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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패션이 가고 착한 패션이 온다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끝은 참담하다.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 패션’, 컨셔스 패션이 지금 패션계 화두인 이유다.

On January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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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광고 캠페인에 지구를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담기로 유명한 스텔라 맥카트니의 2019 F/W 시즌의 광고 비주얼.

지구상에서 환경을 말할 때 인류를 규정하는 단 하나의 단어는 정말이지 충격적이다. '바이러스!'
그렇다. 문명이라는 이유로 온실가스와 연기, 쓰레기를 배출하고 지구에게 해악만 끼치는 인류는 자연의 입장에서 본다면 바이러스가 맞다. 디스트로이드 진 청바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염색제를 쓰고 얼마나 많은 물을 써서 워싱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소가죽 가방 하나를 만들자고 얼마나 많은 풀과 옥수수를 소에게 먹여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대표적인 채식주의자인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모피와 가죽 등을 절대 사용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운동화도 천으로 된 것만 만들고 신는다.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간 '지구에 최소한의 해를 끼치는 제품을 만들고 또 소비하자'라는 인식이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저렴한 옷값 때문에 한 철만 입고 버리는 식의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패스트 패션계도 지속 가능한 패션 운동에 동참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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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봄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한 구찌는 2020 S/S 밀라노 패션 위크를 통해 첫 번째 탄소 중립 컬렉션을 선보였다. 2 2020 S/S 컬렉션에서 75%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패션의 정석을 선보인 스텔라 맥카트니. 3 디올은 2020 S/S 컬렉션에서 패션쇼 배경으로 사용한 나무를 쇼가 끝난 후 도시 전역에 심겠다고 약속했다. 4 2020 S/S 베르사체의 컬렉션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입은 정글 드레스는 프랑스 기후 운동 시위 사진과 믹스된 콜라주 작품으로 만들어지며 주목받았다.

최근 유엔(UN)은 지속 가능 패션 운동가들과 함께 '컨셔스 패션 캠페인(Conscious Fashion Campaign)'을 시작했다. 컨셔스 패션 캠페인은 소셜 임팩트 기업가 케리 배니건이 유엔 파트너십 사무국(UNOP)과 협력해 설립했다. 그녀는 "패션업계가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에 대해 무엇을 이해하고 또한 어떤 것을 구현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1년간의 시범 단계를 거쳤고, 이 캠페인은 소매 이벤트 부문, 특히 브랜드와 소매 업체를 연결해주는 트레이드 쇼에 몰두했다"고 말해 실효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파리 컬렉션 기간에는 베르사체의 정글 드레스를 입은 제니퍼 로페즈의 사진과 프랑스 기후 운동 시위 사진을 합성한 프랑스 작가 토마스 레루의 콜라주가 화제를 모았다. 이 콜라주는 마치 제니퍼 로페즈가 젊은 시위자들을 이끄는 잔 다르크처럼 보였던 것으로,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여겨졌던 패션계와 환경 단체의 긴장감을 임팩트 있게 요약해주었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패션 플랫폼 리스트(Lyst)의 연례 보고서 '올해의 패션(The Year in Fashion)'에 따르면 2019년 주요 패션 키워드로 지속 가능성, 보테가 베네타, 메건 마클 등을 꼽았다. 아울러 2020년 키워드도 제시했다. 2020년에는 재구매, 렌털, 올림픽과 연계된 일본 마니아의 부상, 오버사이즈 백의 귀환, 폴리티컬 패션 등이 주요 키워드다. 그 결과 올해 패션계의 최대 화두는 역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과 '포용력(Inclusivity)'이었다. 먼저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높았다. 지속 가능성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검색은 매년 75% 증가하고 있으며 친환경 소재는 102% 증가했다. 여기에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검색은 매달 평균 2만7,000건이나 이루어졌다. 올해 지속 가능한 데님과 스니커즈는 가장 인기 있는 상품 카테고리였다. 이 조사에서 특히 재미있는 점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럭셔리 고가 상품에 대한 트래픽이 255%나 증가했다는 것이고, 2020년에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재구매 사이트 스레드업(Thredup)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럭셔리 소비자의 26%가 중고품을 구매하며 또 다른 구매 사이트 더 리얼리얼(The real real)는 쇼핑객의 32%가 패스트 패션의 대안으로 구찌, 루이비통, 샤넬 등의 중고품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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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디자인에 천연 가죽과 퍼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국제 기후대책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환경보호에도 동참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렌털도 주요한 키워드였다. 현재 10억 달러(1조 1,686억원)로 추산되는 패션 렌털 시장은 2023년 말까지 그 규모가 19억 달러로 거의 두 배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2020년 연말이 되면 현재 수치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과반 수 이상이 이미 패션을 렌털하거나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어반아웃피터스, 아메리칸 이글, 앤 타일러, 블루밍데일 등이 의류 렌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렌털 시장은 아직 성숙되기 전이지만 오프라인 기반의 크고 작은 업체가 성업 중이며 온라인 스타트 업도 생겨나고 있다.

지속 가능 패션의 가장 확실한 대안이 중고 구입과 렌털이라니, 의류 제조업자 입장에서 보면 큰일 날 소리다. 그러니 루시 브리검 UN 파트너십 사무국장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SDGs를 성공시키기 위해 패션업계 리더들의 자원과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솔루션을 활용해야 한다."

아마존 프랑스에서 최근 발표한 내용이 이런 혁신적인 솔루션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존 프랑스는 내년부터 팔리지 않은 재고를 태우지 않고 그대로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관행처럼 자행되는 팔리지 않은 제품을 파괴하는 대신, 자동적으로 자선 단체에 기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은 의식 있는 의류 및 소비를 뜻하는 조어로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과정으로 생산된 의류와 그런 의류를 소비하고자 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며 자원 낭비와 환경 문제가 부상하면서 생겨난 소비자들의 자성적인 움직임이다. 버려진 의류나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의류,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법으로 염색한 의류, 합성섬유 대신 천연 소재로 만든 의류, 중고 의류의 재활용, 리사이클, 업사이클링 등이 컨셔스 패션의 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뭔가 자꾸만 사들이고 쟁여놓는 일을 당장 멈추라는 거다. 연말연시를 맞아 세일하는 곳도 많고 여기저기서 신년 선물을 구입하라고 유혹한다. 심지어 새해를 기념해 나 자신에게 선물하라며 소비를 부추긴다. 하지만 사실은 사놓고 안 입는 옷이 수두룩할 것이다. 구입하는 새 옷을 줄이고 이미 갖고 있는 옷장 속 옷들을 리폼해보자. 모자나 머플러로 스타일링을 바꿔보거나 와펜이나 단추, 자바라 등을 이용하면 손쉽게 멋진 리폼이 가능하다. 싫증난 옷은 인터넷 중고 거래를 이용해 판매하고 빈티지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지구 사랑의 한 방법이 된다. 공정거래니 업사이클이니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좋은 것을 구매해 오래 쓰는 것, 아껴 쓰고 이웃과 바꿔 쓰는 것 등 소소하고 실천 가능한 것부터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겠다.

CREDIT INFO

에디터
정소나
조명숙(마담조미디어 대표)
사진
쇼비트, 스플래시 뉴스, 스텔라맥카트니, 인스타그램
2020년 01월호

2020년 01월호

에디터
정소나
조명숙(마담조미디어 대표)
사진
쇼비트, 스플래시 뉴스, 스텔라맥카트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