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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이 왜 그럴까

주가가 오르는 연예인의 열애설이 보도되면 그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뉜다. 질문 원천 봉쇄, 혹은 모르쇠. 그러나 박민영은 달랐다.

On September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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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악플을 보면 송곳에 찔린 것처럼 아파요. 그래도 이젠 제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칭찬에 더욱 감사함을 느껴요. 상처가 있어서 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박민영은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데뷔 초 새침한 외모 때문에 생긴 오해, 캐스팅 논란 등 갖가지 이유로 악성 댓글을 많이 받았기에 이젠 괜찮다고. 자신보다 함께한 배우와 감독, 스태프를 먼저 생각했다.

“누군가는 구질구질하다고 하겠지만, 전 그편이 나아요. 구차해 보여도 모든 의문에 해명할게요.”

박서준과 열애설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난 7월 27일 박민영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한 박서준과 열애설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 ‘김미소(박민영 분)’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 <김비서>에 동반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박민영과 박서준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 관심이 두 사람의 열애설로 이어졌다.

열애설의 내용은 이랬다. 두 사람이 지난 3년간 사랑을 쌓아오고 있으며, 먼저 캐스팅된 박서준이 상대역으로 연인인 박민영이 캐스팅되도록 힘을 썼다는 것.

두 사람은 소속사를 통해 열애설을 즉각 부인했지만 온라인에선 그들이 열애 중임을 뒷받침한다는 증거들이 떠돌기 시작했다. 비슷한 모양의 팔찌나 신발을 함께 착용했다든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곳으로 여행을 갔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다. 심지어 두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있어 예물을 고르러 다닌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드라마 종영 이튿날 열애설이 터졌고, 열기가 가시기 전 박서준의 종영 인터뷰가 이어졌다. 박서준이 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화제가 된 것은 당연지사. 이후 인터뷰가 예정돼 있던 박민영은 배우와 감독, 스태프의 열정이 묻히는 것 같아 속상했다. 그래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열애설에 부딪히기로 했다.

“처음에 열애설을 접하고 웃어넘기려고 했지만 점점 상황이 심각해지더군요. 어떻게 대처할까 고민하다가 제가 구차해지기로 했어요. 드라마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위해 일일이 해명하려고요.”

박민영은 <김비서>에 출연한 배우들의 인터뷰마다 열애설이 주제가 되는 것을 보고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조금만 더 늦게 열애설이 터졌다면 드라마가, 배우가 좀 더 조명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컸다는 것. 이어 열애 증거라고 불리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캘리포니아와 도쿄에 함께 여행 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저는 어머니와 함께 갔어요. 오늘 아침에 어머니가 자신의 여권을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소속사에서 말려 가져오진 않았어요. 박서준 씨가 저를 캐스팅했다는 이야기 역시 사실이 아니에요. 감독님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 주연부터 조연까지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캐스팅하셨어요. 이 이야기에 감독님이 속상해하실 것 같아 걱정이에요.”

박민영은 신인 때부터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이고 악플에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많았기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웃어넘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인 때부터 마음고생을 했지만 단 한 번도 악플러를 고소하지 않았어요. 억울해도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드라마에 폐가 되고, 함께한 사람들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가 아닌 다른 내용에 집중되는 시선을 돌릴 수만 있다면 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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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각선미의 비결

박민영은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만족감이 컸다고 말했다. 작품에 출연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고.

“김미소를 연기하면서 답답했던 적이 없어요. 많은 배우가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고뇌해요. ‘이 캐릭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이렇게 말할까? 이 상황에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스트레스가 돼요.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한 연기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여태까지 연기를 하면서 늘 그런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김미소의 행동과 말에는 한 번도 의문을 가진 적이 없어요. 똑똑하고 야무진 캐릭터답게 납득이 가는 행동과 말을 했죠. 이처럼 시원한 캐릭터를 맡아서인지 기쁘게 촬영했습니다. 좋은 캐릭터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모든 순간이 꿈 같은 현장이었다는 박민영은 일 처리가 능수능란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는 커리어 우먼이면서 스스로의 인생을 찾겠다고 퇴사를 선언하는 당찬 ‘김미소’라는 캐릭터를 만난 게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제게 선물 같은 캐릭터예요. 저는 미소가 20~30대 여성들의 워너비라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현명하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잖아요. 똑똑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어요. 촬영장에 가는 게 숙제하러 가는 기분이었는데, 이번엔 창의력 스쿨에 가는 것 같았어요. 고민하는 순간마저 행복함을 느끼면서 하나하나 즐겁게 풀어갔죠. 언제 또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초반엔 부담감이 상당했다. 동명의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기에, 자신의 캐스팅을 두고 우려하는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방송이 되던 날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홀로 모니터링을 했다.

