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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좌우쌍포' 김세진과 신진식

동료로 만나 어느새 환상의 짝꿍이 됐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다 아는 사이다.

On November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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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블랙 슈트 슈트패브릭, 보타이 텐 꼬르소 꼬모, 화이트 셔츠 고쉐, 블랙 슈즈 엠엔지유.
신진식
블랙 턱시도 슈트패브릭, 보타이와 화이트 셔츠 H&M, 블랙 슈즈 자라, 안경 마노클래식.


1990년대 배구 전성기를 회상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삼성화재 블루팡스에서 각각 라이트와 레프트 공격수로 명성을 떨친 김세진(46)과 신진식(45)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1997년부터 삼성화재를 이끌며 리그 9연패, 77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강의 좌우쌍포' 타이틀을 달고 그야말로 막강한 시너지를 증명해왔다. 학창 시절 청소년 대표로 처음 만나 나란히 성장했고 짜릿한 승리와 성공의 영광도 함께 맛봤다. 서로의 전성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각별한 관계이기도 하다.

김세진과 신진식의 이러한 유대는 배구 코트 밖에서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에 연이어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각자 지도자 생활을 하며 제2의 배구 인생을 개척했다. 최근에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동반 출연하며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 중이다. 어느덧 30년째, 가족보다 더 가까이 붙어 지내다 보니 이제는 눈빛만 봐도 다 아는 사이가 됐다. 남들은 모르는 내밀한 비밀이나 사소한 습관도 속속들이 안다.

오래 축적된 세월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우먼센스> 카메라 앞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실없는 말장난으로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다가도, 결국엔 슬쩍 속내를 털어놓는다. "저희, 패키지 상품처럼 묶여 늙을 때까지 함께하려고요." 때로는 부부 사이보다 친밀하고 애틋하다는 두 사람의 말이 완전한 농담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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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식 화이트 셔츠와 보타이 H&M, 팬츠 슈트패브릭, 안경 마노클래식.
김세진 화이트 셔츠 고쉐, 보타이 텐 꼬르소 꼬모, 블랙 팬츠 슈트패브릭, 안경 마노클래식.


30년 지기예요. 그야말로 환상의 호흡입니다.
김세진(이하 김) 16살 때 만나서 30년째 이렇게 붙어 있네요.(웃음) 다들 오래됐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세월이 실감은 잘 안 나요.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쭉 붙어 있었으니까요. 계속 함께 있다 보니 식습관, 술버릇, 취향 등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거의 없어요. 아마 아내도 모르는 사소한 비밀 하나쯤은 서로 알고 있을걸요?

신진식(이하 신) 선수 시절 때는 아내보다 세진이 형이랑 더 오래 함께 생활했어요. 5~6일을 붙어 있고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집에 갔으니까요. 10대 때 처음 만나서 가족처럼, 친형처럼 30년을 당연하게 붙어 다녔던 사람이라 저도 세월이 크게 와닿지는 않네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도 함께 출연 중이잖아요?(김세진과 신진식은 현재 TV조선 <아내의 맛>에 고정 출연 중이다)
게스트로 종종 나간 적은 있는데 동반 고정 출연은 처음이에요. 방송에서는 잘 포장돼 나가지만 사실 제가 '노잼 인간'이거든요. 방송에 계속 출연해도 되는 건지 늘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제작진에게 진식이를 한번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죠. 진식이와 함께 맞춰온 호흡이 있으니 이걸 방송에서 보여주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티키타카'가 가능한 사람이 생기니까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더라고요. 확실히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저는 처음에 게스트 출연인 줄 알고 나갔다가 그대로 낚였죠.(웃음) 세진이 형이 방송에서도 워낙 여유가 넘쳐 처음에는 이런 고충이 있는 줄 몰랐어요. 최근에야 '네가 합류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이게 설정이 아니고 저희 원래 모습이거든요. 평소에도 워낙 장난을 치고 티격태격하니까 그런 모습이 방송에서 재미있게 보이는 것 같아요.


방송이 적성에 맞나요?
적성에 잘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전력을 다해요. 그냥 즐기라고 하는데 녹화장이 즐길 수 있는 현장은 아니에요. 쟁쟁한 방송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으로 임할 수밖에 없어요. 모니터 후에 실수한 거나 아쉬운 부분을 꼼꼼히 체크해서 개선하려고 하죠.


