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The World News

호기심 가득한 지식인을 위한 방

영감에 마찰을 일으키는 문구와 사물로 빼곡한 문구점이 문을 열었다.

UpdatedOn December 28, 2018

/upload/arena/article/201812/thumb/40747-346147-sample.jpg

 

카운터에는 1900년대 초반에 부빙가 목재로 제작한 영국의 펍 카운터가 놓여 있다. 클래식한 멋이 유유히 흐르는 이 공간은 오르에르가 만든 문구점, 포인트오브뷰다. “문구란 창의적인 이야기와 지식을 창조하고 가공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펜, 고집하는 노트가 작업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이 됐습니다.”

포인트오브뷰는 흥미로운 창작 경험이나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감도 높은 프리미엄 문구들을 구비했다. 독일 라우샤에서 생산하는 유리 만년필, 접착력이 좋은 천연 아라비아 고무와 증류수로 만든 액체 풀 등의 희귀한 문구들, 햇빛에 의해 움직이는 오브제 등 서재 풍경을 환기하는 오브제들도 함께 얽혀 있다. 작업을 위한 문구뿐 아니라 응시할 수 있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오브제 역시 작업 공간을 구성하는 매력적인 도구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철학자 프로이트의 서재 풍경이 큰 영감이 되었어요. 그는 꿈과 무의식을 관찰하며 인간을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바꾼 인물 중 한 사람이죠. 프로이트의 책상 위에는 평생 동안 수집한 이집트와 그리스의 골동품, 진료 기록들이 놓여 있었어요. 벽에는 화가 달리의 목탄 드로잉이 걸렸고요. 인간에게 책상 위와 서재는 직접적인 창작 활동뿐 아니라 그 이외의 행위를 하는 장소인 거죠.”

상품 앞에는 곰곰이 고민하며 쓴 흔적이 역력한 큐레이션 카드를 놓아둔다. 큐레이션 카드를 읽으며 서성이다 보면, 문구류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시필지가 놓인 협탁을 발견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 시필지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 자락씩 꺼내 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8 2층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이수강

2018년 12월호

MOST POPULAR

  • 1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4
  • 2
    UNFAMILIAR SUIT
  • 3
    제네바에서 일어난 일
  • 4
    Under the Moonlight
  • 5
    가격대 별 '자토바이' 입문 가이드

RELATED STORIES

  • LIFE

    HAND IN HAND

    새카만 밤, 그의 곁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물건 둘.

  • INTERVIEW

    스튜디오 픽트는 호기심을 만든다

    스튜디오 픽트에겐 호기심이 주된 재료다. 할머니댁에서 보던 자개장, 이미 현대 생활과 멀어진 바로 그 ‘자개’를 해체해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공예를 탐구하고 실험적인 과정을 거쳐 현대적인 오브제를 만들고자 하는 두 작가의 호기심이 그 시작이었다.

  • INTERVIEW

    윤라희는 경계를 넘는다

    색색의 아크릴로 만든, 용도를 알지 못할 물건들. 윤라희는 조각도 설치도 도자도 그 무엇도 아닌 것들을 공예의 범주 밖에 있는 산업적인 재료로 완성한다.

  • FASHION

    EARLY SPRING

    어쩌다 하루는 벌써 봄 같기도 해서, 조금 이르게 봄옷을 꺼냈다.

  • INTERVIEW

    윤상혁은 충돌을 빚는다

    투박한 듯하지만 섬세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정교하다. 손이 가는 대로 흙을 빚는 것 같지만 어디서 멈춰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상반된 두 가지 심성이 충돌해 윤상혁의 작품이 된다.

MORE FROM ARENA

  • REPORTS

    오늘의 엄현경

    “요즘은 에그 샌드위치에 빠져 있어요.” 하나에 빠지면 죽어라 그것만 먹는 여자. 영화 <패자부활전>을 보고 기린 인형을 모으기 시작한 여자. 자신을 소녀보단 소년에 가깝다고 말하는 여자. 엄현경이 김병욱 사단의 새 멤버가 됐다.

  • FASHION

    LONG & LEAN

    길게, 더 가늘게. 롱 코트로 만든 극적인 실루엣.

  • LIFE

    셀프 케어

    2020년 내가 사는 도시에선 무엇이 유행할까. 베를린,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뉴욕, 방콕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 REPORTS

    삼인삼색

    세 남자가 시승한 이달의 주목할 차 셋.

  • AGENDA

    만능 짐스틱

    저항밴드와 스틱을 합친 운동 기구다. 저항밴드 기본 동작을 응용한 수많은 방법으로 온몸을 자극할 수 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