어릴 때보다 지금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지금 제일 행복해요.”

 

내성적인 모범생이 어떻게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가요?
조용한 아이였지만 원래 노래를 좋아했어요. 친구들이 수학여행 장기자랑 연습하는 걸 보는데,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신청 마감 직전에 등록했어요. 순간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지, 무서웠지만 어떤 촉이 왔죠. 무대에 나가 몇 학년 몇 반 누구라고 소개하잖아요. 제 이름이 불렸을 때 다들 엄청 수군댔어요. 이런 걸 할 성격의 애가 아니었으니까. 수군대는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죠. 그렇게 한 소절을 불렀는데, 환호성이 터지는 거예요. 그때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됐어요. 친구들이 오디션을 보라고 부추겼죠. 집엔 경험 삼아 한번 해보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1분 자기 PR에선 “이런 점이 제 매력이고, 절 뽑으시면 후회 안 하실 거예요”라고 당돌하게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디션장을 나오면서는 덜덜 떨었지만, 한 방에 붙었죠. 이건 운명이다. 또 한 번 촉이 왔어요.

그렇게 완전히 다른 세계로.
네,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숙소 생활을 시작했죠. 사실 데뷔를 못할지도 모르는데, 곧잘 하던 공부도 손 놓고, 노래와 춤에만 집중했어요.

불안하진 않았어요?
어린 저는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었으니까 일단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던 거예요. 하지만 노래에 끌리는 제 자신을 깨닫고, 가수라는 길도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 길로 나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세 자매의 맏이죠. 장녀로서 책임감이 큰 편인가요?
엄청 강해요. 동생들이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 아낌 없이 보살펴주고, 하고 싶은 공부도 다 지원해주죠.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게 힘들어질 때, 옆에 든든한 제 편이 있어 외롭지 않아요. 그래서 전 본가에 가는 게 좋아요. 집에 가면 어릴 때 생각이 나잖아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제 이뤄놓은 게 있고, 가족이 잘 생활하는 걸 보면 ‘열심히 살았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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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폰 블라우스 H&M 스튜디오, 검은색 실크 슬리브리스 톱 헬무트 랭 by 육스, 하이 웨이스트 팬츠 로맨시크, 골드 이어링 펜디, 실크 롱 글러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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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내면에 타오르는 불이 있네요.
네. 저, 팀원들 사이에서 완전 열정가로 불려요.

당신이 무대 위에 서거나 화보를 찍을 때, ‘나는 지금 아름답고 충만해’라는 힘이 발산되는 것 같아요. 그 에너지 때문에 홀리듯 보게 된달까요.
하하하. 스스로 마법을 걸고 있는 거예요. 제가 어떻게 보일지 불안하다는 감정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관객에게도, 카메라에도 다 보이거든요. 그래서 무대 위나 촬영할 때만큼은 자기 세뇌를 해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렇게 잠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거죠. 씻고 나서 거울 보며 로션을 바를 때면, 제 결점이 진짜 많이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다 미워하면 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어져요. 그래서 계속 스스로를 칭찬해주죠.

 

“스스로가 미울 때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하려 노력해요.
그래야 절 지킬 수 있고요.”

 

결점이 없어 보이는데도 그런 생각을 하나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미인형이 있잖아요. 처음엔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스타일리스트, 주변 스태프 분들과 친해지며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엔 이런 아름다움도 있구나, 미엔 획일화된 기준이 없구나, 깨달았죠. 기준을 없애고 나니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없더라고요. 저마다의 매력이 있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나만의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운동, 공부예요. 평소에 어떤 걸 공부하고, 어떤 운동해서 제 자신을 단련하느냐에 달려 있더라고요.

마법을 걸고 무대에 오른 조이는 어떤 상태인가요?
우리 노래의 가사를 계속 생각해요. 레드벨벳 노래 속 화자들은 대부분 부끄러움 없이 자신만만해요. 모든 친구들이 어릴 때 꿈꿨을 법한 이상적인 인물이죠. 이성 관계에 있어서도 강해요. “네가 나 안 좋아해도 나는 좋아할 거야” 뭐 이런 식이죠. 평소 제 성격은 그러지 못한데, 무대에서만큼은 노래와 가사 덕분에 정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예요.

