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WELLSENSE

WELLSENSE

약사가 전하는 가정상비약의 A to Z

약사이자 엄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권도영 약사에게 가정상비약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가정상비약에 대한 전문가의 자세한 답변과 함께 추천 의약품과 보관법까지 꼼꼼하게 체크해보세요.

On February 17, 2024

/upload/woman/article/202402/thumb/55496-531097-sample.jpg

팬데믹 초반, 코로나19 확진과 함께 무려 5~7일간 자가 격리를 하며 가장 난감했던 것은 의약품 구매였다. 온 가족이 동시에 코로나19로 확진되거나 1인 가구의 경우, 추후 비대면 진료와 조제약 배송 서비스가 생기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재택 치료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비단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병원이나 약국이 문을 열지 않은 늦은 시간에 각종 진통이나 발열 등으로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갑자기 몸에 병이 나거나 상처를 입는 일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기 마련이다.

가정에서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증상이 생겼을 때 빠르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예방 차원에서 준비해두는 약을 가정상비약이라고 한다. 1인 가구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 중 노인이나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필요한 가정상비약. 과연 어떤 종류가 꼭 필요하며, 어떻게 복용하고 보관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upload/woman/article/202402/thumb/55496-531096-sample.jpg

가정상비약, 모두 알려드릴게요!

Q 가정상비약은 감기약, 해열진통제, 밴드와 연고 등이 일반적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요?
나열된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의약품으로 가정에 꼭 구비해둬야 합니다. 상비용 감기약으로는 종합 감기약이 좋은데 해열진통제 성분을 가진 아세트아미노펜, 콧물과 재채기를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 기침과 가래를 완화시키는 성분이 모두 들어 있어 콧물·기침·코막힘 등의 감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해열진통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추천하는데, 여유가 된다면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과 같이 소염 작용을 하는 해열소염진통제 또한 준비해도 좋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은 모두 진통 효과가 있기 때문에 두통, 생리통, 근육통 등의 증상에도 복용할 수 있어요. 단, 종합 감기약에도 이러한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진통 성분이 포함돼 있으므로 감기 증상으로 종합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다른 진통제는 먹지 말아야 합니다.
상처에 쓰는 밴드는 일반 밴드 외에도 흉 없이 상처를 잘 아물게 해주는 습윤 드레싱 제품을 꼭 갖춰두세요. 일반적인 상처는 드레싱 전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면 되는데 만약 상처 부위가 지저분하다면 소독을 해줘야 합니다.
소독약은 간편하게 뿌리는 제품을 추천해요. 상처 연고로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세요.

Q 그 밖에 갖춰두면 좋은 가정상비약이 궁금해요.
소화제, 제산제, 지사제, 항알레르기약, 파스 등이 있습니다. 소화제는 체했을 때, 소화가 잘 안 될 때, 속이 더부룩할 때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완화하는 데 쓰이는데 가정상비약으로는 소화불량, 속쓰림, 위통, 더부룩함 등 모든 증상에 쓰일 수 있는 복합 성분 소화제를 추천해요. 제산제는 속이 쓰리거나 위산 역류 증상이 나타날 때 복용하는 약인데, 위산을 중화시켜 속쓰림을 완화해주는 성분이 주를 이루므로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 시 흡수에 영향이 없도록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지사제는 갑작스러운 설사나 복통이 생겼을 때 필요해요. 가정상비약으로는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을 추천하는데 보통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흡착하고, 묽은 변의 원인이 되는 수분을 빨아들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만 2세 이상부터 복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효과 또한 좋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지사제 역시 제산제처럼 다른 약과는 간격을 두고 공복에 복용해야 하며, 만약 1~2일 복용해도 차도가 없다면 병원에 방문해 지속되는 설사의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항알레르기약은 갑작스러운 피부의 두드러기나 가려움 또는 재채기, 콧물, 눈 가려움 같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는 약으로 항히스타민제라고도 불려요. 피부 알레르기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에 같은 약을 쓴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는데, 2가지 증상 모두 우리 체내에서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나타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줄여주는 약이에요. 갑작스러운 피부 두드러기나 발진은 음식으로 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피부 알레르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모두 항히스타민제로 해결이 가능하니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 밖에 몸을 삐끗하거나 목에 담이 걸렸을 때 급히 사용할 수 있는 파스류도 가정상비약으로 구비하면 좋습니다.

Q 바르는 약은 어떤 종류가 있나요?
상처 연고
는 항생제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이 좋은데, 후시딘이나 에스로반 같은 단일 성분보다는 복합 성분의 연고를 추천하고 싶어요. 여러 항생제 성분이 함께 들어 있으면 광범위한 항균 작용과 함께 항생제 내성 발생 위험이 더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약품은 세균 감염이 우려되는 찰과상이나 베인 상처, 약한 화상에 두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바르는 약은 제형이 다를 뿐 성분과 효능·효과는 거의 비슷합니다. 일반적으로 롤 형태, 솔 타입, 바르는 겔, 붙이는 플라스타 형태, 뿌리는 타입(스프레이), 크림 등이 있는데 이 중 여러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뿌리는 타입 또는 붙이는 플라스타 형태가 가장 위생적이에요. 이때 주의할 점은 30개월 미만 어린이에게 사용 시 꼭 영유아 사용 가능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벌레 연고에 들어 있는 DL-캄파 성분은 30개월 미만 어린이에게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기 때문이에요. 30개월 미만 어린이용 벌레 연고가 따로 있으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해당 제품으로 준비하길 바랍니다.

