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음악 연구가 루시

스포이드 대신 드럼 스틱을, 논문 대신 악보집을 든 그들은 루시다.

UpdatedOn April 27, 2020

/upload/arena/article/202004/thumb/44824-411302-sample.jpg

(왼쪽부터)흰색 셔츠는 오디너리 피플, 분홍색 타이는 휴고 보스, 흰색 팬츠는 프롬마크, 슈즈는 후망,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우터 셔츠는 코스, 이너 셔츠는 프레드 페리, 팬츠는 유니클로, 벨트는 헤론 프레스톤, 슈즈는 컨버스, 볼로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흰색 롱 셔츠는 디젤, 셔츠는 리스, 팬츠는 유니클로, 슈즈는 바나나핏, 볼로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흰색 셔츠는 언루크, 팬츠는 뎃츠잇, 슈즈는 렉켄, 타이와 슬리브리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한쪽 구석에는 책을 쌓아두고 고글을 쓴 채 기괴한 실험을 벌이는 과학자. 두터운 안경을 코 위에 얹은 진중한 모습. 밴드 ‘루시’를 탐구할 때 떠올린 것들이다. 루시는 음악을 연구한다. 그들의 연구실 아니 합주실 풍경은 이렇다. 신예찬은 활로 바이올린을 문지르고 조원상은 베이스 기타 줄을 긁는다. 신광일은 드럼 스틱을 돌리고 최상엽은 악보집을 든 채 목소리를 얹는다.

스튜디오에서 소리만 찾을 것 같던 그들에게 최근 변화가 생겼다. 곧 앨범이 발표되는 것. 논문 발표를 앞두면 긴장하던데, 이들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아요. 모든 게 꿈처럼 흘러가고 있는 기분이에요. 팬들에게 받는 선물과 그림이 늘어나는 것도 믿기지 않고요.” 조원상이 말했다.

루시의 연구 성과를 살펴보자. 그들은 특정 상황의 소리를 삽입하는 앰비언스 장르를 활용한다. 곡에 일상 속 다양한 소음을 버무렸다. ‘난로’는 추운 겨울 차가운 공기를 피해 온기를 마주하는 장면을, ‘선잠’은 버스 하차 벨 소리로 바쁘게 흘러가는 도심을 표현했다. 미세한 소리 하나에도 장면의 온도와 날씨가 떠오른다. 신광일은 마이크를 들고 뛰쳐나가 일상 소음을 녹음하는 이유를 말했다. “추억이 떠오르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음악을 들으면 날씨와 감정이 들어 있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도록. 앞으로도 그런 음악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어요.”

카메라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들에게도 속사정은 있다. 다음 실험 소재에 대한 고민, 실험 결과에 대한 대중의 생각. 하지만 무거운 질문도 유쾌하게 받아쳤다.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걱정도 있어요. 얼른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하지만 우리 음악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매 순간 행복해요.” 신예찬이 말했다.

그들 눈에 비친 세상은 위로가 필요했나 보다. 노랫말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랑에 갈등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실려 있다. 통증을 꼬집는 노랫말들이 창작되는 순간이 궁금했다. “머리를 감으려 삼푸를 묻혔을 때, 잠들기 직전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요. 또 하나는 일상에서 스쳐가는 단어 하나도 놓치지 않아요. 모두 적어놔요. 시간이 지난 후 그렇게 모아놓은 글에서 가사와 곡 소재를 뽑아내죠.” 최상엽이 말했다.

경연 프로그램 <슈퍼밴드>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펼쳤지만 이제는 완전체 루시만의 실험을 선보일 차례다. 루시에게 모든 현상은 새롭다. 그래서 갈증도 있었다. 다양한 시도가 급하다고 했다. 완전체 루시의 목표는 뭘까. “색이 뚜렷한 밴드가 되는 게 목표예요. 파란색도 코발트 블루, 로열 블루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해요. 파란색 계열 안에서도 색마다 느낌이 다르고요. 루시는 다양한 파란색을 보여주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길을 걷다 우연히 들은 음악이 파란색을 떠올리게 하는 청량한 곡이면 루시를 생각해주세요!” 이제 루시는 어떤 음악을 비이커에 담아낼까?

