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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Rick Owens

패션 디자이너가 가구를 만들었다. 만족보단 실망이 클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의 가구는 압도적인 모양새로 공간을 장악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건축가, 가구 디자이너에게 전문적인 평을 구했다.

UpdatedOn April 24, 2012



Funiture Collection
릭 오웬스가 가구를 만들었다. 4월 6일부터 29일까지가 전시 기간이다. 신사동에 위치한 호림아트센터 M층 M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2005년 자신의 집을 꾸미기 위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 깎고, 다듬어 완성해낸 가구들이다. 그의 가구 컬렉션은 기존 릭 오웬스의 옷들이 지닌 철학과 동일한 감성으로 완성됐다. 짧고, 거칠며, 가공되지 않은 우아한 선이 그가 완성한 가구에도 오롯이 담겨 있는 것. 대리석, 나무 합판, 인테리어용 앙고라와 캐시미어, 유리섬유와 레진(resin), 고무와 비버 모피 등 가공되지 않은 천연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해 릭 오웬스만의 디자인 감성을 선보이고 있다. 독창적인 감성으로 완성된 릭 오웬스 가구 컬렉션의 서울 전시는 릭 오웬스가 직접 엄선해 선보이고,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 구입도 가능하다.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가 가구를 만들었다. 당신은 릭 오웬스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아는 전문가인데, 이 가구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패션 디자이너의 가구 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레이 가와쿠보가 초창기 꼼 데 가르송을 론칭할 때 가구를 함께 디자인한 것 등, 몇몇 예가 있다. 패션 디자이너가 가구를 만들든 가구를 하는 디자이너가 패션을 하든 문제될 건 없다. 단지 자기 개성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릭 오웬스의 옷은 내 피부 같은 느낌이 있다. 릭 오웬스가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려를 한 듯하다. 옷에는 본질적으로 제2의 피부 같은 느낌, 촉감과 질감에 대한 자기 철학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릭 오웬스의 가구를 보면 초자연적이고 대지를 옮겨놓은 것 같은 강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의자는 기능성 이전에 자연, 즉 땅, 흙, 돌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가구에 사용된 반투명한 돌은 알라바스터라고, 성경에도 나오며 빛을 투과하는 대단한 돌이다. 그런데 여기다 싸구려 미송 합판에 기본 검정 칠만 딱 해놓은 거다. 만약 모든 게 강한 재료였다면 이 가구는 사람이 앉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가구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이 점을 생각하고 균형을 맞출 줄 안다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이 솔리드 알라바스터는 큰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반으로 자른 큰 나무토막이나 큰 돌멩이 위에 앉아 있으면 신체 오감을 통해 그 물질과 물체의 대단한 힘을 느낄 수 있는데 릭 오웬스는 그걸 체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장르가 조금 다르다 해도 이런 가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절대 엉뚱한 짓이 아니다.
디자인적인 부분은 좋다. 근데 실용적인 면을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한다. 예쁘냐 예쁘지 않냐, 이것이 쓸모없냐 유용하냐. 선불교나 동양 사상에 무이라는 말이 있다. 이건 무엇을 안 한다거나 없다는 그 유무의 반대가 아니라 그전 단계의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처럼 이 친구는 분명히 가구이지만, 가구의 기능과는 연관이 없는 영역으로 초월해갔다. 저기 침대 위에 놓여 있는 밍크나 밍크 커튼의 촉감을 느껴봐라. 만일 여기에 기능까지 플러스된다면 좀 웃기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릭 오웬스 가구에 담긴 의도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시간이 내재된 재료, 시간이 함축되어 있는 재료를 사용했다. 알라바스터는 대단히 오랫동안 땅속에서 지각변동이나 온도 변화를 겪으며 투명한 결정체의 돌이 된 것이다. 저것도 나무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화석처럼 굳어서 된 것이고. 그러니까 이런 재료들은 시간이 오래 지나고 변화되면서 만들어지는 것, 그래서 가볍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빈티지가 좋다, 앤티크가 좋다고 하는 것은 바로 시간의 흔적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릭 오웬스는 처음부터 이런 시간의 함축을 주제로 잡았을 거다.
