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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器早成

이들은 잘났다. 게다가 남들보다 빠르고 높게 날았다. 하지만 이건 우연도, 운도 아니다. `큰 그릇을 일찍 이룬` 4명의 블랙칼라 워커들, 그들이 철저히 엮고 다진 성공의 발판에 대해 들어봤다.<br><br>[2008년 2월호]

UpdatedOn January 24, 2008

Photography 기성율 Cooperation 구 서울역(문화재공단), 햄튼, 송지오 옴므, 랄프로렌
Assistant 김창규 Editor 김민정

Yoo Jong Woo AGE 35
신한맥쿼리 금융자문팀 팀장

당신의 커리어를 얘기해달라.
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다. 합격 후, 2001년부터 3년간 삼일회계법인에서 인프라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문으로 근무했다. 2004년 맥쿼리가 인프라스트럭처(교육·문화·보건·의료·복지·국토보전·도시계획 등 일반적 경제활동의 기초 조건을 구성하는 자본시설) 자문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시기에 이직하였다. 시기가 좋아서 굵직한 사업에 처음부터 자주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 금융자문팀 팀장으로 있다.

‘인프라 자문 및 부동산 투자 및 개발 자문’이라는 직함이 당신 이름 뒤에 붙더라. 당신의 직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회간접자본 및 부동산 개발을 위하여 투자를 유치하려는 사업 시행자와 투자자 간의 투자 조건을 조율하여 궁극적으로 사업을 현실화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가?
업무 개시와 함께 매일 업데이트되는 마켓 동향에 대한 자료를 검색한다. 맥쿼리는 내가 근무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분야 이외에도 증권, 캐피털 등 여러 파트가 국내에 있고 각 파트에서는 주기적으로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로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부동산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시장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습득한다. 매일매일 정해진 업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프로젝트 단위로 미팅 등 업무가 진행된다. 그렇기에 퇴근 시간 또한 거의 불규칙하다.

연봉은 어느 정도 되는가?
노 코멘트!

투자 자문으로서 자신의 수익은 어떻게 관리(투자)하나? 남과 다를 것 같다.
크게 다르진 않다. 나름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안전자산(부동산 및 금융상품) 및 위험자산(주식 직접투자 및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특히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편이다. 크게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상품과 소득공제가 가능한 금융상품이 있는데 세제 혜택은 가입자의 조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특히 소득공제 가능 금융상품의 경우 혜택을 많이 받기 위해 최대한 가입한다. 연말 정산을 통한 소득세 환급이 기다려진다.

그중에서 지난해 가장 큰 수익을 본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작년은 펀드가 대세였던지라 중국 관련 펀드가 나름 좋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솔직히 직접투자는 별로 큰 재미를 못 봤다.

올 한 해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되는가? 전문가로서 조언해달라.
단기적으로는 시계 제로, 즉 예상하기 어렵다. 적어도 상반기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는 마켓의 흐름을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은행의 정기예금 등 미래 수익이 확실히 보장되는 안전자산, 또는 일정 수준의 투자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자본 이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리츠 펀드가 적당한 투자처로 보인다.

당신에게 1억원이 갑자기 생긴다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는 소액 부동산에 투자하겠다.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시기나 질투도 받을 것 같다. 혹은 나이 많은 후배도 생길 것 같은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하나?
내가 속해 있는 금융계, 더 나아가 투자 은행 분야(Investment Bank Field)에서는 일반적으로 전문성과 능력, 그리고 그에 따른 직무에 의하여 관계가 설정된다. 나이 많은 후배가 있는 경우에도, 이러한 대명제에 충실하게 선배로서 행동하는 편이다. 물론 술자리에서는 ‘형님’이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하지만….

휴일에는 뭘 하면서 보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자신에게 투자 같은 것 하나? 한다면 무얼 어떻게 하나?
영어 회화를 세련되고 설득력 있게 할 수 있도록 영문 서적을 많이 읽고 있다. 또한 세계, 더 크게는 한국 경제 흐름을 읽고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영어 경제 전문지와 국내 경제신문은 꾸준히 구독하는 편이다. 거기서 얻은 것들을 클라이언트와의 대화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달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당신 업계가 기대하는 바, 그리고 염려하는 바?
국내 투자 은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많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염려되는 바는 시장 변화에 따라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 속도를 맞출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인프라 자문가로서 대운하 건설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이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대운하의 경제성 및 사업 참여를 통한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우선되어야 한다. 분명 대운하 건설은 경기부양 및 물류한국을 추진하는 데 기여도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 자체의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경우, 민간 자본이 경제 전체의 편익 증가라는 대의적 측면에서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업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그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것 같다.

