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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없는 삶, 가능할까?

이제는 일상이 된 배달 음식만큼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플라스틱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안다면, 이제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보면 어떨까? 우리의 현명한 소비와 번거로움으로 지구의 수명은 하루 더 늘어날 테니.

On June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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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지나며 우리의 일상은 많이 변화했다. 그중 하나는 배달 음식의 일상화다. 에디터 역시 집에 손님이 오거나 행사가 있을 때면 다양한 음식을 간편하게 시킬 수 있어 즐겨 이용했다. 그런데 음식을 다 먹고 난 뒤 수북하게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면서 마음의 짐이 생겼다. 깨끗하게 씻어 분리배출을 하지만 과연 온전히 재활용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난달 환경부가 공개한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생활 폐기물이 5년 만에 30%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75% 급증했다. 사람들은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수거·선별 능력을 뛰어넘어 기하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2020년 기준으로 960만 톤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됐는데 재활용은 24%인 230톤만 이뤄졌다. 나머지는 매립, 소각돼 우리의 땅과 공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 날씨는 사계절이 뚜렷해 매력적이었는데 이젠 봄과 가을은 잠깐 스쳐 가는 계절일 뿐이다. 또한 이상하리만치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춥다. 이러한 기후변화도 우리가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아시아가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베트남과 태국 등 아시아 곳곳에서는 40℃가 넘는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만들고 우리가 사용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는 기후 위기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시계(Climate Clock)’에 따르면 지구 온도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은 약 6년. 지구 온도가 1.5℃ 상승하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홍수, 산호초 유실, 산불 등 최악의 재난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안 쓰는 것이 제일 좋고, 썼다면 잘 분리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금 번거로워도 깐깐하게 알아보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 그래서 점점 이 번거로움이 익숙해지는 것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지구, 사람들과의 공존법이다.

점점 대체되는 플라스틱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에 오르고, 팬데믹이나 기후 위기 등 실질적인 위험이 우리에게 닥치면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면 당연하게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과일이나 채소를 구입하게 된다.

롯데마트는 올해 말까지 토마토 전 품목에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음료를 담기 위한 발수 기능 때문에 폴리에틸렌(PE)이 코팅되는 종이컵이 대부분이지만 이디야커피와 폴바셋에서는 종이류로 분리배출할 수 있는 ‘테라바스’ 소재의 친환경 종이 용기를 사용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종이로 만든 얼음 컵으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디지털 음원을 듣지만 여전히 CD가 발매되는 요즘, 가요계에서는 실물 음반 없는 디지털 플랫폼 앨범이 활성화되고 있다. QR코드로 앨범을 내려받으면 되는 시스템으로 그룹 뉴진스와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솔로 앨범이 디지털 플랫폼 앨범으로 발매됐다. 먹기 편하게 만든 도시락 김의 플라스틱 용기는 한 해 6억 봉 이상 판매된다. 동원F&B는 양반김 에코 패키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없애고 제품을 출시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도 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사용 후 일반 쓰레기로 버려도 된다는 ‘생분해성’ 소재의 플라스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에서 전분을 추출, 발효시켜 얻는 젖산을 이용해 만드는 PLA나 미생물이 세포 내에 축적하는 바이오 폴리머인 PHA 등이 대표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는 되지만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과 함께 배출하면 오히려 기존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방해한다.

이들이 정말 썩어 없어지는가? 그렇다. 하지만 50℃ 이상이라는 특정 조건에서 분해되며 이러한 매립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생분해 플라스틱이라 말하는 친환경은 ‘그린 워싱’에 가깝다. 최근 스위스연방 산림·눈·지형 연구소(WSL)는 극지방 저온 지대에서 플라스틱을 소화시키는 세균과 곰팡이류를 찾아 15℃의 저온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생분해성 폴리에스테르–폴리우레탄(PUR)은 곰팡이 11종과 세균 8종,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BAT와 PLA의 혼합물은 곰팡이 14종과 세균 3종에 의해 분해됐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플라스틱을 만들어 사용 후 폐기하기보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는 ‘폐플라스틱 자원화’에 대한 방법도 화학·정유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해 다양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방법의 재활용을, 정유업계는 폐플라스틱 유래 연료 및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도시 유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채영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디야 커피 제공
2023년 06월호

2023년 06월호

에디터
이채영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디야 커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