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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지 않은 고독한 채팅방

On March 12, 2018 0

최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중 고독한 시리즈가 유행이다. ‘고독한 채팅방’의 규칙은 간단하다. 오로지 사진만 올릴 것. 고독한 채팅방에 입장한다면 우리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다.

1 '고독한 설리' 방에 미공개 사진을 게재한 설리. 2 설리가 '고독한 설리' 방에 남긴 작별 인사.
3 '고독한 명수' 방에 게재된 박명수와 양세형, 하하의 모습. 4 '샤이니' 키가 '고독한 기범' 방에 남긴 미공개 사진.

오전 3시 30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검색했다. 채팅방에 입장하자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3명이 더 입장했다. 총 826명이 참여한 대화방의 이름은 '고독한 임효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 임효준 선수의 오픈 채팅방이다.

공지 사항은 "사담 및 채팅 금지, 사진 요청 및 텍스트콘·사진 허용". 임효준 선수의 각종 사진이 쉴 새 없이 업로드되고, 사이사이 텍스트가 쓰인 사진도 업로드됐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안 고독한 임효준 방에 들어가고 싶어요" "임효준 선수의 GIF(움직이는 사진) 짤은 없나요?" 등의 질문을 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사진이 업로드되는 순간에도 참여자들이 입장과 퇴장을 반복했다. 순식간에 카톡 메시지 300개가 쌓였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고독한 채팅방이다. 누구나 익명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텍스트는 금지고, 오로지 사진만 올려야 한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 탭으로 들어가 검색을 통해 방을 찾은 뒤 비밀번호와 같은 기능을 하는 채팅 코드를 입력하면 입장할 수 있다. 채팅방 대화명에 채팅 코드 힌트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입장 가능한 인원은 1천 명이다. '고독한'이라는 방 제목과 달리 채팅방은 시끌벅적하다. 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렸다. 인기 많은 채팅방은 1천 명이 참여 중인 것은 물론, 2·3·4로 새로운 방이 생성됐다. 채팅방 참여자 한 명이 나가면 곧바로 다른 참여자가 들어온다.

고독한 채팅방의 시작은 지난해 생긴 '미식한 고독방'이란 채팅방이다.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한 방이다. 해당 드라마에서 중년 직장인 고로 씨는 홀로 맛집을 돌아다니며 말없이 식사를 한다. 이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은 채팅 참여자들이 대화 없이 음식 사진을 공유한 것이 고독한 채팅방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12월 '고독한 고양이'라는 채팅방이 생겼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혹은 인터넷에서 구한 고양이 사진을 올리는 오픈 채팅방이다. 지난 1월부터 연예인이나 예능 프로그램을 주인공으로 한 채팅방이 등장하며 '고독한 시리즈'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급기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메뉴에 '고독한 시리즈'가 생겼다.

입소문이 퍼지자 자신의 고독한 채팅방에 들어가는 연예인들이 생겼다.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연예인들은 고독한 채팅방 규칙에 따라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 존재를 인증한다. 방송인 유병재는 자신의 '고독방'에 입장해 "여러분 안녕하세요. 나 이런 거 너무 좋아요. 너무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쓴 A4 용지를 들고 찍은 사진을 캡처해 올렸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SNS에 익숙한 아이돌 멤버들은 고독한 채팅방을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했다. 설리는 '복숭아'란 닉네임으로 입장해 아직 공개된 적 없는 사진 위에 "얘들아 뭐해"라는 글을 적어 자신을 인증했다.


1 '마마무' 휘인이 남긴 셀카. 2 '고독한 임효준2'의 캡처 화면. 3 전광렬이 '고독한 전광렬'에 남긴 인증샷. 4 채팅방을 보고 있는 전광렬.

