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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스타벅스·할리스 이어 망고식스까지

‘커피왕’ 강훈의 성공 시크릿

성공한 사업가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도 마찬가지다. 두둑한 배짱, 열정 그리고 내공은 기본이고, 구수한 사투리와 소박한 성격이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킨다. 이 매력적인 사람이 론칭한 더 매력적인 커피 브랜드가 바로 ‘망고식스’다.

On October 10, 2013

강훈(46세, 망고식스) 대표의 별명은 ‘커피왕’이다. 1997년 신세계 재직 시절 ‘스타벅스’ 론칭 프로젝트팀에 합류하며 처음 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IMF로 스타벅스 론칭이 늦어지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나와 1천5백만원으로 ‘할리스커피’를 론칭한다. 강남역 지하 46.2㎡(14평) 매장에서 시작한 할리스커피는 5년 만에 40여 개 매장을 가진 국내 최초의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이후 강 대표 앞에 주어진 미션은 ‘카페베네’. 매장 2개로 위기에 처해 있던 카페베네는 그의 손을 거쳐 대한민국 커피 역사를 다시 썼다. 커피 전문점 최초 스타 마케팅, 연매출 1천억원 돌파, 업계 최고 5백호점 돌파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카페베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1등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그는 2011년 커피 인생 10여 년의 노하우를 집약한 토종 브랜드 ‘망고식스’를 론칭하고 스타벅스보다 더 큰 토종 카페이자 세계 1위 글로벌 브랜드를 꿈꾼다.
망고식스는 창업 1년 만에 70여 개의 가맹점을 출점하며 새로운 성공 신화를 일구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LA 비벌리힐스 카페를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애틀랜타, 뉴욕, 밴쿠버 등지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한 자평을 해주세요.
2년 3개월 동안 국내 1백30호점이 생겼습니다. 기존 카페베네가 아주 빠르게 확산하다 보니 1백30호점이란 수치를 실감하지 못하는데, 1백호점까지 평균 5년이 걸리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 정도면 나쁜 성적이 아니지요.(웃음)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간접광고가 큰 작용을 했지요. 드라마 전개상 중요한 배경이 되는 곳이 ‘망고식스 도산사거리점’이었고 스타 마케팅과 함께 덩달아 이미지가 상승했어요.
국내 소비 성향은 유행이나 흐름, 스타 마케팅에 민감해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망고식스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 방송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촬영하는 동안 해당 지점의 매상이 5배 뛰었고, 커피 전문점에 줄을 서는 신기한 광경이 연출됐죠. 한류의 힘이 무섭더군요. 아시아 관광객이 줄을 서서 망고 음료와 커피를 사 먹었고, 전국 매장의 매출이 평균 2배 이상 상승했어요. 저는 애초에 스타 마케팅이 성공하리라는 걸 예상했습니다. 물론 그 정도일 줄은 몰랐지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성공한 마케팅 사례라고 봅니다.
드라마 간접광고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배우 김수로씨와 친분이 있어 점심을 먹었는데 마침 새로운 드라마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장동건씨와 함께 출연하고 김은숙 작가가 쓰는 작품이래요. 귀가 솔깃했어요. 마침 제작사 측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접촉을 시도했어요. 경쟁력 있는 드라마이다 보니 이미 다른 커피 브랜드와 접촉 중인 상황이었어요. 그 계약을 뒤집을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그쪽보다 조건이 좋은 것. PPL의 기본 조건은 제작비 지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는 촬영 조건을 요구하면 이유 불문 완벽하게 지원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예요. 드라마 전개상 카페에 테라스가 필요하대요. 장동건과 김하늘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지요. 강남구청 관계자를 만나보니 테라스 설치는 불법이랍니다. 비싼 벌금을 내더라도 테라스를 만들려고 했지요. 마지막으로 강남구청장과 협상을 했어요. 톱스타 장동건이 출연하는 드라마이고 전파를 타면 아시아 관광객들이 강남을 많이 찾을 것이고, 명소가 될 것이라는 요지의 기획안을 들고 강남구청에서 PT를 했어요.(웃음) 오케이를 받아냈죠. 저는 제작사 측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아주 나이스하게 도왔어요. 애초에는 20회 중 10회 정도 매장 노출 장면이 있었는데, 결국 한 회만 빼고 매회 나왔어요. 적극적으로 협조하니 촬영하기가 편하니까요. 새 수목극 <상속자들>의 촬영 지원도 진행 중입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망고식스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애초에 커피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나요?
대학 시절 막연히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지 그 정도였어요. 저는 원래 커피를 마시지 않기에 관심이 없었죠. 대학 졸업 후 신세계에 입사했는데, ‘스타벅스 프로젝트팀’으로 발령이 났어요. 스타벅스라는 미국 커피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한 작업이었죠. 시애틀에서 3개월간 커피에 관한 교육을 받으면서 매일 5잔씩 커피를 마시니 3개월 뒤엔 눈 감고도 커피 맛을 구분하겠더라고요. 한데 스타벅스 론칭이 기약 없이 미뤄졌고 IMF까지 찾아왔어요. 그것을 기회로 사표를 던지고 강남역 지하상가에 할리스커피를 창업했어요. 이후 카페베네를 거쳐 지금의 망고식스까지 오게 된 겁니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남자가 운명처럼 커피와 살고 있습니다.
커피에 싫증을 느낀 적은 없나요?
할리스커피를 넘길 시기에 앞으로 커피와 관련된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스스로 한계를 느꼈고 다른 일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한데 결국 제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커피였어요. 하고 싶은 분야와 잘하는 분야는 다르다는 사실을 정확히 깨달은 거죠.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할리스커피란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대단합니다.
그때가 서른한 살, IMF 시기였어요. 경기가 좋을 때는 누구나 다 잘하지만 어려울 때 잘하는 게 진짜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젊었으니 도전해보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죠. 한데 그 자신감은 무모한 자신감이라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엄청 고생했지요. 스타벅스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이라 커피라는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할리스커피를 론칭하고 1년간 고생하니 드디어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 거예요. 내심 그때를 기다렸어요. 대기업에서 인수한 브랜드이니 분명 트렌드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확신했고, 그 기류를 함께 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예상은 적중했어요.
5년 뒤 성장하던 할리스커피를 팔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5년간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면서 지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제 한계에 부딪혔어요. 더 키워야 하는데 이제부터는 내 능력 밖의 사안이 된 거예요. 그래서 할리스커피를 키울 수 있는 기업에게 넘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할리스커피라는 국내 브랜드가 스타벅스의 한국 커피 시장 장악을 저지 하는 게 목적이었어요.