상반기엔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가 히트를 쳤죠. 옥구슬 같은 목소리가 조이의 보컬이라는 걸 알고 새삼 놀랐어요.
사실 제가 OST를 부를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저희 팀에 노래 잘하는 언니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침 음악감독님도 저를 딱 집어서 노래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신 거예요. 너무 감사한 기회였죠. 부르는 것 자체로 즐거웠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신 거예요. 저희 팬 분들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도 저한테 잘 듣고 있다고 해주시니 얼떨떨했어요.

욕심이 더 나지는 않던가요? 이런 노래를 더 하고 싶다든지.
항상 많죠, 욕심은.

원래는 성대가 약한 편이었는데 보컬 트레이닝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연습생 때나 데뷔 초에는 답을, 보컬의 정석을 찾으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했어요. 지금 소리의 길이 잘 나오고 있나? 성대가 제대로 접지되어 있나? 호흡 양은 이 정도가 괜찮나? 원래 전 가사에 심취해서 부르는 사람인데, 노래가 문학에서 수학으로 바뀐 거죠. 저 수학 진짜 못하거든요. 한때 문제가 생겼었어요. 가성을 잃어버렸죠. 목 근육에 힘을 줘야만 성대가 접지되는 상태가 된 거예요. 이게 무슨 가수인가 싶은 좌절감도 들고, 참 많이 속상했죠. 그때부터 노래의 답을 찾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제 작업실을 만들고 다양한 노래들을 들어보면서 알게 됐죠. 보컬엔 답이 없다는 것. 요즘엔 제 음색을 활용해 여러 소리를 내보려 연구 중이에요. 작곡가 친구가 제게 트랙을 보내주면, 저는 톱 라인을 얹어서 친구에게 다시 보내죠. 그럼 코러스도 만들어보자면서 놀 듯이 여러 곡을 작업하고 있어요.

레드벨벳의 ‘Kingdom Come’ ‘Automatic’ 같은 딥한 곡을 조이의 목소리로 더 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곡을 부를 때 무척 매력적이거든요.
저도 그런 곡을 부를 때 더 편안해요. 밝은 노래는 모든 걸 끌어올려야 하거든요. 텐션부터 제 입꼬리까지 한껏. 하하. 재지한 사운드와 딥한 R&B를 정말 좋아해요. 시티팝도 좋아하고. 얼터너티브한 밴드들을 좋아하는데, ‘롤로 주아이’, ‘Men I Trust’가 요즘 제 플레이리스트예요. 아련한 청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곡이죠. 그런 기억이 없어도, 기억을 꺼내는 듯한 사운드와 보컬이 좋아요. 진짜 좋은 노래는 개인적 가사를 담아도 사람들이 각자 마음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애절한 트로트도 불러보고 싶다면서요?
어릴 때부터 트로트를 되게 좋아했어요. 심수봉 선생님 노래는 들을 때마다 항상 마음이 울리죠. 흥뿐 아니라, 슬픔과 절절함이 배어 있는 장르니까요

조이에게는 어떤 슬픔이 있어요?
어둡고 슬픈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아예 그 감정을 안 꺼내려는 사람이 있겠지만, 전 그런 감정 또한 멋진 작품을 만드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감정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힘이죠. 보통은 나쁜 기억은 어떻게든 잊으려 하니까요.
어쩌면 조금 자학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감정을 온전하게 제 감정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요. 받아들이고 쌓아놓죠. 이런 아카이브가 많아지면 노래나 연기를 할 때 제 안에 책꽂이가 있는 것처럼 꺼내 쓸 수 있는 거예요.