Q 시중에서 판매하는 진통제의 경우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덱시부프로펜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꼭 구분해 복용해야 할까요?
진통제는 크게 2가지 계열로 나뉩니다. 쉽게 아세트아미노펜 VS 부루펜 계열로 기억하세요.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 성분이며, 해열과 진통 효과가 있습니다. 부루펜 계열은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과 같은 성분의 비스테로이드성 해열진통소염제인데 해열, 통증 완화, 소염 작용을 합니다. 만약 열이 나거나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약을 복용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부루펜 계열 중 1가지만 복용해야 해요. 주의할 점은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부루펜 계열의 약을 추가로 복용할 수 있지만, 부루펜 계열의 약을 복용한 경우 같은 부루펜 계열의 약을 임의로 추가 복용해서는 안 돼요. 따라서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부루펜 계열의 약 중 1가지 약을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 복용할 것을 권합니다.

Q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꼭 구비해야 할 상비약은 무엇인가요?
어린이용 해열제와 감기약, 어린이용 소화제, 어린이도 복용 가능한 항알레르기약(항히스타민제)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어린이용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와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 2가지 종류를 준비하면 열이 떨어지지 않을 때 교차 복용이 가능해요.
어린이용 소화제는 대표적으로 생약 성분이 함유된 백초시럽과 꼬마활명수가 있는데, 둘 중 1가지만 준비하면 됩니다. 소화제는 아이가 과식해서 배가 아프다고 표현하거나 구역·구토를 하거나 묽은 변을 볼 때 먹이는데, 만 1세 이상부터 복용 가능하다는 점을 주의해주세요. 아이는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가 아프다고 표현할 때 급하게 소화제를 먹일 수는 있지만, 1~2일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꼭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약사로서 항알레르기약(항히스타민제) 또한 가정상비약으로 구비하길 추천하는데, 아이는 아직 소화기관과 면역 기능이 완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두드러기나 발진, 가려움 같은 증상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나타날 때 먹일 수 있으며, 어린이용 시럽 형태를 추천해요.

Q 해외여행 시 챙기면 좋은 비상 약품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해외여행용 상비약은 가정상비약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준비 전 알아야 할 키포인트를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약은 종합 감기약으로 준비하되 일행 중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용을 따로 챙기세요. 해외에서는 열이 날 때가 가장 걱정스럽고 위험해질 수 있는 만큼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부루펜 계열(이부프로펜 또는 덱시부프로펜), 2가지 모두 준비하면 좋습니다. 어린이용 또한 마찬가지예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은 두통, 근육통, 생리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진통제 역할을 한다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지사제 또한 꼭 필요합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해당 지역 음식이나 물로 인해 설사와 배탈 같은 증상이 잘 나타나요. 소위 ‘여행자 설사’라고도 불릴 만큼 흔한데 바로 물갈이로 인한 설사입니다. 이 경우 지사제 중에서도 설사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독소를 흡착해 내보내는 흡착성 또는 항균성 지사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흡착성 지사제는 앞서 말한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을 추천합니다. 만 2세 이상 어린이부터 먹을 수 있으니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꼭 이 성분으로 준비하세요.
항알레르기약도 필수로 챙기세요.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나 두드러기 등에 복용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가 좋습니다. 연고와 습윤 드레싱도 가벼운 상처가 났을 때를 대비해 준비하세요. 만약 가정상비약으로 마련해둔 것이 있다면 그대로 가져가면 돼요. 성인용 소화제와 어린이용 소화제도 만약을 위해 준비하면 좋겠죠. 그 밖에 동남아처럼 벌레가 많은 곳이나 물놀이 등 야외 활동을 목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벌레 물린 곳에 바르는 약과 화상 연고 또한 잊지 말고 챙기세요.

Q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비상약에는 무엇이 있나요?
편의점에서는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이름으로 13개 품목의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제도는 약국 영업시간 외 심야 시간대에 의약품 구입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의약품 안전 사용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도입된 제도예요. 따라서 지정된 13개 품목을 편의점 등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로 지정된 곳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재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해열진통제 5종, 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입니다.

Q 가정상비약 보관과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 주세요.
보관
온도가 따로 정해진 약을 제외한 대부분의 약품은 일반적으로 습기와 온도가 높은 곳과 직사광선을 피해 실온(1~30℃)에서 보관하면 됩니다. 가정에서 상비약을 보관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은 바로 약의 사용 기한이에요. 개봉 전 약은 겉면에 쓰인 사용 기간까지 보관이 가능하지만, 한 번 개봉한 약은 약의 제형이나 성질에 따라 사용 기간보다 짧은 기간까지만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연고류는 개봉 후 6개월까지만 사용하고 폐기해야 해요. 따라서 약을 개봉할 때 약통 겉면에 개봉 날짜를 표기해놓으면 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주기적으로 가정상비약 상자를 살펴보고 정리하면 좋아요.
상비약 복용 시 주의할 점은 증상이 있을 때 단기적으로 복용하되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반드시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가정상비약을 임의로 계속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꼭 당부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상비약 중 가장 많이 복용하는 소화제는 장기간 자주 복용할 경우 정상적인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불량, 소화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꼭 주의하세요.

Q 마지막으로 가정 내 약품 안전과 관련해 챙겨야 할 부분이 궁금해요.
가정에서 보관 중인 약을 어린이가 잘못 복용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약은 꼭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세요.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약을 구입했을 때 포장에 들어 있는 약품 설명서를 버리지 말고 꼭 함께 보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방 조제약은 약국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고 복용하는 데 반해 가정상비약은 남용되거나 올바르지 않게 사용하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약은 증상에 적합한 약품을 올바른 용법과 용량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약에 대한 오남용을 줄이고 잘못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 자신과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해 모든 이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참고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
2024년 02월호

2024년 02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참고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