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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귀환

메르세데스-벤츠는 G-클래스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새로운 G-클래스를 타고 프랑스 남부를 달렸다.

UpdatedOn June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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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전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적지 카르카손에서 G-클래스가 최초로 공개됐다. G-클래스의 새로운 탄생을 기념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39년 전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적지 카르카손에서 G-클래스가 최초로 공개됐다. G-클래스의 새로운 탄생을 기념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최초의 G-클래스는 1979년 2월 프랑스 남부 지역의 고성인 카르카손(Carcassonne)에서 공개됐다. 당시 G-클래스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크로스컨트리 모델로서 기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번 출시 행사는 전설적인 G-클래스의 탄생을 복기하는 행사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기자들이 페르피냥 공항에서 새로운 G-클래스를 타고 카르카손까지 달렸기 때문이다. 39년 전처럼 말이다.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는 39년 전 박수친 기자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도록 다이내믹한 주행 코스를 구성했다. 오프로드 코스와 랠리 코스까지 마련했다. 프랑스 남부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굽이진 산맥을 통과하고, 거친 오프로드를 달렸는데 박수 치지 않을 이 누가 있겠는가? 게다가 맛있는 프랑스 저녁까지 마련해주었다. 카르카손에서 열린 G-클래스 출시 행사에서 기자단은 일제히 환호로 보답했다. 


시간을 돌려 출발지인 페르피냥으로 가보자. 페르피냥은 지중해에 접한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다. 광활한 평야가 펼쳐져 있고, 작지만 험한 산맥이 평야를 둘러싼 요새 같은 지역이다. 산에는 굽이진 코스들이 있어 새로운 G-클래스의 성능을 시험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페르피냥의 작은 공항 주차장을 가득 메운 것은 수십 대의 G-클래스였다. G-클래스 색상이 이리도 다양했던가? 서울에서 본 G-클래스는 블랙과 화이트가 전부였던 것 같은데, 지중해 연안에서 만난 G-클래스는 파란색, 짙은 초록색, 빨간색, 심지어 보라색도 있었다. 새로 산 회색 아이폰과 같은 색상도 있었다. 다채로운 색상의 G-클래스들이 나열된 모습은 장관이었다. 문제라면 마음에 드는 한 대를 골라야 한다는 것. 이미 시선은 은색 더 뉴 메르세데스-AMG G 63(이하 G 63)에 꽂혀 있었다. 내 아이폰과 같은 색상이라 고른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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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스포티한 멋을 강조한다.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스포티한 멋을 강조한다.

  •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스포티한 멋을 강조한다.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스포티한 멋을 강조한다.
  • 박스형이지만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탁월하다. 박스형이지만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탁월하다.
  • 호화로운 실내. 탑승할 때는 조금 힘들어서 그렇지 앉으면 내리기 싫어진다. 호화로운 실내. 탑승할 때는 조금 힘들어서 그렇지 앉으면 내리기 싫어진다.


박스형 스포츠카 더 뉴 메르세데스-AMG G 63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G 63은 기존 AMG 마크를 단 G-클래스 디자인의 DNA를 고스란히 유지했다. 위용 넘치는 거대한 박스형 실루엣, 웅장한 보닛, 외부로 돌출되어 오프로드 냄새 풍기는 도어 힌지, 헤드램프 위로 솟아오른 방지시등, 단단한 도어 손잡이, 고광택의 검정 보호용 스트립, 리어 도어에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와 스테인리스 스틸 커버, 근엄한 메르세데스-벤츠 삼각별 엠블럼, 동그란 헤드램프 이건 좀 귀엽다. G-클래스의 디자인 특성을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G 63은 AMG 라디에이터 그릴과 측면 하부에 매트 이리듐 실버로 장식한 배기 흡입구를 달았다. 이건 G-클래스 AMG만의 특징이다. 달라진 점은 세부적인 것들이다. 새로운 첨단 기능을 고유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적용했다. 헤드램프와 지시등, 테일램프에는 LED 하이 퍼포먼스 기술이 들어 있다. 에너지 소모가 적고 수명이 긴 램프다. 84개의 개별 컨트롤이 가능한 멀티빔 LED 모듈도 적용했다.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하며 도로를 밝힌다. 그 외에도 ‘V8 BITURBO’ 레터링과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천공 브레이크 디스크, 22인치 휠도 있다.

G-클래스는 시트 포지션이 높다. 좌석에 기어오르듯 타야 한다. 탑승할 때 폼이 좀 떨어지지만 앉고 나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문을 닫을 때는 G-클래스 특유의 ‘척’ 하는 경쾌한 문소리가 들린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에 의하면 이 문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실험과 연구를 거듭했다고 한다. G-클래스 외형은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큰 변화를 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부는 다르다. G 63 인테리어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길다란 디스플레이다.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붙여 하나의 와이드 스크린 콕핏으로 만들었다. 그 위에는 유리 커버를 덮었다. 계기반과 중앙 스크린의 거리가 가까워 운전자의 시선이 덜 흐트러진다. 디스플레이는 클래식, 스포티, 프로그레시브 3가지 스타일 중 선택 가능하다. 해상도가 높고, 선명해 지중해의 햇살 아래서도 계기반이 명확히 보였다. 외관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측면 송풍구는 둥근 헤드램프 모양이고, 대시보드 위 좌우 스피커는 방향지시등 모양이다. G-클래스의 특징인 조수석 전면 손잡이와 센터페시아 크롬 마감한 3개의 디퍼렌셜 록 스위치는 여전히 편리했다. 공간은 더 넓어졌다. 길이 101mm, 너비 121mm, 높이 40mm가 늘어나 더욱 여유롭다. 운전대는 손에 착 감긴다. 나파 가죽으로 감싼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엄지가 위치하는 자리마다 통합 터치 버튼을 넣었다. 일종의 방향키 역할을 하는데 왼쪽 버튼은 계기반을, 오른쪽 버튼은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담당한다.

