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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는 하얗고

On March 09, 2020

유아는 하얀 종이 위에 글을 쓴다. 오늘의 자신에 대해 쓴다. 문장이 끝나는 지점에선 한층 담대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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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홀터넥 점프수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오리콘 차트에서 3위를 기록했다. 감회가 어떤가?
오리콘 차트에 오마이걸 이름이 올라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나 자신에게도 오마이걸에게도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평소 스스로 많이 매질하는 스타일이거든.

의외다. 긍정의 아이콘 같은데.
혹독하게 연습하는 스타일인데, 그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질까 걱정될 때도 있다. 이번 화보 준비도 많이 했다. 어제는 인터넷으로 다른 스타들의 화보를 엄청 찾아 봤다. 시안 보고 연습도 많이 했다.

신인 시절 <아레나>와 인터뷰했었다. 기억하나?
당연히 기억난다. 그 후로 마음고생 몸 고생 많이 했다. 오마이걸은 처음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그룹은 아니었다. 사랑받기 위한 과정이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 과정을 통해 성숙해졌다. 도를 닦는 기분이랄까. 지금은 담대해졌다. 팬들의 사랑을 특별하고 감사하게 여기는데, 처음부터 잘됐으면 그 고마움을 몰랐을 것이다. 팬들의 사랑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니다. 그래서 가끔 ‘공카’에 들어가 글을 남긴다. 팬들이 술 마셨냐고 하더라. 하하.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니까.”

 

술 마시고 글 남긴 적 한 번도 없다는 건가?
없다. 하지만 술 마시는 건 좋아한다. 하하.

신인 때 목표는 뭐였나?
유명한 사람! 어려서부터 가수를 꿈꾸었고, 데뷔했을 때는 당연히 잘될 줄 알았다.

어떻게 처음부터 성공을 확신했지?
이 세계를 몰랐다.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었고, 돈 벌고 쓰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엄마는 ‘남의 돈 받는 게 제일 어렵다’는 소리를 했다. 그 말이 맞다. 이 세계는 냉정하고, 정확히 분류되는 직업이다. 순위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된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게 무서웠다.

내 성적표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기분일까?
그렇다. 내가 못난 게 아닌데 못나 보이는 것 같았다. 팬 중에도 일이 잘 안 풀리고, 자존감 떨어져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엄청 많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누군가에게 힘내는 법을 알려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섬세함도 필요하고.
내가 성숙해서 누구를 가르치려는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사례를 듣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

예전에도 글을 많이 쓴다고 했다. 무엇에 대해 쓰나?
내 인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인생도 중요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내용의 글을 쓴다. 다이어리를 쓸 때는 내 자신을 채찍질하는 버릇이 있어서 때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마음을 달래려 취미 활동도 시작했다. 요리도 하고 방 꾸미기도 하고 있다. 소소한 활동인데 이런 게 ‘소확행’ 아니겠나.

요리와 방 꾸미기는 정말 중요하다. 자신을 존중하는 행위고, 나만의 공간은 안정감을 주기도 하니까.
안정감이 진짜 중요하더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체질이라 늘 고독하다. 그냥 고독한 사람인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배려와 이해심도 깊어지더라.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니까.

성찰의 시간은 음악이나 창작물에 어떻게 새겨질까?
그런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예전에는 유명인이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지키자는 마음가짐이다. 사람은 상황에 취하기 마련이고, 유명인이 되면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착각도 하게 된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어딘가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을 출판하겠다는 마음은 줄었다.

아이돌로서 가사나 퍼포먼스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고민의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내가 행복해야 보는 사람도 행복을 느낀다는 걸 콘서트를 하면서 깨달았다. <퀸덤> 이전에는 자신감이 없었고, ‘쫄아’ 있었다. 그런데 방송을 지속하면서 열정이 더 뜨거워졌다.

무엇이 열정에 불을 지폈나?
내 무대 구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대중에게 무엇을 보이고 싶은지 정확히 표현되니까. 연습량부터 차원이 달라지더라. 마이클 잭슨 퍼포먼스를 연습할 때는 뒤꿈치가 다 까졌다. 신발에 피가 묻어날 지경이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레 슬럼프도 극복했다. 그 뒤로 열정 넘치는 사람이 됐다. 당장 다음 주에 컴백한다 해도 될 만큼 열정이 가득하다.

유아를 즐겁게 하는 건 무엇인가?
팬과 멤버다. 아파봤기에 더욱 소중함을 느낀다. 어려서는 힘들다는 이유로 멤버들과 트러블도 있었다. 지금은 내 옆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이라 참 고맙다.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멤버들에게 편지 쓰면서 울 때도 많았다. 애정 표현도 자주 하고, 고맙다는 말도 잘하니까 그들이 나보고 가장 많이 변한 멤버 1위라고 한다.

갑자기 다정해지면 무서워하지 않나?
하하하. 아니다. 회사에서는 멤버들이 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고, 내가 있어 팀 분위기가 더 밝아져서 힘이 난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멤버들과 더 돈독해졌다. 팬레터도 슬럼프가 올 때마다 꺼내 읽는다. 그 사랑의 깊이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팬과 멤버들이 내 힘의 원천이다.

그렇다면 유아를 자극하는 건 뭘까?
나약해진 나를 볼 때마다 번뜩거린다. 나약해지면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나태해지더라. 그때마다 오히려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 일이 딱 맞춰 생긴다.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일할 때 살아 있다고 느낀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좋다. 워커홀릭이지.

5년 전 자신에게 카톡을 보낸다면, 무슨 내용을 적고 싶나?
지금 내 얼굴을 찍어 보내겠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정확히 알려주고 싶다. ‘너 이렇게 클 거야’라고.

유아는 어떤 색을 보여줄까?
내 색은 신선했으면 좋겠다. 개성이 나의 가장 큰 무기니까. 앨범이 잘되지 않더라도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게 스타트를 끊고 싶다. 그것이 내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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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슬립 원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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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오간자 블라우스는 딘트, 화이트 반바지는 티백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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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롱 드레스는 손정완 제품.

유아는 하얀 종이 위에 글을 쓴다. 오늘의 자신에 대해 쓴다. 문장이 끝나는 지점에선 한층 담대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박정민
STYLIST
김정영
HAIR
민주(멥시)
MAKE-UP
서윤(멥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