개인적으로 콕 집어 맘에 드는 가구가 있나?
무스의 뿔이 달려 있는 가구다. 이 의자는 내가 앉으면 어떻게 변할까를 시험해보는 것 같다. 앉기가 두려운 의자다. 의자는 수없이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꼭 앉는 용도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꼭 사귀어보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 좋은 여자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저기 앉는다면?’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의자다. 판타지를 자극한다.
릭 오웬스의 옷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디자이너는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자기 확신이 없으면 그릇된 트렌드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또 좋은 옷이란 일반적인 욕심으로 말하면 희귀성이 있어야 한다. 과거 릭 오웬스의 옷들은 멀티숍에서만 팔았다. 그런 희소성이 좋았다. 그리고 릭 오웬스 매장에 가면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DVD가 놓여 있다. 자기가 만든 옷을 입는 고객들과 이런 것들을 공유하길 바라는 릭 오웬스의 제안이다. 릭 오웬스는 그런 점에서 매우 적극적이다.


(위쪽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가구를 만들었다. 평가를 한다면?
굉장히 독창적이다. 보자마자 릭 오웬스의 철학이 가구에 적확히 스며든 느낌이 들었다. 
좋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되겠지?
그렇다. 구조적인 미와 절제미가 잘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실제 실용적인 면에서도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의외의 발상들이 재밌는 가구다. 근데 재료 때문인지 가격이 만만치 않다. 
재료의 금액을 따져, 작품을 평가한다는 건 아주 수준 이하다.
미안하다. 내가 수준 이하이긴 하다.
그런 건 아니고 어쨌든, 예술이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실제 예술가들이 저렴한 소재를 활용해 상상 초월의 작업들을 완성해내듯이 아주 값싼 것과 고가의 재료를 조합해 자기 느낌으로 작업을 소화해낸 릭 오웬스는 정말 훌륭하다.
가장 맘에 드는 가구를 하나만 이야기해달라.
침대도 마음에 들지만, 그의 초기 작품인 아주 긴 의자가 마음에 든다. 내가 앉아서 촬영한 작품이다. 실제로 가구는 미니멀한 건축이다. 저 긴 의자는 건축적으로 잘 접근한 것 같다. 앉는 자리는 검은 합판으로 되어 있고, 그 안에 보이지 않게 철 프레임을 꽉꽉 채워 넣었다. 저렇게 긴 의자임에도 지지대가 3군데만 있다. 그래도 부서지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다. 구조적인 것들은 내부에 담아 해결해내고, 미학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릭 오웬스가 패션 디자이너를 하지 않았다면, 건축을 하지 않았을까?  
혹시 그의 디자인 능력이 샘나기도 하나?
대담성이 참 부럽다. 그리고 역사적인 것부터 모든 것들을 일관되고 직관적으로 표현한 디자인 철학이 좋아 보인다. 천재성이 느껴진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싶다.
천재라고 할 수 있다고?
그는 굉장한 통찰력을 소유하고 있다. 그 통찰력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표현한 점이 대단하다.
릭 오웬스 옷을 좋아하나?
좋아한다. 나는 의식주를 모두 좋아한다. 인간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난 그중의 하나인 건축을 공부하고 그걸 직업으로 삼았고, 또 먹는 것도 상당히 좋아한다. 여기서 입는 걸 빼놓을 수 없는데, 릭 오웬스 옷엔 형태적인 미학과 구조적인 미학들이 아주 잘 어우러져 있다.

릭 오웬스가 가구를 만들었다. 어떤 것 같나?
전문적인 가구 디자이너들은 전형적인 틀에서 많이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노하우라든가, 기존의 시스템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그 안에 생각이 갇혀버리는 거다. 하지만 릭 오웬스는 다르다. 이런 틀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기능적인 부분보다 조형적인 느낌을 더 강조하듯 일반 가구 디자이너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과감함을 보인다. 굉장히 용감하다.