“처음에 캐스팅됐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거부감을 없애서 마지막엔 박수를 받자고 다짐했죠. 배우로서 목표 의식을 갖고 열심히 했어요. 마음을 졸이면서 첫 방송을 보고 시청자 반응을 봤는데 혼자 이불을 덮고 웃었어요.(웃음) 사실 제가 호평을 들은 적이 없는데 칭찬을 해주시니까 눈물까지 났어요. 이렇게 노력하니까 시청자들이 알아주시는구나 싶었죠. 그다음엔 마무리까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두사미로 끝나는 드라마가 많으니 마지막까지 열심히 촬영하고 그 후에 즐기자는 마음이었죠. 연기자는 호평이나 혹평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질타를 받아도 주눅 들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박민영에게 김미소는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해서 부담스러운 캐릭터였다. 원작에서 김미소는 드레스를 입고 이영준과 함께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며 음식을 눈앞에 두고 절제를 하는 인물. 박민영은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캐릭터와 닮기 위해 외적인 모습부터 같아지려고 노력했다. 그 첫 번째가 다이어트였다.

“제가 게을러서 운동을 하지 않았어요. 다이어트가 필요하면 2주간 굶곤 했죠. 그런데 웹툰 속 김미소를 보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안 먹으면서 급하게 뺀 것과 운동하면서 뺀 모습은 얼굴부터 체형까지 다르잖아요. 이번엔 유산소운동을 하고 PT를 받았고 4달 동안 닭가슴살을 먹었어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4kg을 감량했는데 보기엔 6~7kg 정도 빠져 보였던 것 같아요. 한때 살이 많이 빠져 탈수 증상도 있었거든요. 촬영을 하다 힘에 부쳐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오늘 아침엔 ‘해장라면’을 먹었고요. 어제 저녁에 소주를 마셔서 라면이 먹고 싶었거든요.”

이 같은 노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김미소가 됐다. 그 덕분일까. 그녀가 선보인 오피스 룩은 연일 화제를 모았다. 매 작품에서 의상에 관여해왔다는 그녀는 이번엔 특히 더 욕심을 부렸다.

“캐릭터 콘셉트를 잡으면서 미소와 싱크로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어요. 첫 등장에 미소처럼 보이지 않으면 반감이 생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트렌드와 맞지 않는 헤어스타일과 스타일링을 고수했죠. 사실 스타일리스트 입장에서는 트렌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미안했어요.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웹툰 속 미소와 똑같이 하려는 마음 때문에 의상을 제작했어요. 김미소 스타일이 트렌드가 아니라서 같은 핏의 의상을 구할 수 없었거든요. 헤어스타일도 일부러 볼륨이 풍성한 포니테일로 연출했어요. 헤어 아티스트 선생님께 ‘탈모가 생기면 두피 케어를 받을 테니 풍성하게 해주세요’라고 했죠.”
 

‘하이킥’ 소녀에서 ‘로코 퀸’ 되기까지

박민영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을 통해 데뷔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번 드라마에서 코믹 연기로 다시 호평을 받았다.

“사관학교도 아닌데 ‘하이킥 출신’이라고 불러주시더군요.(웃음) 부끄럽지만 그런 생각을 해요. 어린 시절 처음 접한 작품이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좋은 시트콤이어서 코미디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 같아요. 캐릭터가 완성된 상태에서 캐릭터 간에 충돌이 일어나는 장르가 코미디라는 걸 안 거죠. 저를 보고 웃는 사람들을 보는 게 행복해요. 웃음을 주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더군요. 유쾌한 분위기의 촬영장도 매력 있었어요.”

박민영은 올해 데뷔 후 최초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국내 최초 예능이자 7명의 탐정단이 10개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 버라이어티 게임쇼 <범인은 바로 너>에서 맹활약한 것. 이 예능에서 꾸밈없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덕에 ‘박민영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능 신생아였죠. 처음 해보는 도전이라 두려운 마음이 컸는데 모두 저를 칭찬하면서 용기를 주셔서 저도 모르는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초반에 제 자신을 내려놓으니 그다음부턴 쉽더라고요.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시즌2 출연을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그동안은 제 자신을 숨기려고 했거든요. ‘예능에서 흙바닥에 드러눕다가 드라마에서 예쁜 모습을 보여주면 시청자분들이 집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죠. 요즘 시청자들은 예능과 드라마를 분리해 보시는데 그걸 몰랐어요. 제가 이렇게 촌스러워요.(웃음) 이제 그동안 갖고 있던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아요. 또 출연하고 싶은 예능요? 개인적으로 <신서유기>를 좋아해요. 여자 멤버가 없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 혼자 산다>에서 제의가 왔다고 들었는데 가족과 함께 살아서 출연은 어려울 것 같아요. 아무튼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동안 답답하게 있었던 저를 보여줄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박민영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올해 안에 차기작을 결정할 예정이다. 넘어지고 다치고 구르면서 배워야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며 또 넘어지고 구르겠단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한 그녀의 다음 스텝은 어디로 향할까?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2018년 09월호

2018년 09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제공
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