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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세빈의 봄날

시간은 배우의 감정을 한층 여유롭고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힘을 지녔다. 데뷔 19년 차 배우 명세빈의 시간도 그렇게 흘렀다. 그리고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다고 말한다. 마치 따뜻하고 눈부신 이 봄처럼!

On April 02, 2015

펀칭 디테일의 화이트 원피스 에스까다, 진주 링·골드 링 모두 나인큐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내 위치를 어디쯤으로 생각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공백기를 갖고 쉬면서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이 일을 할 때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겠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레이스 원피스 앤디앤뎁, 플라워 모티브 네크리스 프란시스케이, 크리스털 브레이슬릿 겟미블링.


“전작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드라마를 선택할 때마다 새로운 배역에 도전했어요. 하지만 저는 연기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웃음) 이미지를 확확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 안에서 더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려고 해요. 이번에 맡았던 MBC <킬미, 힐미>의 ‘민서연’ 역할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외모지만 그 속에 담긴 강인한 모성애와 야망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극에 몰입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 도움 없이 옷 스타일링도 직접 했을 정도로요”

 

 

핑크 테일러드 재킷 에디티드, 레이스 셔츠·레이스 쇼츠 모두 자라, 레이스 헤어밴드 레나크리스, 골드 메탈 시계 아르키메데스, 골드 링 러브캣비쥬, 화이트 펀칭 슈즈 페르쉐.


청순하다. 명세빈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첫 번째 얼굴이다.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순수>의 차분하고 조용한 ‘혜진’이나 영화 <남자의 향기>의 지고지순한 ‘은혜’는 명세빈을 ‘청순가련형’ 여배우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몸매도 툭 치면 쓰러질 것처럼 가냘프니 시끄럽고 호들갑스러운 인터뷰어의 입장에선 상당히 조심스러운 인터뷰이였다. 너무 말이 없고 조용한 여배우는 속내를 알 수 없어 여러모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상과 달랐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명확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명세빈은 백 마디 말보다 진심으로 따뜻함을 전하는 사람인 듯했다. 수다스럽진 않지만 사소한 한마디도 흘리지 않고 맞장구치는 배려심이 있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되 고집스럽지 않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친절함도 있었다. 화보 촬영 후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마주앉아 그녀의 이전과 달라진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작품인 <킬미, 힐미>의 ‘민서연’이란 배역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 어떤 캐릭터였나?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다. 실제로 출연한 건 몇 장면밖에 안 되지만 매회 사진이 등장했고 그렇게 치면 많이 나왔다.(웃음) 처음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주인공 ‘도현’의 호적상 어머니이자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재벌가 며느리 ‘민서연’은 드라마 전개에서 가장 복잡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다. 한 이야기 안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액자식 구성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민서연’은 그 또 다른 이야기의 중요 인물이었다.

 

 

샤 스커트를 덧댄 원피스 버버리, 골드 브레이슬릿 나인큐브, 골드 링 악세서라이즈, 골드 스트랩 힐 게스.


<제왕의 딸, 수백향> 이후 1년 만이다. 전작을 정리해보면 2012년 <아들 녀석들>, 2010년 <세자매> 등인데 작품 사이의 텀이 길다. 작품을 고를 때 따지는 부분이 많은가?
까다로운 건 아닌데 그때그때 새로운 방향을 잡으려고 한다. 청순가련한 캐릭터에서 탈피해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섹시한 이미지로 변신한 적도 있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코믹 버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 <킬미, 힐미>도 지적이면서 강인한 모성애를 지닌, 그간 해본 적 없는 캐릭터라 매력을 느꼈다. 매번 새로운 배역에 도전하면서 연기 생활의 터닝 포인트로 삼았다. 전작과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고 싶어서인데, 연기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웃음) 이미지를 확확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 안에서 더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배우로서 작품을 고를 때 시청자와 함께 행복하고 호흡할 수 있는 드라마에 더 관심이 간다.

여배우로서 서서히 나이가 들고, 작품에서 맡는 역할이나 비중에도 변화가 찾아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어떤가?
나이가 있으니까 역할이 어중간해진다. 캐릭터 중에서 두렵거나 하기 싫은 건 없다. 망가지는 역할도, 코믹한 캐릭터도, 범죄자도 모두 괜찮다. 비중이나 역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나로 인해 느끼고 얻는 것이 있다면 의미가 있고 감사한 일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내 위치를 어디쯤으로 생각할지, 대중의 시선이 두려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2008년에 일을 쉬면서 작은 역할을 하든 큰 역할을 하든, 이 일을 할 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겠더라. 그래서 나에게 맞는 역할을 기다리면서 한층 여유로워진 것 같다.

