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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현대 벨로스터 N DCT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June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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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DAI Veloster N DCT

전장 4,265mm 전폭 1,810mm 전고 1,395mm 축거 2,650mm 엔진 N 전용 2.0T-GDi 배기량 2,151cc 최고출력 275hp 최대토크 36.0kg·m 변속기 8단 DCT 구동방식 전륜구동 복합연비 10.2km/L 가격 3천3백94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수동보다 짜릿한 자동
‘편하면서 짜릿한 것 없을까?’ 했는데, 드디어 나왔다. 수동변속기만 있었던 벨로스터 N에 자동변속기 모델이 추가된 것. 그냥 자동변속기가 아니다. 클러치 두 개를 번갈아 변속하는 특제 변속기로, 한계 성능을 높이기 위해 오일을 넣은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다. 그런데 그냥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아니다. 주행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 프로 레이서처럼 알아서 변속해주는 기능까지 더한 마술 변속기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일부러 거칠게 변속하면서 엉덩이를 툭툭 때리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아무 생각 없이 서킷에 들어가도 변속 하나만큼은 레이서 수준으로 갖고 놀 수 있는 차다. 자동으로 변속만 해주는 자동변속기가 아니라, 느낌까지 자동으로 맞춰주는 진짜 자동변속기인 셈이다. 현대자동차가 이런 변속기를 벌써 만들어냈다는 게 내심 뿌듯하면서, 현대자동차를 이미 5대나 소유했었다는 게 괜히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

이런 변속 처음이야
시승 행사는 벨로스터 5~6대가 줄지어 서킷을 달리는데, 인스트럭터가 슬슬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시속 200km를 넘기 시작했다. 용인 서킷에서 200 넘게 찍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찰나에 손으로 뺨을 때리며 정신을 차렸다. 바로 감속했더니, RPM 미터가 춤을 추면서 ‘다운시프트’했다. 프로 레이서가 변속하는 것처럼 ‘부우웅, 부우웅’ 하면서 2단까지 내려간 것이다. 앞차와 바짝 붙이기 위해 N 버튼을 눌렀더니 RPM이 붉은 영역 쪽으로 바짝 치솟았다. 풀 액셀했더니 바로 엉덩이를 툭 치면서 거칠게 변속한다. 클러치를 밟지 않고, ‘콱! 콱!’ 변속하는 느낌으로, 레이서들이 경주 때 이런 식으로 변속하면서 속도를 바짝 올린다고 한다. 그래도 앞차에 붙지 못할 때는 ‘N 그린 시프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중간에 들어간 ‘그린’은 ‘녹색, 친환경’의 뜻이 아니다. ‘활짝 웃다’라는 뜻의 ‘Grin’으로, 벨로스터 N의 성능에 반해 활짝 웃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N 그린 시프트(NGS)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토크를 살짝 울려서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

현대자동차는 잘 달린다
유럽 고성능 차를 시승하면서 ‘우리나라는 언제 이런 차 나오나’ 했던 게 불과 5년 전이다. 이렇게 단시간에, 이렇게 잘나가는 핫 해치가 나올 줄은 몰랐다. ‘처음 선보인 고성능 차치고는 잘 만든 수준’이 아니다. 골프 GTI 등의 경쟁자보다 우월한 수준에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버튼 하나로 20초간 고성능을 뽑아 쓰는 NGS 기능 같은 건 1억을 호가하는 스포츠카나 갖춘다. 툭툭 충격을 주며 변속하는 것도 2리터급 핫 해치에선 못 보던 기능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현대자동차가 너무 빠르게 좋아졌다. 세 계단씩 성큼성큼 뛰어 올라가는 것 같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요즈음 전기차로 갈아타기 바빠서 ‘고성능’엔 손을 못 대고 있다. 기존의 고성능 차들도 친환경에 밀려 물 탄 것마냥 심심해지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만 눈 동그랗게 뜨고 맹렬하게 달리고 있다. 벨로스터 N에 이어 나올 다른 고성능 차들도 잔뜩 기대하게 만든다. 이렇게 짜릿한 차를 선보이면서 친환경 전기차도 우등생급으로 만들고 있는 회사는 별로 없다. 게다가 비행기까지 만든다고 하지 않았나? 현대자동차의 요즈음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긴 한데, 자칫 불안해 보이는 건, 내가 이상한 건가? ★★★

+FOR 제대로 달리고 싶은 분, 편하게 달리고 싶은 분도 ‘오케이’.
+AGAINST 현대자동차에 대한 안 좋은 추억, 쓰라린 기억 있는 분.

