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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이 믿는 것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야 한다고 변요한은 말한다. 마음이 닿는 곳으로 강물처럼 살아가는 변요한이 지금 믿는 것은 무엇일까.

UpdatedOn December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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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터틀넥·블랙 와이드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칼리버 호이어02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39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블루 앨리게이터 스트랩의 모나코 호이어02 크로노그래프 39mm 8백3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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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줄무늬 쓰리 피스 수트 르메테크 제품.

칼리버 호이어02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42mm 18K 5N 로즈골드 케이스,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의 까레라 잭호이어 88주년 생일 기념 로즈골드 리미티드 에디션 2천3백32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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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셔츠·데님 팬츠 모두 레이블리스 제품.

칼리버 호이어02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44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까레라 호이어02 스포츠 크로노그래프 44mm 7백25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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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마르니 by 무이, 팬츠·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칼리버 호이어02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42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까레라 호이어02 크로노그래프 42mm 6백74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아레나>와는 2년 만이에요. 어떻게 지냈나요?
쉬지 않고 작품을 했어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분들의 지혜도 들었어요. 지금은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촬영 중이에요.

일에 몰두하고 있네요. 삼십대 중반은 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야 맞는 것 같아요.
맞아요. 쉬는 날에는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운동도 해요. 사십대가 되면 지금보다 체력이 부족할 거라고 확신하거든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예전부터 운동은 꾸준히 했어요.

지난 인터뷰에선 복싱과 주짓수를 한다고 했죠.
맞습니다. 그리고 종목이 하나 더 늘었어요. 매니저와 함께 풋살 해요.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함께 뛰고 있죠.

열심히 사시네요.
마냥 열심히 사는 것보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운동하는 건 체력을 기르는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멘탈을 수시로 정비하려는 이유도 있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는데, 운동하면서 그 순간들을 기억해요.

흘러가는 순간을 붙잡기 위한 행동은 기록과 창작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계속 뭔가 남기려 한다고.

다 기억하시네요?
그럼요. 저희 대화가 유쾌한 건 아니었지만 굉장히 진지했거든요.

흘러가듯 사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순간들 때문에요.
저도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어요. 그러다 연이 닿는 작품을 하고요. <자산어보> 촬영하면서 이런 말을 들었어요. 머리보다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작품을 하라고. 이 작품을 내가 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는 작품이면 하는 게 맞다는 말이었어요. 비슷한 내용을 얼마 전 운동하면서도 들었어요. 운동선수들도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하라더군요. 연기나 운동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흘러가는 걸 억지로 막을 순 없어요. 받아들여야 해요. 그게 자연스럽고 멋있어요. 그래서 저는 운동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요. 영감도 많이 받고요. 운동은 마음 비우기의 틈새시장 같아요.

운동을 수행하듯 대하는 것 같네요.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생각이 들어요. 생각이 없어질 때도 있고, 많아질 때도 있어요. 운동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대본 이상의 상상이 펼쳐져요. 그래서 기분도 좋아요. 또 운동하면서 상대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고요. 함께 뒹굴고 한 대씩 주고받다 보면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훈련했을지 생각하죠.

주짓수나 복싱은 경기를 진행할수록 흥분되지 않나요?
생각하라고 말해요. 침착해지라는 뜻이죠. 흥분하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운동이 안 돼요. 편안한 마음이어야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어요. 그 점이 연기와 연결되는 지점이에요. 인생과도요. 그리고 연기는 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해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혀요. 요즘은 진심이 중요한 가치예요.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진짜냐 아니냐가 중요한 거죠.
가끔 사람들은 장난으로 연기하잖아요. 누구를 속일 때요. 상대가 속아 넘어가면 이 친구 연기 잘한다고 얘기하죠. 저는 그런 게 불편했어요. 연기는 제 안에서 신념처럼 자리 잡혀가고 있어요. 살다 보면 선의의 거짓말이나 타협을 위해 거짓 행동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건 연기가 아닌 것 같아요. 거짓이죠. 저에게 연기는 보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거예요. 제 연기가 스크린에 들어갔을 때 제 진정성이 관객에게 닿아야 해요. 닿을 수 있도록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고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연기예요. 그런 생각을 가지니까 현실에서도 가슴 뜨거운 것을 원하게 돼요.