그 후 3년의 공백기가 있는데, 뭘 했나요?
그러고는 1년을 놀았지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먹고 마시며 놀았어요. 젊은 날에 뭔가를 이뤘으니 ‘또 하면 되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2년째에 커피가 아닌, 그동안 하고 싶었던 다른 분야에 투자했는데 실패했어요. 간절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막상 일을 시작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좀 더 놀자’ 싶었죠. 마지막 3년째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죠. 지인들도 떠나고 조급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게 손을 뻗친 곳이 카페베네였어요. 당시엔 요식업체에서 운영하는 존재감 없는 커피 브랜드였는데, 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이기겠다”라고 큰소리를 뻥뻥 쳤어요. 저도 살아야 했으니까요. 저는 일단 던지고 봅니다.(웃음)
결국 커피업계로 복귀했네요?
3년을 쉬고 나니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사로 들어갔지요. 카페베네는 당시 전국에 매장이 2개 있었고, 모기업은 힘든 상황이었어요. ‘내가 이걸 키워야겠다’ 싶었죠. 그래야 저의 가치가 인정되고 제 사업을 구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3년을 독하게 치러냈어요. 그런 노력 끝에 카페베네는 전국에 5백 개의 매장이 깔렸고, 스타벅스를 눌렀죠. 누군가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말해요. 3년이면 불가능한데, 저는 11년째 커피 비즈니스로 트레이닝된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요.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일단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매장을 오픈했어요. 이미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새로운 파트너를 찾았어요. 그게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입니다. 매장이 있는 건물 3층에 싸이더스 소속 연기자들이 출입하는 연기학원을 만들었어요. 연기자들은 3층 학원에 가려면 1층 카페베네를 지나가게 돼 있지요. 전지현, 조인성이 매일 오는 카페, 안 가겠어요? 순식간에 강남 일대에 물 좋은 카페라고 소문이 났어요. 그 기세를 몰아 싸이더스 소속 배우인 한예슬씨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죠. 순식간에 전국에 5백 개의 매장이 생겼어요.
그 와중에 또 사표를 낸 이유는요?
성공을 했으니 그다음 미션에 도전해야지요. 해외 시장 진출인데, 제 브랜드로 제가 이뤄내고 싶었어요. 다국적 기업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커피로만 승부한다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스를 함께 부각시키는 망고식스를 론칭했어요.
망고의 메리트가 뭘까요?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과일이고 여타 과일과 다르게 고급스럽죠. 흔하지 않고 맛있기도 하고요. 게다가 망고는 항암, 피부 미용,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해 요즘 트렌드인 웰빙, 헬스와 관련이 있지요. ‘글로벌한 과일을 대중화하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망고주스를 잘 만들어놓으면 타 브랜드에서도 쉽게 따라 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이미 망고식스는 국내에만 1백30호점이 있고, 중국과 미국에도 진출한 상태입니다.
해외 시장에서 반응은 어떤가요?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론칭한 브랜드라 해외 진출을 발 빠르게 추진했어요. 중국 지점은 한류 붐 때문인지 매출 자체가 상당히 높아요. 10년 전 국내에서 커피 붐이 막 일어날 때와 같은 분위기예요. LA 비벌리힐스에 오픈한 매장은 핫한 곳으로 각광받고 있어요.
미국은 이미 커피 문화가 한국보다 상당히 앞서 있는데, 가능할까요?
