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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가 뭐야?

있어 보이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 된 시대가 왔다. 있어 보이게를 강조하면 ‘척’이 되지만, ‘능력’에 방점을 찍으면 포장력이자 연출력이 되고 자신을 브랜딩하는 기술이 된다.

On January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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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충분하지 않고 정식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대단히 ‘있어 보이게’ 만드는 능력. ‘있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어 단어 ‘어빌리티(ability)’를 결합한 신조어가 올해의 키워드다.

‘있어빌리티’의 대표 주자로 꼽을 만한 사람은 ‘쿡방’ 열풍에 힘입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현석 셰프. 허세가 잔뜩 들어간 폼으로 앞치마를 휘날리며 식재료에 소금을 뿌리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필드에서 굉장히 유명한 셰프임에도 허세가 잔뜩 실린 그의 모션은 ‘허세 셰프’라는 별명까지 안겨주었다. 실속 없이 겉으로만 보여주려는 ‘허세’는 그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돼왔으나, 요즘엔 이처럼 하나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있어빌리티’가 강조된 배경에는 SNS의 공이 크다. SNS가 자기표현을 넘어 자기 과시의 경연장이 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허세가 현대인이 갖춰야 하는 하나의 능력이 됐다는 얘기다. 굳이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의 SNS를 보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은 ‘있어빌리티’를 통해 무엇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일까? 바로 돈과 취향, 그리고 인맥이다.

 

CASE 1 돈 있어 보이게

예를 들어보자. 최근 허세 소비의 정점을 찍은 분야는 바로 캠핑 시장이다. 캠핑 인구 3백만 시대. 캠퍼들의 장비는 날이 갈수록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근교에서 캠핑을 즐기는 일반인 캠퍼들이 구비한 장비가 사실은 히말라야 등정에나 필요한 전문가용 캠핑용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른바 ‘장비병’에 걸린 소비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가의 전문 장비를 당연하다는 듯 구매하면서 캠핑용품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그만큼 성숙한 캠핑 문화는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장비병은 비단 캠핑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동네 뒷산만 올라가도 명품 장비병에 걸린 중년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값비싼 등산복과 산악용품으로 치장한 뒷산 마니아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는 자괴감마저 든다. 최근 뜨고 있는 자전거 마니아들의 경우도 그렇다.

접이식 자전거로 시티 라이더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미니벨로 자전거 동호회를 비롯해, 브롬톤, 알렉스몰튼, 바이크프라이데이 등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자전거를 타는 유저들의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이렇게 비싼 자전거를 두루 꿰고 있는 전문가들은 각 브랜드의 특징과 사용법을 훤히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정비와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며 동호회원들에게 추앙받는다.

취미로 배우는 사진 촬영을 위해 전문가용 카메라를 몇 대씩 구비하는 소비자들은 또 어떤가? 초보수준의 실력이면서도 무조건 명품 브랜드 악기만을 고집하는 사례도 있다. 악기를 실제로 잘 다루는 것보다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SNS계정에 올리는 것에 더 관심이 쏠린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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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2 취향 있어 보이게

SNS에서 추종 세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련된 감각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 굳이 명품 장비족처럼 돈을 쏟아붓지 않아도 빈티지한 느낌이나 킨포크 스타일을 살려 프레임 안에서 완벽한 연출을 해내는 식으로 어필이 가능하다. 이들은 먹는 것도, 머무는 곳도, 입는 것도, 타는 것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스토리가 있고 의미가 있는 아이템과 함께 이미지를 멋지게 캡처하고 업로드하면 감각 추종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식이다.