 

“믿고 싶은 건 현장의 모든 제작진들은 이
작품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작품을 잘 만들기를 바란다는 것이죠.”

 

딜레마도 있겠죠. 돈을 벌려면 진정성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렇죠. 저에게도 어려운 고민이에요. 타협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어요. 그런 게 싫어요. 그런 상황에선 제가 느끼는 것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는 수밖에 없어요. 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야죠.

흘러가듯 살다가 마음이 닿는 작품을 만나면, 그 작품에는 배우의 진심이 담길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요. 그게 이치 같기도 하네요.
작품을 선택했는데 내가 기대한 현장이 아닐수도 있어요.(웃음) 내가 원한 장면이 안 나올 때도 있을 테고요. 그런 순간을 겪으면 불평하기도 하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이십대의 자유이자 권리이며, 일을 잘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이제는 아무 말도 안 한다는 건 아니에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작품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당연히 할 말은 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작품이니 책임을 져야 해요. 작품이 끝날 때까지 숙제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제작진 중에 이 작품이 잘 안 되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이 작품을 사랑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럼 저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기복 없이 초지일관하는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계속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질문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겠죠. 제가 믿고 싶은 건 현장의 모든 제작진들은 이 작품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작품을 잘 만들기를 바란다는 것이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군요.
중요해요. 감정에 휩쓸리면 안 돼요.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감정적인 대화가 오갈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작품에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예요. 감정이 상한다 한들, 작품에 애정이 있으면 다음 신에서 다 해소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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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셔츠 73 런던 by 분더샵 제품.

칼리버5 오토매틱, 41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까레라 데이데이트 41mm 3백95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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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터틀넥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수트W, 데님 팬츠 렉토 제품.

칼리버5 오토매틱, 39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까레라 데이트 39mm 3백43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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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터틀넥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 수트W, 데님 팬츠 렉토 제품.

칼리버5 오토매틱, 39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까레라 데이트 39mm 3백43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요한 씨의 드라마, 영화 촬영 현장이 궁금하네요. 그 열정 저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어느 촬영 현장이든 전쟁터 같아요. 잘 만들기 위해 다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감정적일 때도 있고요.

<자산어보> 촬영 현장은 어땠어요? 배경이 흑산도였죠?
흑산도는 너무 아름다워요. 배 타고 가야 하는데, 들어가기 힘들었어요. 촬영 당시 태풍이 세 번이나 왔어요. 태풍 때문에 흑산도에 들어가는 건 무리였고, 그 옆에 있는 섬에서 촬영했어요.

<자산어보>에서 연기한 창대는 오늘날 청춘의 표상 같았어요. 창대는 신념을 향해 움직이는 청춘이에요. 하지만 그 신념이 현실에서 부조리를 만드는 모습을 목격해요. 내가 옳다고 믿은 것이 옳지 않았던 거죠. 우리는 스스로 신념을 부술 때 어른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요한 씨의 신념은 뭔가요?
창대와 비슷한 것 같아요. 창대처럼 이상이 있고, 꿈꾸던 신념이 있고, 원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그게 현실과 닿지 않아 좌절할 때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때가 있잖아요. 작년은 그런 마음이었어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야 했죠. 인생처럼 막상 부딪히고 났을 때 빠르게 깨닫고 놓을 줄 아는 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데. 그건 마지막에 보여준 것 같아요. 영화는 러닝타임 안에서 표현해야 하기에 우리는 창대의 1시간 50분짜리 삶만 보았어요. 만약 실제였다면 창대는 신념을 따르고 좌절하길 반복하지 않았을까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철들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신념이 부서지는 상황을 겪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지혜가 생길 거예요. 또 어른 같지 않은 어른이 될 수도 있고요. 생각해보면 알아도 모른 척하라는 게 철들지 말라는 말이었어요. 상대의 약점은 알지만 그냥 눈감아주는 것, 알지만 모르는 척하는 것. 그게 어린아이 같고 철들지 않은 어른의 모습인 것 같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지혜가 생길 거예요.”