그리고 <킬미, 힐미>의 중반부에 투입되면서 배운 점이 있다. 첫 회부터 호흡을 맞춘 연기자가 아닌지라 현장에 가서 다른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혼자 걱정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주인공이 가장 힘들고 맘고생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중간에 투입되는 연기자도, 촬영 스태프들도 힘들긴 마찬가지구나’라고 느꼈다. 또 다른 입장에서 현장 상황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러플 디테일 블라우스 루키버드, 프린지 스커트 안윤정 앙스, 비즈 장식 뱅글 폴리폴리, 골드 링 나인큐브.


그러고 보니 데뷔 후 줄곧 주인공 역할만 맡았다. 연기 생활은 순탄했던 것 같은데?
1996년 길거리 캐스팅돼 가수 신승훈의 ‘내 방식대로의 사랑’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연기는 <슈퍼선데이-우리들의 이야기> 시트콤 코너에서 6개월 정도 단역으로 시작했고 바로 드라마 <순수>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연이어 <종이학> <고스트> <뜨거운 것이 좋아> 등 드라마 여주인공을 하면서 ‘청춘 톱스타’라는 꼬리표도 얻었다. 시청률도 좋았다. 데뷔하고 비교적 빠르게 주인공 자리를 꿰찼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연극영화과 전공자도 아니니 처음부터 하나씩 배웠어도 좋았겠다 싶다. 여자 인생에서 가장 예쁜 나이, 20대가 그렇게 빨리 지나가고 30대가 됐을 때는 조급한 마음이 더 생겼던 것 같다. 내 존재감이 배역의 비중에서 오는 것인데 그게 채워지지 않을 때 불안감을 느꼈다. 그래서 실수도 있었고 시련도 겪었다.

30대에 겪은 시련이 이혼을 말하는 거라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당시의 미니홈피에 가보니 의미심장한 내용이 써 있던데?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미니홈피 대문에 쓴 글은 성경 빌립보서의 말씀이다. 사실 그 앞의 구절이 더 중요하다.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라는 말씀이 먼저 나오는데, 이처럼 사람이 풍부할 때가 있으면 비천할 때도 있고 그 시련 속에서 배우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았다. 물론 지금도 마음에 새기고 있는 말씀이지만 그땐 더 와 닿았다. 두려움이 많았던 상황에서 내가 두렵지 않은 것은 하나님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기도하면서 힘을 얻었다.

 

 

레이스 코트 르베이지, 시스루 터틀넥 그레이양, 샤 드레스 메르삐, 진주 귀고리 나인큐브, 진주 뱅글 스튜디오식스, 크리스털 장식 링 엠주.


지금은 어떤 사랑을 꿈꾸나?
나이가 차서 급하게 결혼하고 그러다 이혼하면서 내가 사랑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고 내게 충실한 게 사랑이라고 정의했던 것 같다. 지금은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그런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 사랑 자체를 꿈꾼다기보다 결혼의 목적을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이혼한 이유가 상대가 나빠서가 아니라 행복의 기준과 가치가 달랐던 거니까…. 이젠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짝은 어딘가에 분명이 있다고 믿는다. 한 명이라서 찾기가 힘든 것 같다.

작품을 쉴 때 무엇을 하나?
여행을 좋아한다. 연기할 때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집중하기 때문에 작품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온전히 쉬고 싶다. 작년에는 가족들과 독일 함부르크에 다녀왔다.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이지만 그 자유 속에서 질서를 지키고 배려하는 문화가 마음에 와 닿았다. 여행은 단순히 기분을 전환하게 해주는 것 외에도 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아서 좋다.

어떤 사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매사에 감사함이 끊이지 않는 것에 감사하는 요즘이다. 이 마음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다.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동안 낯을 많이 가리고 내성적인 면도 있어 다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지 못했는데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더라. 이제 그 사랑을 나눠야 할 때인 듯하다.

CREDIT INFO

기획
정미경
인터뷰
김은혜
사진
류형원
스타일링
박만현,김미현
어시스트
한선경,배다은
헤어
서언미
메이크업
수이(보보리스)
제품협찬
버버리(02-3479-1348), 르베이지(02-3444-1709), 폴리폴리(02-6715-8914), 엠주(02-3443-3065), 프란시스케이(02-336-9500), 아르키메데스(02-3284-1300), 루키버드(02-2252-0662), 페르쉐(070-4870-0471), 러브캣비쥬(02-516-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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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호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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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현,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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