최선을 다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뭘 했던 사람이었는지 훗날 이름 석 자는 남기고 싶더라고요.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평생 배구만 해온 사람이라 마땅한 기술이 없거든요. 인지도를 갖춰야 어디에 가서든 제 얘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행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요즘에는 방송을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사실 아직은 어색한데 점차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요. 자연스러움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방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의향이 있나요?
전성기를 거친 운동선수가 방송으로 전향하는 좋은 선례들이 있잖아요. 그에 비해 저는 조금 늦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을 따라가기보다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천천히 해보려고 해요. 기회만 된다면 앞으로 방송을 더 늘리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저 또한 인지도에 대해서는 세진이 형과 같은 의견이거든요. 자꾸 얼굴을 비쳐야 신진식이 뭘 하고 사는지 대중이 알 수 있잖아요. 방송을 통해 그 기회를 잡은 거죠. 지금은 '방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에요.

다른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들은 홀로서기로 자리를 잡았지만 저희는 신박하게 패키지가 어떨까요? 묶음 상품처럼 절대 못 떨어지게요. 진식이는 이미 저한테 매인 몸이에요.(웃음)


지겹게 붙어 다녔어요. 과거와 비교해 서로 달라진 점도 있죠?
달라진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바뀌는 점이 있잖아요. 특히 선수 때의 불같은 면들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중화되더라고요.

저는 진식이가 변한 거 하나도 모르겠어요.(웃음) 아들 앞에서 할 얘긴 아니지만, 하는 짓도 옛날이랑 똑같이 철없어요(이날 촬영장에는 신진식의 맏아들 현수 씨가 방문했다). 근데 사실 철들면 재미없잖아요. 물론 나이나 사회적 지위가 있으니 각자 다른 무리에 섞여 있을 때는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죠. 그런데 둘이 붙어 있으면 예전이랑 똑같아요. 옆에서 저는 툭툭 치고 장난 걸고 진식이는 투덜대고 깐족거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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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셔츠 고쉐, 베이지 팬츠 H&M, 슈즈 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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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비나 듀오 말고 패키지로 묶여 활동하는 건 어떨까요?
절대 못 떨어지게요. 저희는 이미 서로에게 매인 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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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때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꽤 오래전인데 아직도 생생해요. 만 17세 이하 대표선수로 뽑히면서 진식이를 처음 만났어요. 짐 좀 나르라고 시켰더니 진식이가 '뭔데 짐을 나르래?'라고 발끈했었죠.

선후배끼리 교류가 없어서 그때는 선배인 줄도 몰랐어요. 알고 나서는 바로 깍듯하게 모셨죠. 세진이 형은 형이자 선배인데도 껄끄럽거나 어려운 점이 없었어요. 후배를 잡는 스타일도 아니었고요. 학교에서는 선후배 규율이 상당히 엄격했는데 대표팀에서는 각자 알아서 잘하자는 분위기였어요. 뭐, 다들 자기 일에 바빠서 후배에게는 관심이 없던 거였죠.(웃음)


잊을 수 없는 전성기도 함께 보냈죠?
1997년부터 10년 동안 원팀(삼성화재 블루팡스)에서 진식이와 9시즌을 함께했어요. 77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고요. 무려 3시즌 동안 한 번도 안 지고 연패를 이어간 건데 사실 프로에서는 말이 안 되는 기록이거든요. 그 순간들이 전성기였어요. 반면에 늘 이기는 경기만 하니까 배구를 재미없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죠.

같은 팀 소속이고 포지션이 다른데도 꼭 '라이벌'로 붙어서 불만이었어요. 나중에는 방송에서 '인기 라이벌'로 포장 해주더라고요.(웃음) 세진이 형은 소녀 팬이 많았고 저는 남자 팬이 많았어요. 파워풀한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일단 코트에 들어가면 둘 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맹목적으로 임했어요.


배구의 매력이 뭘까요?
이유 없이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잘해서 성과를 얻고, 국제 대회에 나가서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대외적으로 증명하고 싶었어요. 배구에 대한 욕구가 어마어마했어요. 발가락 부상을 당해 꿰맸는데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이유로 직접 실밥을 뜯을 정도였으니까요. 몸을 많이 혹사했죠. 덕분에 지금 성한 곳이 거의 없고요.(웃음) 요즘 선수들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빨랐던 이유이기도 해요.