당신의 성공에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 있다면?
아직 성공이라는 이름에 익숙지 않다. 공인회계사로서 회계법인에서 일반적인 업무가 아닌 인프라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문과 같이 특화된 업무를 수행했던 점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한 가정을 꾸린 점.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성공 지침서는?
나렌드라 자다브의 <신도 버린 사람들>, 불굴의 의지와 희망이라는 명제를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여기에 오기까지 당신이 잃은 것과 얻은 것은?
사람. 얻은 것도 사람이요, 잃은 것도 사람이다.

Jung Sung Hoon AGE 36
폭스바겐 딜러 클라쎄 오토 팀장

당신 커리어를 얘기해달라.
대학 졸업 후, 1999년에 대우자동차 공채 18기 자동차 영업 사원으로 취업했고 2001년 겨울에 삼성자동차로 옮겼다. 그후, 2003년 1월 현재 폭스바겐 클라쎄 오토의 모체인 볼보 프리미어 모터스 창립 멤버였고 2005년도 그 회사가 폭스바겐으로 바뀌면서 현재 영업팀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근무 당시 신인왕을 탔고, 삼성자동차 근무 때는 1년에 1백30대를 판매해서 우수 사원으로 뽑혔다. 2003~2004년도 볼보 전국 판매왕, 2005년도 폭스바겐 전국 판매왕을 수상했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영업할 때 다른 점은 없었나?
영업의 근간은 비슷하다. 다만 좀 더 치밀해지고 사후 관리도 철저해졌다. 아무래도 국산차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바라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빠르게 고객을 응대하는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생각과 잠들기 전에 하는 생각은?
영업이라는 게 하루하루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고정된 게 아무것도 없는 일이다 보니 아침에는 스케줄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또 솔직히 잠들기 전에는 불안하다.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남 즉, 고객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그래서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또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잠든다.

영업은 인센티브가 높다고 들었다. 당신의 연봉은 어느 정도 되는가?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략 1억5천만원 정도.

돈 관리도 남들과는 다를 것 같다.
소득이 불규칙하다. 그렇기에 미래를 대비해 고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많다. 변액 펀드 보험이나 연금형 적금 등에 한 달에 5백만원씩 투자한다. 주로 5년에서 7년 정도 보고 투자하는 편이다. 그렇게 되면 통장 잔고는 늘 부족하지만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일하게 된다.

당신의 성공에 기폭제가 있었다면?
볼보에서 일할 당시에는 한 달에 10대는 팔자고 결심했는데 계속 7~8대씩밖에 못 팔았다. 그러다 2004년 10월에 갑자기 계약 18건에 출고 14건을 했다. 그때 이후로는 이제 ‘10대 이상은 팔아야지’라는 기준점이 생겼다. 지금은 한 달에 14대 정도씩 팔고 있고 이제는 그 기준점이 20대로 높아졌다. 매번 자신에게 새로운 목표를 주는 것, 그게 성공의 기폭제가 된다.

당신을 배우려는 후배들이 많을 것 같다. 당신만의 영업 노하우가 궁금하다.
매번 지구력, 순발력, 집중력 이 세 가지 덕목을 강조한다. 영업에서 기다림은 필수다. 또 갑자기 구매자가 나타났을 때 어떤 상황에서라도 적절하게 대처 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자동차를 팔 때 가장 강조하는 면은?
각 자동차 회사마다 마케팅팀이 있고 그들이 목표로 하고 강조하는 면이 있다. 영업의 노하우는 지구력, 순발력, 집중력이다. ‘최악의 제품이 아닌 이상 다 한 가지씩 장점이 있다. 세상에 못 팔 물건은 없다’는 거다. 대우자동차에 있을 때는 경쟁사와 비교하여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고, 볼보는 안전성을, 현재 폭스바겐은 합리적이며 튼튼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왕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하는 투자가 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웬만한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이다. 그렇기에 어설픈 정보로는 소비자에게 오히려 불신만 줄 뿐이다. 좋은 제품은 많다. 하지만 이 좋은 점을 고객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더 와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 정보, 업계 동향, 신기술 등을 자동차 전문 잡지나 서적을 통해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성공의 지침서가 있다면?
대우자동차에 있을 때부터 박노진 상무를 롤모델로 삼았다. 그는 현재 50세가 넘어서까지 영업 외길을 걸어오시는 분으로 성실하며, 자만하지 않는 노력파이다. 책은 역동적이고 건설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의 자서전을 주로 읽는 편이다. 영업은 과격하게 말하면 하루하루가 전투 같다. 그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동적이고, 실천적이고, 희망찬 책이 도움이 되더라.

