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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itique

테슬라의 장점은 유효한가?

On May 24, 2019

긴 주행 거리, 우수한 퍼포먼스, 오토파일럿, 팔콘 윙도어 등 테슬라는 한동안 혁신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일까?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은 테슬라와 대등한 주행 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값도 더 저렴하다. 재규어, 포르쉐, 아우디, BMW, 벤츠 등 전통의 강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시장에 프로 선수들이 많아졌다. 테슬라가 우위를 점하던 과거와는 판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 테슬라의 매력은 유효할까?

EDITOR 조진혁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

사람들은 최초에 열광한다. 혁신의 문을 연 최초라면 더욱더 신뢰를 보낸다. 후발 주자가 성능이나 가격에서 우위를 보여도 사람들은 최초를 고집한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제품은 애플 아이폰이다. 아이폰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가성비 높은 제품이 수없이 나왔지만, 아이폰의 위상은 굳건하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다른 스마트폰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시초 격이자 선두를 달리는 독일 3사(벤츠, BMW, 아우디)도 후발 주자의 추월을 용납하지 않는다. 여러 신생 고급 브랜드가 도전장을 던졌지만, 여전히 그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평가만 받을 뿐이다.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분명히 독일 3사 차보다 한 수 위인데도, 사람들은 독일 3사 차에 더 끌린다.

요즘 전기차 시장에 튀는 스파크가 심상치 않다. 전기차는 한참 미래에나 보편화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현실로 다가온 듯하다. 전기차가 19세기 말에 등장했으니 역사는 오래지만 발전은 매우 더뎠다. 20세기 말 21세기 초에도 전기차 개발은 계속 이뤄졌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테슬라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급속히 바뀌었다. 전기차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여겼는데, 테슬라는 그 한계를 과감하게 무너뜨렸다. 전기차 주행 거리는 길어야 100km대였는데,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는 500km 이상 달렸다. 전기차는 가격과 실용성 때문에 대부분 대중적인 소형차였는데, 테슬라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떡하니 내놨다. 성능도 스포츠카 뺨칠 정도로 우수하다. 게다가 전자제품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했다. 혁신도 이런 혁신이 없었고, 테슬라는 전기차 혁신의 시초이자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당연히 테슬라에 열광했다.

테슬라 이후 자극받은 많은 업체가 테슬라 타도를 외치며 전기차 시장에 열중했다. 테슬라보다 싸고 주행 거리도 테슬라 수준에 이르는 차들도 여럿 나왔다. 그렇지만 럭셔리와 대중 차는 애초부터 비교 대상이 아니다. 판매량은 대중 차가 앞설지 몰라도 테슬라의 위상을 위협할 수는 없다. 혹시나 대중 차의 테슬라라 할 만한 차가 등장하면 모를까, 지금 당장 그런 차는 눈에 띄지 않는다. 테슬라와 동급이라고 할 수 있는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재규어 등이 내놓은 전기차는 맞상대할 만하다. 성능이나 주행 거리가 테슬라와 대등하고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그러나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는 분야가 다르다. 전기차 구역의 왕좌는 테슬라다. 날고 기는 독일 럭셔리 브랜드도 테슬라를 흉내 내는 후발 주자일 뿐이다. 처음부터 전기차로 시작해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와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전기차도 내놓는 업체는 본질부터 다르다. 전기차를 만드는 원리는 같아도 최종 결과물의 개념이나 감성은 차이가 크다. 여전히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오래도록 쌓아 올린 기반이 장점인 내연기관 업체들이 언젠가는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당분간, 최소 수년 동안은 아니다.

WORDS 임유신(<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선구자의 걸음

테슬라가 매력적인 건 15년간 그들이 보여준 선구자의 걸음을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가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동차의 고장 디트로이트가 아닌 실리콘밸리에 불현듯 나타나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터리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그에 못지않게 많은 돈이 드는 엔진과 섀시 개발에 여념이 없을 때, 테슬라는 2차 전지를 병렬로 연결해 주행 거리를 늘리고, 섀시는 제조사에서 사오는 방식을 취했다. 그렇게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방식에 수직의 파문을 가하며 1백30년 자동차 역사에 가장 큰 변혁을 일으켰다. 그 변혁의 발자취엔 ‘친환경’이라는 지금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키워드가 함께했다.

그렇게 테슬라가 처음 생산한 차가 고성능 로드스터였다. 테슬라가 판매량이 적은 로드스터를 가장 먼저 만든 이유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전기차 선구자인 테슬라가 성공하기 위해선 ‘힘없고 주행 거리가 짧으며 운전이 재미없다’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고쳐야 했고, 고성능 전기 로드스터로 선입견을 완전히 파괴하고 전기차를 ‘탈 만한 차’로 변화시켜야 했다. 그렇게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를 앞당겼다.전기차 프런티어 테슬라를 탄다는 것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앞선 테크놀로지를 가장 먼저 경험한다는 것이고,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행동이다. 당연히 테슬라는 매력적이고, 소비자는 그 매력을 쟁취하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테슬라를 샀다. 결과적으로 테슬라 판매량이 점점 더 높아졌다.

자동차를 처음 만든 메르세데스-벤츠,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한 애플은 지금도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다. 그들이 꾸준하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끌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을 지속해서 생산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도 벤츠와 애플처럼 상품성이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한다면 그 어떤 전기차 브랜드보다 매력적이고 사고 싶은 브랜드가 될 것이다.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해 테슬라는 1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각국의 전기차 지원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연방 보조금이 삭감됐다. 나는 테슬라가 모델 S처럼 매력적인 자동차를 계속 생산하길 희망한다. 철옹성과 같은 자동차 산업에 파문을 가하고 수십 년에서 백여 년간 자동차 산업에 군림해온 자동차 제조사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그들이 변화하도록 유도한 테슬라를 응원한다. 테슬라가 아니었다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들이 가장 잘하는 내연기관으로 계속 돈을 벌고자 했을 것이고, 어쩌면 전기차 시대는 요원했을지 모른다.

테슬라는 시대를 변화시키고 시간을 앞당긴 브랜드다. 지금은 힘들지만 버티고 버틴다면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도 테슬라는 초롱초롱 빛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WORDS 이진우(<모터트렌드> 편집장)​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임유신(〈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이진우(〈모터트렌드〉 편집장)

2019년 05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조진혁
WORDS
임유신(〈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이진우(〈모터트렌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