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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엔 이 책을 꺼내 읽어요

On Novembe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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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책방
노예제를 뒤집은 문학의 힘

문학이 가지는 힘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저 재미를 위해 읽는 ‘소설 나부랭이’일 때도 있고,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인생 교과서일 때도 있고, 드물게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원대한 힘이 될 때도 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그랬다.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이 소설은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급기야 노예제 폐지를 불러왔다. 고통받는 노예가 막연한 사회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개인임을,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고자 하는 인간임을 보여줘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게 하는 힘. 해리엇 비처 스토는 문학적 상상력이 어디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해리엇 비처 스토는 1811년 11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코네티컷주 리치필드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리만 비처다. 그는 장로교 목사이자 노예 찬성론자였다. 그는 노예제 반대론자들에게 소총을 보내어 협박했는데, 그 때문에 ‘비처의 소총’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해리엇은 5살 때 어머니를 잃고 언니인 캐서린에게 의지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신학을 공부하고 언니와 함께 초등학교를 열어 아이들을 가르쳤다. 25살에 목사이며 신학교 교수이자 노예 해방론자인 캘빈 스토와 결혼, 슬하에 일곱 자녀를 두었다. 가난했지만 평화롭고 안온하게 삶을 꾸려갈 법했으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그의 첫 책은 아니다. 1833년에 발간한 아동용 지리서는 언니 캐서린의 이름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출간된 것은 막 마흔을 넘어섰을 때였다. 1850년부터 워싱턴 D.C의 노예제도 폐지 운동 기관지인 <내셔널 이러(National Era)>에 연재한 이 소설은 출판사를 만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발간되자마자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출간 첫해에만 30만 부가 팔렸고 20개 국어로 번역된 이 책은 현재 “성서 이래 최대 베스트셀러” “19세기 가장 인기 있었던 미국 서적”으로 평가된다.

그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도망노예법’이었다. 그 법에 따르면 도망친 노예는 재판을 받을 수 없고 소유자에게 넘겨진다. 그를 도와준 이 또한 처벌된다. 깊이 분노한 그는 어느 날 교회 예배 도중 매를 맞고 있는 늙고 남루한 노예의 환영을 보게 됐다. 그것이 그가 이 소설에 대해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신이 써준 것이다. 나는 그저 받아쓰기를 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해리엇에 대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그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에이브러햄 링컨이 “당신이 이 커다란 전쟁을 촉발시킨 책을 쓴 작은 여인이로군요”라고 말했던 것이다. 실제로 키가 193cm였던 거인 링컨과 비교해 상당히 작아 보이긴 했을 듯싶다.

미국 남북전쟁이 1861년에 시작됐으니, 그의 책이 댕긴 불씨가 9년 동안 번져간 셈이다. 이후 그는 노예 옹호주의자들의 비판에 맞서기 위해 <엉클 톰스 캐빈의 열쇠>를 출간하고 그 후 3년 뒤에는 <드레드:디즈멀 대습지 이야기>를 썼다. 그 뒤로도 <목사의 구애> <오르섬의 진주> <올드타운의 사랑> 등 활발하게 책을 써낸 그는 1896년, 8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글 박사(북 칼럼니스트)
 

  • <마음의 발걸음>

    ‘맨스플레인’이라는 여성주의 용어를 만든 미국의 저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1997년에 쓴 아일랜드 여행기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걷기의 인문학>을 내기 전 발표한 책이다. 리베카 솔닛, 반비, 1만9천원

  • <자연의 권리>

    환경변호사로 2018년부터 유엔 인권·환경 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2017년 9월 쓴 이 책에서 자연과 인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공존하는 미래를 꿈꾼다. 데이비드 보이드, 교유서가, 1만8천원

  •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1967년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 13살의 나이로 3시간 15분 23초의 세계 기록을 세운 모린 윌턴의 삶과 성공에 관한 전기다.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학고재, 1만5천원

  • <내면의 방>

    대학 강사인 저자가 ‘멜랑콜리아를 동반한 주요 우울증 에피소드’로 진단받았을 당시의 경험을 50대에 되돌아보며 정리한 치유의 에세이. 고통을 회복하기까지의 시간을 담담히 풀었다. 메리 크리건, 북트리거, 1만6천5백원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박주연
사진
김재경
2020년 11월호

2020년 11월호

에디터
하은정, 박주연
사진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