조이의 인스타그램 아이디 ‘imyour_joy’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요. ‘난 너의 기쁨이야.’
예전에 미주 투어를 다닐 때,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영어를 잘 못해서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준비한 멘트가 “You’re my joy” 그리고 “I’m your joy!”였죠. 괜찮은데? 싶어서 아이디로 지었어요. 연예인을 한 이유도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공감과 영감을 주고 싶어서니까요.

롱 드레스 지방시, 골드 컬러 롱 드롭 이어링 펜디, 네크리스·브레이슬릿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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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라는 활동명과 꼭 맞네요.
사실 처음엔 별로 안 좋아했어요. 하하. 어릴 땐 그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였거든요. 교회에서 맨날 조용히 피아노만 치던 애가 갑자기 쾌활하게 여기저기 “안녕하세요!” 하고 다닐 수는 없는 거죠. 괜한 관심받는 걸 싫어하는 애였어요. 연습생을 하면서도 얌전한 막내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더라고요. 웃을 겨를도 없었죠. 그 시간에 연습을 해야지. 그래서 표정에 웃음기가 없었나 봐요. 저를 뽑아 키워주신 트레이닝 팀 언니가 인사하면서 웃는 것부터 연습하라고 했어요. 첫날은 입꼬리가 잘 안 올라갔지만, 그래도 웃으며 “안녕하세요!” 했더니 그 언니가 “오늘 너무 예쁘게 잘 웃어줘서 고마워”라고 하는 거예요. 한 번 웃었을 뿐인데. 뿌듯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웃으며 생활했죠. 데뷔하고 나서는 더 많이 웃게 됐고요. 결국 이 이름을 좋아하게 됐어요.

조이는 언제 진심으로 웃어요?
오늘처럼 일하며 서로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할 때. 새삼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고마운 마음을 느낄 때. 서로 웃으며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주고받을 때 진짜 행복하더라고요. 그리고 힘든 일이 있는데 무너지지 않고 이겨냈을 때 기뻐요. 제 자신을 지켜냈다는 느낌이 들 때요.

조이에게 노래는 뭔가요?
제 가장 친한 친구.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나오는 게 노래예요. 늘 제 곁에 있었어요.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너무 기쁠 때 옆에 있어준 것도, 마음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노래예요.

조이는 자신을 사랑하나요?
네. 저는 열심히 살았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스스로가 미울 때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하려 노력해요. 그래야 절 지킬 수 있고요.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요?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생겨야죠. 힘이 생기려면, 힘들어도 결국 절 괴롭히는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면 절 지킬 수 없거든요. 하기 싫어도 몸을 일으켜서 운동을 하러 가고, 연습을 하고, 일을 하고, 하루하루 루틴대로 열심히 사는 게 쌓이다 보면 어느새 힘이 생겨요.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결과물이 좋지 않더라도 담담해질 수 있어요.

운동과 루틴이 중요하군요.
운동 전후로 에너지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코어 근육이 생기고, 바닥에 서 있을 때도 지상에 뿌리박힌 듯한 느낌이 들어요. 뭔가를 해낸다는 뿌듯함에 계속하고 있어요.

조이의 가장 큰 욕망은?
진짜 제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드는 것.

조이에게 자유란 뭔가요?
스스로 자기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갓 데뷔하는 친구들 보면, 대단하면서도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어린 나이에 매일매일 웃으면서 활동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숨기고 감내하는 마음이 있을 거예요. 저도 겪은 시절이라 잘 알잖아요. 어릴 때는 웃어야 한다는 강박에 삐딱해져서 안 웃은 적도 있었죠. 왜 나는 맨날 웃어야 돼? 나도 사람인데, 싶어서. 하지만 경험인 지금은, 무대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일을 즐기면서 이젠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와요.

그렇다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조언은 무슨, 오히려 제가 배워야 해요.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은 제가 더 배워야 하고, 저는 그냥, 멋있고 예쁘고 아주 잘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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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예지
PHOTOHRAPHY 소피아 강
STYLIST 박정아
HAIR 순이(청담 순수 본점)
MAKK-UP 서은영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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