Kim Tae Oc AGE 32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충무로 점주

당신 커리어를 얘기해달라.
2000년 3월 디쉬 아르바이트로 처음 아웃백에 들어왔다. 그후, 대학(세종대학교 관광경영학과)을 졸업하고 홍대 아웃백 매장 캡틴이 되었으며 2002년 6월에 삼성점 홀 매니저로 발령받으면서 아르바이트생에서 정식 아웃백 직원이 되었다. 이후 푸드 테크니션과 신촌점 홀 매니저를 거쳐 2004년 초고속 승진으로 충무로점 점주 발령을 받았다.

푸드 테크니션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푸드 테크니션’은 어떤 직업인가?
가장 큰 업무는 사원 교육이다. 신규 매장 오프닝을 위한 신입 직원 교육부터 기존의 매장 직원 교육 및 교육 자료 만들기 등의 업무를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키친 매니저를 거치기 때문에 매니저, 점주들에게 요리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교육을 담당한다. 다른 업체와 다르게 신 메뉴 개발까지 병행해서 업무가 조금은 많은 편에 속한다. 그래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때라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가?
보통 근무 시간보다 30분~1시간은 더 일찍 출근하고 퇴근은 그 반대로 늦게 한다. 거의 회사에서 살다시피 한다. 대신 일찍 나오고 늦게 가면 그만큼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많아져서 영업 상황에 더 집중하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와이프와의 데이트는 심야에 해야 하고 헬스클럽도 밤 10시 이후에나 갈 수 있다.

연봉은 어느 정도 되는가?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아웃백의 점주들은 매장마다 성과급이 달라서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편차가 있다.

자신의 수익은 어떻게 관리(투자)하나?
결혼 전까지는 변액보험과 부동산(내 집 마련) 투자를 했고, 결혼한 후에는 아내가 관리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은 아내에게 투자하고 있다.

당신의 성공에 기폭제가 있었다면?
물론 회사의 성공이 가장 큰 기폭제였다. 나이도 경험도 많지 않은 나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은 회사의 성공과 같이 발맞춰 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성공 지침서는?
나는 직원들에게 나를 믿기보다 회사를 믿으라고 한다. 회사를 믿는 만큼 일도 사람도 즐기면 더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과나 승진에 집중하지 말고 업무 과정과 마음가짐, 내 옆의 사람을 먼저 생각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한다.

일찍 성공했다. 여기에 오기까지 당신이 잃은 것과 얻은 것은?
사실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에 대한 욕심으로 주위 사람들을 많이 잃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얻은 것도 또한 사람들이다. 지금도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 절친한 사람들이 생각나 왠지 뿌듯하다.

일찍 높은 자리에 오르다 보니 사람 다루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점주 된 지 4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내 진심을 알아줄 것이며 업무가 끝난 뒤 얼큰한 소주 한 잔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 나에게 선배들이 했던 “요즘 애들은…”이란 말을 나도 하게 되더라.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지난해 어느 분야보다 치열했던 분야가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였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했던 일에는 무엇이 있나?
많은 브랜드가 생겼고 시푸드에 대한 부침이 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뷔페 스타일의 레스토랑도 활발히 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외식업이 활성화되는 좋은 징후라 생각한다. 아직도 아웃백에 오지 않은 고객들이 많다. 모두 나의 잠재 고객이다. 경쟁 속에서 파도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고객에 대한 약속 3가지를 세웠다. 그것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고객과의 약속 3가지는 ‘Serious Food, Concentrated Service, No Rules’이다.

Lim Hak Su AGE 28
엔트리브 소프트 게임 디렉터

게임 디렉터라는 직업이 생소하다. 당신 일에 관해 소개해달라.
몇 년 전까지는 아트디렉터로 게임 프로젝트들의 일러스트와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해왔고, 현재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디렉터는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설계하고 관리한다. 상품(게임)의 비전과 정체성을 디자인하고 개발팀 모두의 아이디어나 제안을 취합하여 반영한다.