조원상 흰색 슬리브리스 후드는 뷔미에트, 셔츠는 코스, 왼손 약지와 오른손 중지의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조원상 흰색 슬리브리스 후드는 뷔미에트, 셔츠는 코스, 왼손 약지와 오른손 중지의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조원상 흰색 슬리브리스 후드는 뷔미에트, 셔츠는 코스, 왼손 약지와 오른손 중지의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상엽 흰색 피케 셔츠는 뷔미에트, 에이프런은 프롬마크, 오른손에 낀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상엽 흰색 피케 셔츠는 뷔미에트, 에이프런은 프롬마크, 오른손에 낀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상엽 흰색 피케 셔츠는 뷔미에트, 에이프런은 프롬마크, 오른손에 낀 링과 고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광일 링 포인트 셔츠는 뷔미에트 제품.

신광일 링 포인트 셔츠는 뷔미에트 제품.

신광일 링 포인트 셔츠는 뷔미에트 제품.

신예찬 흰색 피케 셔츠는 얼킨,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예찬 흰색 피케 셔츠는 얼킨,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예찬 흰색 피케 셔츠는 얼킨,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이우정
STYLIST 박선용
HAIR 도열(올리)
MAKE-UP 나리(올리)

2020년 05월호

MOST POPULAR

  • 1
    중무장 아우터들: Fleece Jacket
  • 2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K-댄스의 중심에서' 미리보기
  • 3
    틱톡 만드는 사람들
  • 4
    용인에서 로마를
  • 5
    후이와의 겨울 밤

RELATED STORIES

  • INTERVIEW

    그 남자네 집: 챈스챈스 디자이너 김찬

    유독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던 올 한 해. 라이프스타일이 각기 다른 남자들에게 집에서 시간을 보낸 방법과 연말에 대한 구상을 물었다. 그리고 저마다 애착 가는 물건에 대해서도.

  • INTERVIEW

    후이와의 겨울 밤

    롱 코트를 걸친 후이와 겨울밤을 걸었다. 펜타곤 리더이자 작곡가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그는 이제 입대하며 1년 9개월간 자리를 비운다. 서른이 되어 돌아올 후이는 언젠가 ‘빛나리’라고 되뇌는 비관 속 낙관에 대해, 여태까지 달려오며 넘어지면 일어날 수 있었던 힘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 INTERVIEW

    그 남자네 집: 포토그래퍼 이원재

    유독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던 올 한 해. 라이프스타일이 각기 다른 남자들에게 집에서 시간을 보낸 방법과 연말에 대한 구상을 물었다. 그리고 저마다 애착 가는 물건에 대해서도.

  • INTERVIEW

    김소연의 3막

    <펜트하우스>에서 살벌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김소연을 만났다. 드라마에 몰입해서인지 차렷하고 대기했지만, 스튜디오에 들어선 김소연은 다정함과 친절함으로 사람들의 자세를 허물어트렸다. <펜트하우스>의 천서진 역으로 연기 인생 3막을 시작한 그녀와의 수다를 옮긴다.

  • INTERVIEW

    이대휘의 우주

    AB6IX 이대휘는 좀 유별나다. “남들은 낯설고 이상하게 느낄지라도,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K-팝 신의 특별한 소년. 2001년생, 20세인 그는 자주 “2020년이잖아요?”라고 반문했고, 이렇게 덧붙였다. “전 그냥, 이대휘예요.”

MORE FROM ARENA

  • FASHION

    가을에도, 남자에게도 어울리는 장미향 향수 5

    핑크 빛 여린 장미 말고, 중성적이고 미묘한 장미 향취를 담아낸 향수들을 소개한다. 쌀쌀해진 요즘 계절과도 제격인 향수 다섯.

  • FASHION

    봄을 기다리는 마음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오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구찌와 루이 비통은 봄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 INTERVIEW

    오키의 영화

    재즈 뮤지션으로 불리길 거부하는 무규정 존재 김오키는 하고 싶은 걸 한다. 발라드도 하고 펑크도 하고 영화도 하고 그림으로 음악도 만든다. 윤형근 화백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정규 11집 앨범 을 발매했고 연출을 맡은 영화 <다리 밑에 까뽀에라> 촬영을 마쳤으며, 곧 닥칠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끼도 두어 자루 준비해뒀다.

  • FEATURE

    SF 문학의 새물결

    한국 SF 문학에 새로운 이름들이 속속 등장했다. 모두가 디스토피아를 점치는 시대에 이들의 등장은 빛났고, 사람들은 기다려왔다는 듯 책장을 빠르게 넘겼다. 김초엽, 심너울, 천선란, 황모과, 신인 SF 작가 4인을 비대면으로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동시대의 SF 문학, AI 소설가와의 대결, 흥미로운 과학 기술, 인류에게 닥칠 근미래에 대한 상상까지 물었다.

  • FASHION

    포근한 스웨터

    청명한 공기와 따스한 햇살, 포근한 스웨터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찰나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