그때와 비교해 현재 배구계도 많이 달라졌죠?
시스템의 변화도 있지만 개개인의 성향이 달라졌음을 느껴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로팀 감독을 맡았는데 선수들의 멘탈 케어가 꽤 힘들더라고요. 제 현역 시절을 돌아보면 분명 다칠 걸 알면서도 자빠진 김에 쉬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했거든요. 요즘엔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을 두려워하더라고요. 그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변한 거죠.

올해 4월까지 감독 생활을 했는데, 저 또한 예전에 비해 선수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어요. 한 단계만 더 도약하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텐데 그 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거든요. 선수들에게 애정이 많은 만큼 안타깝고 화도 났죠. 혼내도 보고 설득도 해봤는데 결국은 선수 본인이 넘어서야 할 문제더라고요.


두 분은 멘탈 관리를 어떻게 했나요?
팩트로 혼나니까 정신이 들더라고요. 제가 삼성화재 창단 1기였는데 '후배들이 널 보면서 뭘 배우겠냐'는 감독님 말이 딱 꽂혔어요.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후배들에게 손가락질당하기 싫어서 제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붙였어요. 그것들이 쌓여 지금의 제 멘탈을 만든 것 같아요.

저는 무조건 몸으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해서 경기 중에 교체를 원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럴 때는 코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을 도맡았어요. 지금에야 '멘탈'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몸으로 먼저 부딪쳤죠.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도 없죠?
김·신 전혀요.(웃음)

그때는 훈련량이 엄청났어요. 이제는 건강을 위해 운동할 나이가 됐는데도 너무 하기 싫더라고요. 고가의 트레이닝 센터에 평생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도 행사 때 딱 한 번 방문했습니다.(웃음) 가끔 등산 제안이 들어와도 거절해요. 산악 훈련 기억 때문에 산은 바라보기도 싫더라고요.


운동을 오래 해서 그런지 옷태가 정말 좋으세요.
현역 때랑 비교해 6kg 정도 쪘어요. 신기하게 겉으로 티는 안 나더라고요. 식사량에 비해 살이 잘 안 붙는 체질이에요. 운동을 안 하고도 유지하는 걸 보면 그동안 쌓아놓은 기초 대사량이 아직 좋다는 뜻이겠죠.


배구 선수로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함께했어요. 칭찬 한마디씩 해준다면요?
서로 다른 팀이었으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데, 정말 상상도 하기 싫어요.(웃음) 현역 때도 '신진식 저놈이 다른 팀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얘기를 동료들끼리 많이 했거든요. 기술도 좋고 체력도 좋아요. 코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공격에 특화된 선수라면 진식이는 멀티플레이어였어요. 이것저것 다 잘하면서도 베스트에 가까운 기량을 뽑아내요. 대단한 일이죠.

아니, 오늘 왜 이렇게 띄워줘?(웃음) 세진이 형이야말로 배구계의 대표적인 선수잖아요. 스피드가 상당히 좋아서 세진이 형의 '블로킹(상대편의 스파이크에 대해 네트보다 높은 위치에서 손바닥으로 공을 치는 공격 기술)'을 잡아내는 선수가 거의 없었어요. 그 시절을 함께해왔던 대중과 팬들이 누구보다 잘 아실 거예요. 경기장 밖에서도 언제나 믿음직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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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체크 셔츠 고쉐, 그레이 팬츠 브룩스 브라더스, 슈즈 컨버스, 안경 마노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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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때 만나서 30년째 붙어 있네요. 어릴 때부터 당연히 함께해와서 세월이 실감이 안 나요.
항상 붙어 다녔기 때문에 서로의 아내도 모르는 비밀 하나쯤은 아는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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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분위기를 이어서 서로의 장점을 꼽아주세요.
배구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실력자인 건 두말하면 입 아프죠.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사람이라 좋아요. 책임감도 있고 적극성도 있고 좋은 자질을 많이 갖춘 친구예요.

의지할 만한 형이에요.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잘해요.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고요.

잠깐만. 그거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 아니야?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의미의 오지랖이라고 잘 포장해주세요.(웃음)


티격태격하면서도 오래 함께하는 비결이 뭘까요?
잘 받아줘요. 장난을 걸었을 때 '뭐야?' 하고 외면하면 관계가 금방 단절됐을 텐데 저희는 끊임없이 받아주고 받아쳐요.