 

창대가 겪은 변화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했어요. 성장 과정에서 겪는 보편적인 경험을 다뤘기 때문이기도 하고, 배우의 연기가 울림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보편성을 갖는 건 어려워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정석적인 작품을 만들고, 공감대를 얻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또 누구에게 보편적인 이야기인지도 정하기 나름이고요. 어려운 작업인데 이준익 감독님은 워낙 멋있는 분이고, 많은 훈련을 하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원하는 인간상이고요. 그리고 설경구 형도 멋있는 인간에 가깝고, 그만의 향기가 나서 카리스마가 생겼고요. 예전에는 인상 쓰면 카리스마가 생기는 줄 알았는데, 매일 자신을 점검하고 나보다 남을 더 보는 것이 진정 카리스마가 아닌가 싶어요.

예술가들은 자신을 돌아봐요. 반성적인 사유를 하기도 하고요. 궁금한 것은 자기 반성의 판단기준이에요. 신념이 기준일까요? 요한 씨의 기준은 뭔가요?
저는 세상을 공평하게 보는 것 같아요. 도움이 필요한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기 전에 먼저 움직여서 손을 내미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어깨동무를 하든지, 함께 걷는다거나.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런 걸 신념이라고 얘기하기는 부족해요. 신념은 만들어가는 중이고, 지금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어요. 옳고 그름의 판단은 명확하게 하되 제가 틀리면 틀린 걸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정답을 만들어놓고 세상을 보고, 자신이 틀린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어차피 경험하게 되어 있고, 느끼는 게 생기기 때문에 알면서도 모른 척 약점이 보여도 눈감아줘야겠죠. 서로의 마음이 한곳을 향한다면 기꺼이 함께하는 거죠. 길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존중해야죠. 존중하지 않으면 저도 존중받지 못한다는 걸 알아요. 뻔한 소리지만 제가 올바르게 서 있어야 곁에 올바른 사람들이 다가오겠죠.

영화 <보이스> 얘기도 할까요? 액션 영화라서 요한 씨가 많이 때릴 줄 알았는데, 너무 많이 맞았어요.
그러니까요. 그 정도로 맞았는데 안 죽어? 그래도 일어나? 저도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맞았어요. 그리고 이건 라운드 인터뷰 때 받았던 질문인데, 보이스피싱 조직에 홀로 들어가는 한서준 같은 인물이 있다면 응원할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 저는 응원받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액션 영화지만 액션보다는 이야기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혼란스럽고 괴롭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거예요. 지금도 그때도
연기는 운명 같아요.”

 

영화 <한산: 용의 출현>도 촬영했어요. 언제쯤 개봉할까요?
아직 일정이 안 나와서 모르겠어요. 영화는 재작년 5월 18일에 촬영을 시작해서 한 6개월 정도 찍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왜군 장수고요. 한산도대첩을 배경으로 한 영화예요. <명량> 이전의 이야기라서 이순신 장군님이 젊죠.(웃음)

지난해는 바다와 연이 깊었네요.
그랬던 것 같아요.

오늘 태그호이어와 함께 촬영했어요. 평소 태그호이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요?
역사가 깊은 브랜드죠. 그보다 촬영하면서 든 생각은 질주였어요. 질주는 뜨거운 열정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응원을 받으며 달려나가는 거죠. 태그호이어는 응원받으며 순항하고 있는 뜨거운 브랜드가 아닌가 싶어요. 오늘 촬영도 무척 뜨거운 느낌이었어요. 촬영 현장 보셨나요?

멀찍이서 구경했어요. 제가 진행하는 촬영이 아니면 현장이 좀 어색해요.
저도 그 마음 200% 이해합니다. 쉽지 않아요. 그래도 한발 한발 다가와 보세요.