그 해답은 차별화입니다. 메뉴를 기존 커피 전문점과 완전히 다르게 구성했어요. 커피도 커피지만 망고, 버블티 등 그들에게는 낯설지만 맛있는 음료를 개발했어요.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다시 찾는 손님이 많아요. 더구나 미국의 커피 전문점은 대체로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저희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 ‘아주’ 신경을 썼어요. 약 148.5㎡(45평) 크기에 60석 규모의 실내 인테리어를 나무나 친환경 관련 소재로 마감하고, 과일과 채소가 들어간 메뉴를 진열해 내추럴하면서도 컬러풀한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또한 대부분의 식재료를 미국 농무부 유기농 인증(USDA ORGANIC)을 획득한 것으로 사용하고 인증마크를 부착해 상류층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어요. 미국 매장은 망고식스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인테리어, 로고, 메뉴 등을 과감히 변경한 거죠. 현지인들의 식음료 트렌드인 유기농(Organic), 자연(Natural), 건강(Healthy)을 고려해 브라운 계열의 국내 로고와 달리 올리브 그린 컬러를 적용했어요. 미국인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매장이 예쁘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해외 시장의 마케팅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요?
국내와 마케팅 전략이 달라요. 미국인은 외형적인 부분, 예를 들어 유명한 셀러브리티를 모델로 기용한 상업적인 광고가 크게 어필하지 못해요. 실용주의자들이니까요. 제품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찾질 않죠. 국내 소비자와는 다른 패턴이죠.
넘쳐나는 커피 전문점 시대인데, 우리가 망고식스를 선택해야 하는 치명적인 이유는 뭘까요?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한 이유는 스타벅스 이전에는 커피 전문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카페, 다방의 문화가 있었죠. 스타벅스 이후 그 형태가 변해 커피 전문점이 생겼고, 커피 마니아가 몰렸어요. 그리고 10년이 지났어요. 단순한 커피 전문점은 식상해졌죠. 소비자들은 항상 싫증을 내고 새로운 것을 찾으니까요. 그래서 커피가 아닌 다른 아이템이 있어야 해요. 그 개별 아이템이 맛있어야 하고 저희 매장이 그래요. 그리고 엔터테이너 요소를 갖추고 있지요. ‘망식이’라는 고릴라 캐릭터도 있고, ‘고릴라 바닐라 셰이크’처럼 귀여운 메뉴 네임도 있어요. 드라마 속에서 장동건이 앉았던 의자, 김하늘이 자주 마셨던 음료도 있지요.
한국인과 커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1980년대 초반 스타벅스가 미국에 론칭할 때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미국인들은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고,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베이커리, 커피를 마시는 문화였으니까요. 단지 커피 한 가지 아이템으로 성공하리라곤 예상치 못했죠. 하지만 스타벅스가 독점 하다시피 커피를 팔아치웠어요. 한국은 어떤가요? 스타벅스가 들어올 당시 이미 커피 전문점이 있었어요. 다방이나 2층 카페, 지하 카페가 있었으니까요. 2층에 있던 카페와 지하에 있던 다방을 1층으로 옮기고 대형화한 것이 지금의 커피 전문점입니다. 커피 문화가 새롭게 생긴 게 아니라 콘셉트가 변했을 뿐이죠. 그럼에도 전체 커피 시장에서 인스턴트커피가 95%였고, 현재는 80%입니다.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20%라는 의미죠. 한국인들은 정작 커피 맛을 알고 커피를 좋아할까요?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커피숍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커피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모임과 수다를 위해서, 때로는 갈 곳이 없어 그곳에 있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커피 시장은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커피 장사는 마진이 많다? 오해라고 했다. 커피 자체의 마진은 괜찮지만 커피 전문점이 워낙 대형화되다 보니 매장 임대료를 포함하면 50% 미만에 그친다. 그는 커피는 문화라고 했다.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한 이유는 커피가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명 스타들이 액세서리처럼 들고 다니는 스타벅스 커피를 ‘나도 들고 다닐 수 있어’라는 여심이 스타벅스 성공의 첫 비결이었다. 강 대표는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트렌디한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꿈꿔오던 브랜드가 첫발을 내딛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인스턴트커피가 80%를 차지합니다.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20%라는 의미죠. 커피 전문점은 넘쳐나지만 한국인들이 정작 커피 맛을 알고 커피를 즐기는 걸까요?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사진
박원민
2013년 10월호

2013년 10월호

취재
하은정
사진
박원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