부부나 마찬가지예요. 서로 좋아하고 필요로 만나서 하나씩 맞춰가는 거죠. 다름을 인정하고 나면 그다음은 쉬워지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신진식은 이런 사람'이라는 인식이 딱 박혀 있으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기분이 나쁘거나 서로 머쓱해질 일도 없죠. 이 모든 게 또 애정 표현 아니겠어요?(웃음)


서로 술자리도 자주 갖나요?
자주 하는 편이에요. 요즘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하다 보니 빈도가 더 높아졌고요. 진식이는 최근까지 감독 생활을 했으니 그땐 본인 팀 챙기느라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꽤 자주 만났어요. 어떤 의미가 있는 술자리라기보다 저희의 평범한 일상인 거예요. '오늘 저녁에 뭐해?'라고 물으면 '소주나 한잔하자'는 의미인 거죠. 둘 다 집이 용인이라 서로 집으로 가기도 하고 자주 가는 분당의 단골집에서 만나기도 해요.


만나면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눠요?
특별한 이슈는 없어요. 그날그날 꽂히는 대화를 해요. 주로 배구 얘기를 하고 요즘에는 골프 얘기를 많이 해요. 요즘 세진이 형을 쫓아다니면서 골프에 재미를 붙였거든요. 예전에 한번은 뜬금없이 낚시를 하자고 절 데려가더라고요. 얼떨결에 따라갔다가 그 재미에 빠져 한참 또 같이 다녔고요.(웃음) 대화의 주제도 취미도 대중이 없어요.

일상적으로는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이야기를 자주 나눠요. 아무래도 저는 진식이의 결혼, 출산, 육아 과정을 지켜봤으니까요. 진짜 가족처럼 애틋하죠.


두 분의 결혼 생활도 궁금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올해 결혼했지만 그 전부터 꽤 오래 함께 살아서 달라진 점은 딱히 없어요(김세진은 배구 선수 진혜지와 11년 열애 끝에 올해 혼인신고를 마쳤다). 지금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아요. 아내가 저에게 많이 헌신적이고 맞춰주며 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늘 고맙고 사랑받는 기분을 느껴요.(웃음)

이쪽은 신혼인데 저는 결혼해서 벌써 22년째네요. 저와 아내, 아들 둘, 네 식구가 살고 있어요. 그동안 방송 쪽에서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아내가 사생활을 공개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방송에는 한 번도 안 나갔어요. 요즘은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라는데 집 공개는 꿈도 못 꿉니다. 그래서 저는 부부 대신 세진이 형이랑 패키지로 밀고 나가야 해요.(웃음)


향후 두 분의 계획이 궁금해요.
<아내의 맛> 촬영 때 유소년 아이들과 함께 배구 경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진식이랑 오랜만에 배구 코트에 서서 감회가 새로웠는데 그것만큼 아이들과 배구를 즐겼던 순간이 행복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재미도 깨우쳐줄 수 있고 단체 생활에 필요한 배려와 양보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여건이 주어진다면 진식이와 함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배구 코트에서 뛰고 싶어요. 당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화보를 찍고 있지만요.(웃음)

저도 마찬가지예요. 세진이 형과 함께 유소년 친구들을 만나는 일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훗날이지만 배구 유소년 양성에도 뜻이 있어요. 근데 지금은 일단 먹고살기 바빠서요. 방송 열심히 하면서 제자리를 먼저 잡겠습니다.(웃음)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사실 배구계에 제 이름을 떨쳤기 때문에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건 선배로서 제 책임이고 죽기 전까지 갚아야 하는 숙원이기도 해요. 당장 현실적으로 봤을 땐 예능 프로그램을 하든, 배구 관련 일을 하든 진식이와 제가 또 한 번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시기가 오길 바라죠. 우리에게 손 내미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잘 산다기보다는 잘 지내고 싶어요. 나이 들어서 꼬장꼬장해지지 않고 그 누구와도 잘 묻어나고 싶고요. 무엇보다 제 이름이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배구계에서 그랬듯 신진식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계속 알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고 한마디 해볼까요?
평생 가자.

평생은 힘들고 일단 70살까지만. 어때?

70이면 쭉 보는 거지 뭐. 그때 <우먼센스>에서 다시 한 번 불러주세요. 건강관리 잘하고 있을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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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식 짙은 그레이 터틀넥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팬츠 슈트패브릭, 슈즈 자라.
김세진 연한 그레이 터틀넥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팬츠 슈트패브릭, 슈즈 엠엔지유.

CREDIT INFO

에디터
박주연
사진
박충열
스타일링
조아름
헤어·메이크업
현주
2020년 11월호

2020년 11월호

에디터
박주연
사진
박충열
스타일링
조아름
헤어·메이크업
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