먼저 다가가는 편인가요?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이십대 때는 낯을 너무 가렸어요. 이제는 삼십대 중반이니까 나아졌어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인생의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고요. 노하우 때문에 불편한 순간도 많아요. 그래도 인연의 중요함을 깨닫고, 웬만하면 만난 사람들은 다 기억하려고 해요.

사람 얼굴 기억하는 건 중요하지만 어렵더군요. 사람들을 어떻게 기억하나요?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까 사람이 잘 안 잊혀요. 현장에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잠깐 스친 사람도 기억에 남아요. 예전에는 사람들을 잘 기억하지 못했어요. 내 자아가 너무 꽉 차 있어서 주변을 볼 여유가 없었어요.

자아가 꽉 차 있던 시절이 그립지 않아요?
아뇨. 지나간 것은 지나간 거예요. 제가 그립지는 않아요. 오히려 다른 것들이 그립죠. 기억이 선명한 것들이요. 함께 재밌게 놀았던 사람들이 궁금할 때는 있어도 제 자신이 그립지는 않아요.

왜 연기가 좋아요?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괴롭기도 하고 뭐 그런 감정이 드는데, 연기는 운명 같아요. 운명이라고 받아들였어요. 과거에는 막연하게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연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힘들지만 즐기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이제야 말할 수 있어요. 이제는 모든 감정이 기복 없이 딱 제 안에 있는 것 같아요. 대본을 받고 어떤 인물을 만났을 때 그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싶어요. 과하면 자만이고, 덜해도 자만이에요. 그 사이를 정확하게 딱 짚어서 기복 없이 표현하고 싶어요. 무언가를 뛰어넘고 싶지도 않아요. 그게 지금 제 생각이에요. 착각일 수도 있어요. 어쩌면 과거보다 더 큰 착각을 한다고도 생각해요. 왜냐하면 재밌거든요. 지금도 혼란스럽고 괴롭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거예요. 지금도 그때도 연기는 운명 같아요.

예전 인터뷰에선 일기를 쓴다고 했어요. 지금도 일상을 기록하나요?
지금은 안 써요. 그때 저에 대한 일상을 기록한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 같은데 잠깐 멈췄어요. 또 기록을 할 때가 오겠죠. 사실은 제 일상을 다큐멘터리처럼 찍어주는 친구가 일하러 어디 갔어요. 그래서 잠깐 스톱된 상황이에요.(웃음)

직접 창작할 생각도 있나요?
있어요. 나를 기록하면서 촬영하고 글을 쓰기도 했는데, 촬영해주던 친구가 일하러 간 뒤에 뭘 할지 생각해봤어요. 그냥 좀 작은 이야기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요. 무엇이든지요. 밴드 활동을 하거든요. 밴드에서도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요즘 시대가 많이 변해서 과감해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대중한테 안 보여줘도 내가 나를 기록하는 방법은 너무 많아요. 글만 쓰는 게 아니라 새로운 표현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멜로디나 리듬으로 음악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욕심나요. 재밌게 살고 싶어요.

아쉬운 건 없나요?
아쉽지 않게 사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십대보다 더 치열하게 사는 건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요.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도 더 만나려고 하고, 코로나 방역지침 지키면서 그 안에서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요. 재밌게 살려고 하니 마음이 편해요. 제가 키우는 반려견 복자가 행운처럼 저에게 와서 생각이 많이 변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이런 아이가 내게 와서 삶을 흔들까.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되게 웃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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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재킷·베스트 모두 존 바바토스, 가죽 팬츠 토니웩 제품.

칼리버 호이어02 매뉴팩처 크로노그래프, 39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모나코 호이어02 크로노그래프 39mm 8백55만원 태그호이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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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FASHION EDITOR 최태경
FEATURE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목정욱
STYLIST 박초롱
HAIR 윤소현
MAKE-UP 정안
ASSISTNANT 하예지

2022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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