그 직함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2000년 여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 중에 지인의 소개로 게임 홍보 일러스트를 맡게 된 것이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이다. 그 이후로 소울리스, 메틴2,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게임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캐릭터 디자인을 비롯한 그래픽 디자인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콘셉트 디자이너로서 게임 개발에 깊게 관여했다. 그후 비주얼 기획과 개발 프로세스 확립 등을 맡게 되면서 아트디렉터 일을 하게 되었다. 아트디렉터로 몇 년 동안 지내면서 성공적인 비주얼과 게임을 만들어왔지만, 정작 비주얼과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지 못해 안타까웠다. 모든 창작물이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드냐이다. 게임 역시 설계자의 감성, 철학, 신념 등이 녹아든 하나의 완성품으로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는 가상의 생명체이다. 그 설계자의 DNA는 매력적이어야 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또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아트디렉터로 지내며 유저들과 시장의 반응에 자신감을 얻었다. 그 성원과 기대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게임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채찍질하고 있다. 설계자(디렉터)는 결코 만능이 아니며, 가장 뛰어난 사람도 아니다. 프로그램과 게임 디자인, 그래픽 파트의 동료들, 프로듀서와 상호 존중해야 한다. 내 의견이 존중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존중이 기반이 돼야 신뢰로 이어지고 순조로운 개발이 이루어진다. 천재적인 디렉팅이 중요한 게 아닌 서로 신뢰로 연결된 허브 역할을 하는 디렉팅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일찍 팀장이라는 자리에 올랐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현재 팀에서 가장 어리긴 하지만 8년이라는 경력과 배려심 깊은 동료들 덕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 나 역시 한 명의 일원으로 디렉터 직책을 맡았을 뿐 관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봉은 어느 정도 되는가?
세금은 많이 내는 것 같은데 부자는 아니다.(웃음)

그래도 일반 직장인보단 후한 연봉을 받을 것 같다. 연봉은 어떻게 사용하나?
작업에 필요한 장비나 좋아하는 상품들을 구입하는 데 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가치주나 우량 주식을 사는 데 활용한다. 업무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열을 올리지만 실상 투자에 있어서는 반대여서 펀드는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가?
특수한 취향이나 특정 시장을 위한 게임이 아닌 정말 다양한 감성과 취향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아레나> 독자들 역시 우리 게임 페르소나의 타깃에 포함된다. 현재는 개발 초기로서 프로젝트의 비전과 핵심 재미 요소를 팀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간단한 개발 상황에 대한 언급도 회사 기밀이라 조심스러우니 양해 바란다.

당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자극하는 3가지?
PURE, PASSION, VISION

지금까지 작업했던 것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에는 무엇이 있나?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들이 소중하지만, 현재 진행하는 페르소나 프로젝트에 가장 큰 재미와 도전 의식을 느낀다.

게임 디렉터 입장에서 한국의 게임 산업, 현재에 대한 진단과 미래에 대한 예상이 어떻게 되나?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명성과 달리 역사가 짧고, 개발자와 경험 부족, 기획력 정체 등으로 인해 외산 게임들에게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업계는 한국에 맞는 개발 방식 도입과 개발자 역량 강화를 비롯해 도전적인 비전을 가지고 엄청난 노력들을 하고 있다. 2년 후부터는 세계가 주목할 게임들이 속속 등장할 거라 생각한다.

게임 디렉터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나?
내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당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고 생각하면, 전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일에 대한 단순한 재미보다는 책임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동료들의 경력과 역량은 팀장급 이상인 데다가 기혼자도 많아 게임이 혹평받거나 망하면 모두 내 책임이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남에게 권할 만한 직업인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게임이 영화를 뛰어넘어 매우 큰 시장이 된 지 꽤 오래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 음지에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게임은 상호 활동적인 요소가 있으며 앞으로 끊임없이 진보해 나갈 도전정신이 필수인 매력적인 산업이다.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게임에 대한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말 하루하루가 전쟁이며 도전의 연속이다. 욕심이 많거나 비전이 크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갈수록 의욕을 충분히 꺾어버릴 만한 어려움들도 많이 도사리고 있어서 쉽지 않다. 실제로 게임업계 종사자의 이직률은 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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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Photography 기성율
Cooperation 구서울역(문화재공단)햄튼, 송지오 옴므, 랄프로렌
Assistant 김창규
Editor 김민정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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