오로지 사진만 올릴 것

그룹 '샤이니'의 키는 보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키워드#보아>에서 '나범이다'라는 닉네임으로 '고독한 기범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방이 있다고 해서 들어왔다. 내가 나가기 전까지만 채팅으로 해줘.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하려고 들어왔다. 다들 잘 지내고 사랑한다"고 안부를 전했다.

'블락비' 박경은 채팅방에서 무려 3시간 동안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ㄱㄴㄷㅅ'이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해 "얘들아, 나 경이야. 진짜야. 내 사진 보러 왔어. 이쁘니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팬들이 이를 믿지 않고 박경을 사칭한다고 의심해 채팅방에서 강퇴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박경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캡처해 보냈고 팬들은 그가 진짜 박경임을 받아들였다. 박경은 팬들에게 콘서트 참석 여부를 묻기도 하고 게임을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소년공화국' 수웅은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궁금해서 들어왔다. 늘 응원해주시는 것 감사하다"라고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퇴'라는 수모를 겪은 연예인들도 있다. '블락비' 재효는 자신과 박경, 태일의 팬들이 만든 '고독한 숙소즈'라는 오픈 채팅방에 닉네임 '노래추천봇'으로 입장했다. 그는 대화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닉네임에 따라 계속 노래를 추천했다. 이윽고 채팅 참여자들이 불만을 토로했고, 채팅 관리자에게 노래추천봇 강퇴를 요구했다. 결국 재효는 채팅방에서 강퇴당했다. 이에 재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과 함께 하소연하는 글을 남겼다. 인증 사진에는 '사용이 제한됐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그는 "너네가 자꾸 강퇴해서 오픈 카톡 블락(입장 금지) 먹음"이라며 오픈 채팅방에 입장할 수 없게 됐음을 알렸다.

'EXID' 하니는 팬들이 믿어주지 않아 강퇴당하는 굴욕을 겪었다가 채팅방에 다시 입장했다. 'B1A4' 진영과 'AOA' 민아는 오픈 채팅방 채팅 코드를 몰라 들어가지 못했다. 이 밖에도 '빅스' 홍빈, '하이라이트' 양요섭, '마마무' 휘인 등이 채팅방을 이용해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짤' 때문에 고독한 채팅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 주인공은 전광렬과 박명수. 채팅방 참여자들은 그들이 드라마와 예능에서 보여준 사진을 캡처해 짤방을 만들고 시기적절할 때 사용해 웃음을 선사한다.

그중 전광렬이 인증샷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그는 채팅방 입장과 동시에 "광-하!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업로드했다. '광-하'는 '광렬 하이'의 준말이다. 그러나 채팅방 참석자들이 그가 전광렬임을 믿지 않았고, 전광렬은 직접 고독한 채팅방을 보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어 올렸다.

박명수도 인증샷을 올렸다. 그는 '고독한 박명수' 오픈 채팅방에 '이병 박명수'라는 닉네임으로 입장해 '무도 녹화 중!!! 고독한 명수 알랍'이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이어 양세형, 하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 박명수는 MBC <무한도전> 촬영 중 하하가 해당 채팅방을 언급해 자신의 방에 들어간 것이었다. 팬들은 박명수의 짤로 화답했다. 후에 박명수는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통해 "사진만 올리는 공간인데도 웃음꽃이 폈다. 말 많은 생활 속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통해 유행하는 것 같다"라고 '고독한 박명수' 오픈 채팅방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고독한 채팅방을 직접 만든 이도 있었다. 주인공은 JTBC 장성규 아나운서. 그는 직접 '고독한 장성규' 오픈 채팅방을 만들고 SNS를 통해 "제 방을 제가 만들었습니다. 소통에 미친 자답지 않나요? 얼른 들어오세요"라고 홍보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중 고독한 시리즈가 유행이다. ‘고독한 채팅방’의 규칙은 간단하다. 오로지 사진만 올릴 것. 고독한 채팅방에 입장한다면 우리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고독한 임효준’ 화면 캡처

2018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김지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고독한 임효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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