본인이 직접 사용하는 가구라 들었다. 실용성에 별점을 준다면? 별 다섯 개가 만점이다.
편안함을 강조한 가구는 아닌 것 같다. 결국은 작품으로 바라봐야겠지. 실용성 측면에서는 별점을 세 개 반 정도 줄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조형적인 측면에선 별 네 개 정도를 주고 싶다. 비율이라든지, 질감 부분에선 패션 디자이너의 감각이 엿보인다.
릭 오웬스가 만드는 옷과의 어울림은 어떤가?
릭 오웬스가 자신의 옷을 입고 앉아 있으면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천연 소재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돌이나 나무 같은 소재는 굉장히 오래갈 수 있는 소재다. 제품의 수명 이외에도 굉장히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는 건 유행을 쉽게 타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 가지고 있어도 싫증나지 않는다. 이런 게 천연 소재를 쓰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선 정말 좋다. 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나로선 밍크를 커튼으로 사용한 건 좀 과하단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은 무엇인가?
파티션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앉았던 무스의 뿔을 달고 있는 의자도 괜찮다. 서재 같은 곳에 하나 정도 오브제로 놓으면 멋있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가구들을 보고 질투심이 들기도 했나?
질투심이 난다? 배움에서 생기는 한계를 뛰어넘어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무모함이 부럽다. 예를 들어 무스의 뿔을 사용한다든가, 하는 자유로운 발상 말이다. 이런 발상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하지만 진정 자유로운 거다. 디자이너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이처럼 ‘자유로운 발상’을 가진 사람이다.
좋아하는 가구 디자이너가 있다면?
파비오 노벰브레(Fabio Novembre)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의 가구들은 기업과 협업을 하고 많은 스터디를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완성도도 높지만 기존의 발상을 뒤집는 용감함이 있다. 예를 들어서 이 친구가 ‘SOS’라는 의자를 만들었다. 여자친구랑 헤어졌을 때의 답답함을 담아낸 거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올 누드로 그 의자에 앉았는데 이집트의 미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코 편한 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의자를 통해서 소통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이 새롭지 않나?
가구가 비싼 이유는?
가구는 한 번 제대로 구입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잘 고른 가구는 대를 물릴 수도 있고 오래 사용해도 그 가치는 계속 보존된다. 그래서 좋은 가구는 ‘소장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좋은 가구를 비싸다고만 보는 것은 맞지 않다.
릭 오웬스의 옷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릭 오웬스의 옷 중에서도 가죽 재킷을 좋아한다. 가볍고 편하고 핏이 좋다. 나는 마른 체형이기 때문에 핏이 잘 맞는 옷을 선호하는데
릭 오웬스의 옷은 딱 맞아떨어진다. 한 3, 4년 전에 릭 오웬스 재킷을 파리에서 샀다. 그게 지금까지 가장 자주 입는 재킷이다. 
특별한 가구들이 한국에 들어와 전시되고 있다. 이 행사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디자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도 분별력이 생긴다. 그런데 이런 선택의 폭이 대한민국 땅에선 넓지 않다. 비슷비슷한 가구들 속에서 선택할 만한 것들이 별로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릭 오웬스의 작품이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가구는 아니겠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갔을 때 제일 부러웠던 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취향이 이렇게 좋으니 디자인을 잘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이, 그만큼 많은 걸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이 보면 그만큼 분별력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런 전시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가 가구를 만들었다. 가구 디자이너인 당신이 보기엔 어떤가? 잘 만든 것 같나?
릭 오웬스가 미국 사람 맞나?
맞다. 가구 보고 알아낸 건가?