3 / 10

 

이진우 <모터 트렌드> 편집장

보편타당한 것은 재미없다고 여기는 못된 생각을 가진 자동차 저널리스트.

특별함 아닌 특이함
벨로스터는 특이한 차다. 뒷문이 하나다. 지구상에 이런 차는 벨로스터밖에 없다. 왜 운전석 쪽 뒷문이 없어야 할까?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불편한데, 이 차는 없다. 누군가 뒷문이 없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가부좌를 틀고 오랜 시간 경청할 의향이 있다. 불편함을 특별함으로 치장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특별함보다는 특이한 정도로만 이해될 뿐이다. 벨로스터 N은 그나마 특별함을 살짝 가미했다. 공력 성능을 위한 앞 스플리터와 뒤 디퓨저 그리고 윙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는 꽤 그럴듯하다. 휠하우스를 꽉 채우는 19인치 타이어와 휠 안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는 붉은색 캘리퍼도 이 차를 특별하게 만든다. ★★

버킷 시트의 가치
실내로 들어가면 벨로스터 N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허리뿐만 아니라 어깨까지 감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 시트가 이 차의 분위기를 한껏 특별하게 만든다. 버킷 시트가 무엇인가. 레이서가 중력을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몸을 차체에 옥죄는 장비다. 그 기능의 가치를 아는 이라면, 벨로스터 N이 고성능에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DCT가 있다. 잘 알다시피 그동안 벨로스터 N은 수동 모델밖에 없었다. 이 차의 성능을 오롯이 뽑아낼 수 있는 자동변속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습식 듀얼클러치 8단 변속기를 개발했다. 기어 노브 생김새는 20년 전 것 같지만, 그 안엔 듀얼클러치를 8단까지 다단화한 최신 기술이 들어갔다. ★★★★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
변속을 차가 알아서 해준다는 건 다른 것(조향과 가속, 감속 등)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8단 DCT는 내가 수동으로 변속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변속을 잘한다. 코너 앞에서 감속 시 아주 빠르게 시프트다운을 하고, 탈출 후에도 레드존 근처에서 빠르게 기어 단수를 올린다. 트랙 주행에선 최적화된 변속 패턴을 낸다. 이건 주행 중 세팅하는 게 아니라 변속기가 빠르게 학습하면서 변속 로직을 바꾸는 거다. 똑똑한 변속기가 아닐 수 없다. 가장 놀라운 기능은 N 그린 시프트(NGS)다. 운전대의 푸른색 버튼을 누르면 20초간 최대토크가 36.0에서 38.5kg·m로 변한다. 순간적으로 20마력 정도의 부스트가 생기는 셈인데, 숫자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체감상으론 훨씬 드라마틱하다. 몸이 버킷 시트에 파묻힐 정도로 가열하다. 변속기가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하게 반응하니 달리는 것에만 더욱 집중하게 된다. 더 빠르고 강하게 매질하는데 이 못생긴 차가 아주 잘 받아친다. 코너에선 노즈가 안쪽으로 쑥쑥 들어오고 슬라롬에선 뒤가 잘 따라오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조향과 구동을 동시에 하는 FF 특성상 핸들링이 텁텁할 수도 있는데, 자연스런 핸들링을 지닌 것도 장점이다. 벨로스터 N DCT는 수동보다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기까지 하다. 수동을 운전하지 못해 벨로스터 N을 구매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은 어서 빨리 전시장으로 달려가기 바란다. 이 차가 운전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줄 것이다. 더불어 수동의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즐거움을 탐닉했던 벨로스터 N 수동 운전자도 탐낼 만하다. 벨로스터 N DCT는 4기통 앞바퀴굴림 자동차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차다. ★★★★★

+FOR 매일매일 즐겁게 운전하고 싶다면.
+AGAINST 즐겁게 달리기 위해서는 허리 디스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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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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