덕후시대
‘오타쿠’로 터부시되던 사람들, 일명 ‘덕후’들이 이제는 양지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스타가 바로 배우 심형탁. 그는 ‘도라에몽 덕후’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며 덕후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OO부심’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OO부심’은 ‘자부심’에서 ‘자’를 생략한 말로 자부심의 대상이 되는 명사 뒤에 붙여 쓰는 말이다. 가령 인디 음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을 일컬어 ‘인디부심’이라 일컫는다. ‘덕질’을 해야지만 취향 있는 사람으로 포장되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언박싱, 그 순간의 즐거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얼리어댑터들이다. 신제품이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소유함으로써 희소성을 자랑하며 사람들의 욕망을 건드린다. 발 빠른 정보력과 출시 전에 구매하는 기동력은 ‘있어 보이기에’ 좋은 조건이다. 얼리어댑터들이 SNS상에서 자신의 센스를 과시하는 방식 중 하나는 바로 ‘언박싱(unboxing, 상자에서 꺼내다)’이다. 새 제품을 개봉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순차적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으로 녹화한 후 ‘개봉기’라는 후기와 함께 게시하는 식이다. 언박싱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 디테일 덕분에 마치 자신이 해당 제품을 개봉하는 것과 같은 대리 만족을 느낀다. 유·아동을 위한 장난감의 경우 언박싱 동영상이 매출과 직결되면서 언박싱 마케팅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힙스터와 스웨그
센스에 죽고 사는 대표적인 소비족으로는 ‘힙스터’도 빼놓을 수 없다. 힙스터는 아편을 뜻하는 속어 ‘HOP’에서 진화한 ‘HIP’ 혹은 ‘HEP’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1940년대에는 재즈광을 지칭하는 속어였고, 1990년대 이후에는 독특한 문화 코드를 공유하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돼왔다. 최근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쿨한 사람’, 유명 브랜드나 명품보다 ‘스스로 가치를 두는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 등을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잘 알려진 레스토랑보다는 숨어 있는 맛집과 허름한 수제 버거집을 찾고, 브랜드 맥주보다는 수제 에일맥주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 이들이 있어 보이고 싶은 것은 돈이 아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주관적인 센스’, 그것이 이들이 SNS를 통해 과시하고 싶은 대상이다. 사실 이런 흐름은 비단 2016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아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는 ‘스웨그’라는 용어를 그해의 키워드로 꼽기도 했는데, 스웨그란 힙합에서 나온 말로 자기만족과 자아도취, 자유로움, 가벼움 등을 뜻한다. 한마디로 힙스터는 자신의 독특한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굉장히 ‘스웨그’한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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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3 인맥 있어 보이게

있어 보이고 싶은 또 하나의 아이템은 인맥이다. 팔로어 수가 권력이 된 지는 오래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수는 SNS 해비 유저들에게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들은 유명인과 함께 어울린 사진과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업로드하며 고급 인맥을 과시한다.

허세 라이프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간접적인 경험으로 인맥의 아우라를 느껴보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부산을 방문한 배우들이 주로 머무는 호텔을 찾아 거기에서 숙박하며 간접적으로나마 배우들이 머문 호텔에 자신도 머문다는 동조 의식을 느끼는 식이다. 인기 연예인이 다닌다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그것을 SNS에 올려 느끼는 묘한 만족감도 일종의 있어 보이는 ‘허세’라고 할 수 있다. 타인에게 파워 인맥의 주인공인 것처럼 어필하며 현실에서 느끼기 힘든 가상의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남의 명성과 인지도를 빌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자화상이기도 하다.

인맥관리 해드립니다
최근 SNS의 트렌드는 조회 수와 ‘좋아요’ 등이 기반이 된 대중적 확장에서 전문성과 특유의 취향을 가진 그룹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추세로 넘어가는 중이다. 그 예가 바로 ‘링크드인(LINKED-IN)’이라는 비즈니스용 인맥 관리를 위해 고안된 전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다. 링크드인의 이용자들은 주로 고학력·고소득의 엘리트로 추정되는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링크드인을 잘 활용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자신이 알고 싶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어 인맥 확장과 관리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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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4 지식 있어 보이게

한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 시간은 없지만 ‘있어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얕은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박학다식한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구라는 한 강연회에서 매일 뉴스를 보며 깨알 같은 뉴스 속 수치를 외워 방송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박식함을 과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넓고 얕은 지식 부자
꿀팁이란 꿀처럼 달콤한 암시, 힌트, 충고, 조언 등 ‘아주 유용한 정보’를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팁이란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작고 실용적인 정보인 만큼, 옷에 떨어진 촛농을 지우는 방법이나 식기에 밴 김치 냄새 없애는 법과 같은 생활 속 노하우부터 지역별 맛집에서 먹어야 할 메뉴까지 시시콜콜한 모든 정보가 꿀팁의 대상이 된다. 블로그는 그야말로 꿀팁 제공자들 천지다.

인기 유저들은 자신이 발견한 유용한 팁을 상세하고 재미있게 시시콜콜 게시해놓는다. 꿀팁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2015년 ‘우주의 얕은 꿀팁’이란 슬로건으로 화제를 모은 ‘피키캐스트’는 콘텐츠 큐레이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터치 한 번에 넘어가는 슬라이드 이미지, 짧은 글, 영상으로 네티즌을 끌어들여 대중성이 검증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국 성인 1천2백 명 중 92.4%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시대다. 이와 함께 등장한 것이 바로 ‘뉴스 클리핑’이다. 뉴스클리핑은 인터넷상에서 정보 서비스 회사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회원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발췌해 보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단순히 스크랩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필요한 뉴스를 선별하고 재가공해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는 정보 큐레이션 서비스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원하는 정보만 쏙쏙 뽑아 접하고 나머지는 모두 흘려보낸다. 한마디로 편의성을 극대화한 서비스인 셈이다.

CREDIT INFO

취재
정지혜 기자, 정희순(프리랜서)
참고서적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
2016년 01월

2016년 01월

취재
정지혜 기자, 정희순(프리랜서)
참고서적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