그의 가구를 보면 유럽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태어난 곳을 잘 반영하고 있다. 어떤 비례감이나 덩어리감이 미국적이다. 가구는 아트 조형물의 성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과 가구 쪽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릭 오웬스의 작품엔 그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잘 반영돼 있다. 특히 소재의 선택이나 쓰임새가 그렇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뼈와 같은 소재를 잘 쓰지 않는다. 가공도 힘들지만, 냉정하게 볼 때 가구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힘든 소재다.
소뼈의 단단함이 굉장하다 하더라.
아주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아니다.
핏물도 빼고, 약품 처리도 하고, 뼈를 깎기도 하고 하여튼 조금 무서웠다.
그렇다. 다분히 작품의 성격이 강한 것이다.
이 가구를 실용성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게 옳을까?
실용성으로 판단할 순 없을 거 같다. 가구를 갤러리에서 전시한다는 것 자체가 작품으로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조형적인 가치다. 가구점에서 가구를 살 땐 기능적인 부분을 고려하겠지만, 릭 오웬스의 가구는 오랫동안 때가 타지 않고, 사용하기 좋은 뭐 그런 쪽으로는 절대 평가할 수 없다. 실용성으로 판단하라고 강권한다면, 판정 불가의 것이라 말하고 싶다. 조형성과 희소성에 가치가 있다고 본다. 가구란 사실 디자인 영역이기도 하면서 예술의 영역이기도 하다. 이를 넘나드는 것이 가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디자이너 이름 뒤에 가구의 이름이 따라온다. 디자이너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다는 건 가구가 작가주의 성향이 반영된 분야라는 증거다. 릭 오웬스의 작품은 예술 쪽으로 치우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릭 오웬스의 가구가 지닌 예술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이 가구를 보면 릭 오웬스가 떠오른다. 그런 면에서 이 사람도 정체성이 분명한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소뼈를 사용한 가구 디자이너는 없었다. 자기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자신의 확실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정체성이 느껴지는 재료를 사용했다.    
비싼 소재인 오크를 안에 숨기고, 값싼 합판을 외장재로 사용했다. 파격적이다.
작가가 바라고 원하는 어떤 스토리를 담아낸 것이다. 보통 합판에 오크를 붙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드러내는 게 더 중요했다. 더더욱 작가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가구가 참 비싸다. 소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순수 회화 작품은 캔버스와 재료 비용밖에 안 든다. 그런 식으로 볼 순 없다. 가구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떤 재료를 썼느냐가 아니다. 가구는 작품이다. 재밌는 건 작품이긴 한데, 무언가를 얹어놓을 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 릭 오웬스의 가구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을 때보단 사용하지 않을 때의 기능에 더 집중한 것이라 본다.  
이런 전시회가 갖는 의미는 무얼까?
갤러리에서 가구 전시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실제로 그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이 정도가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 수준도 굉장히 높은 것이다. 가구라는 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패션, 자동차와 같은 것들이 이미 다 충족된 다음에 얘기하는 거다. 그 정도까지 우리 수준이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일 수도 있지만 점점 일반화되리라 생각한다.
릭 오웬스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무엇인가?
저기 저렇게 우뚝 서 있는 파티션은 내가 이 공간에 처음 들어섰을 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의자는 ‘앉을 수 있는’ 형태 같은 것들이 보이는데, 오히려 저런 파티션은 기능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여기서 하나 산다면, 난 저 작품을 택하겠다.
릭 오웬스의 옷을 잘 알고 있었나?
내가 소화할 수 없는 옷이라 생각했었다. 오히려 입고 나니 그런 느낌이 덜하다.
릭 오웬스의 가구를 보고 가구 디자이너로서 질투가 나기도 하나?
재료에 관한 것이나 스케일에는 솔직히 대륙적인 면모가 담겨 있다. 태생적으로 우리는 스케일이 작은 나라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 디테일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이런 스케일은 태생적인 부분이 확실히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재료도 그렇다. 내가 디자인을 할 때 전통적인 것을 차용하는 이유는 나를 정의할 수 있고,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릭 오웬스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 그게 우리에겐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미국 사람들이 보면 조금 덜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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