주행 감각은 5개로 나뉜다. G 63은 5가지 온로드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오프로드 모드는 3가지다. 메르세데스-AMG G-클래스 최초의 다이내믹 셀렉트는 ‘슬리퍼리’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로 구성된다. 모드에 따라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스티어링이 조정되며, M 버튼을 누르면 패들 시프트로만 변속이 가능한 수동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서스펜션의 답력도 조정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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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클래스 탄 왕자님이 마법의 성 앞에 도착했다.

G-클래스 탄 왕자님이 마법의 성 앞에 도착했다.

 

AMG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체감하고자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강력한 배기음이 머릿속을 새하얗게 지웠다. 8기통 바이터보 엔진의 사운드는 황홀한 수준이었다. 도로에서는 오프로드 차량이 맞아? 하는 착각이 들 만큼 강력한 가속 성능을 발휘했다. G 63은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에 발 하나 더 걸친 차량이다. 온로드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세팅되었다. 보닛 안에는 최대출력 585마력을 발휘하는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들어 있다. 최대토크는 85.7kg·m다. 2,500rpm부터 3,500rpm 구간에서 발휘되니 힘을 쥐어짜지 않고도 수월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4.5초. 체형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준이다.

고속 주행을 지속하며 페르피냥의 산속으로 접어들었다. 서스펜션의 답력과 스티어링 휠의 감각을 느껴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감탄한 것은 접지력이었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40:60의 비율로 힘을 배분해 스포츠카 같은 민첩함이 생생했고, 동시에 지면에 착 달라붙은 듯한 접지력도 느껴졌다.
프랑스 남부 지역은 포도밭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달린 코스는 절벽이었다. 운전대를 잘못 놀렸다간 굴러떨어질 것이었다. 조금 겁이 나서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이번에 최초로 탑재된 스티어링 휠은 AMG 속도 감응형이다. 조향이 매우 날카롭다.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정교해진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 시프트 트리플 클러치 9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멀티플 다운 시프트가 가능하다. 코너를 빠져나와 가속을 폭발해야 할 시점에 기어를 순식간에 내려준다. 더블-디클러칭이라는 기능인데,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 유용했다. 참 잘 애용했다.

한 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인 랑그도크 루시용에 도착했다.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와이너리였다. 포도밭 뒤에는 오프로드 코스가 있었다. 오프로드 랠리를 사랑하는 와이너리 사장은 뒷산을 깎아 오프로드 코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G 63을 끌고 자갈길에 올랐다. 새로운 서스펜션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G 63은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후륜에는 5-링크 일체형 차축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그리고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은 현재 주행 상태에 맞춰 자동으로 각 바퀴의 댐핑을 조절한다. 노면 상태와 차량 속도를 조합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제공하는데, 매우 믿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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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전통적이지만, 속은 모던하다.

겉은 전통적이지만, 속은 모던하다.

  • 겉은 전통적이지만, 속은 모던하다. 겉은 전통적이지만, 속은 모던하다.
  • 로 레인지를 활성화하면 오프로드 내리막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로 레인지를 활성화하면 오프로드 내리막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 모드 선택 화면이 게임 화면처럼 정교하다. 화면에는 경사각과 디퍼렌셜 록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모드 선택 화면이 게임 화면처럼 정교하다. 화면에는 경사각과 디퍼렌셜 록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오프로드 랠리에 앞서 다이내믹 셀렉트의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디퍼렌셜 록 스위치 중 1이라고 쓰인 중앙 스위치를 누른다. 그다음 다이내믹 셀렉트 로커 스위치를 돌려 모드를 선택하면 끝. 미끄러운 흙길에서 안정감을 더하는 트레일 모드, 모래밭이나 사막에서 접지력과 조향력을 향상시키는 샌드 모드, 차축이 비틀리는 암석 지대를 여행할 때 사용하는 록 모드 3가지를 제공한다. 다행히 랠리 코스에는 암석이 없었다. 트레일 모드를 선택하고 코스를 한 바퀴 주행했다. 미끄러운 흙길임에도 G 63은 밀려나지 않았고, 롤링 현상도 없었다. 후륜의 안티롤바 덕분에 랠리 초보임에도 신나게 코스를 달릴 수 있었다. 아니 안전하게 말이다.

G 63은 기존 메르세데스-AMG G-클래스의 정통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모델이다. 온로드에서는 여느 스포츠 모델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해 고속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동시에 오프로드도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전교 1등이 체육도 1등 하는 경우가 있는데, G 63의 경우에는 얼굴까지 1등이다.  

7 4.0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최대출력 422마력과 최대토크 62.2kg·m를 발휘한다.

7 4.0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최대출력 422마력과 최대토크 62.2kg·m를 발휘한다.

7 4.0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최대출력 422마력과 최대토크 62.2kg·m를 발휘한다.

정통 오프로더 메르세데스-벤츠 G500

진화는 완만한 변이를 거쳐 이루어진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동식물은 조금씩 변이하며 이 변이를 후대에 물려준다고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G500 또한 완만한 변이의 산물이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차량 수준도 동일하게 높아진다. G500은 운전자가 꿈꾸는 최고급 크로스컨트리 차량의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오프로드 정복의 욕망, 더 빠른 주행 감각까지 갖췄다. G500은 진화했다. 살펴보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은 G500이 완만한 변이를 했다는 것.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고, 운전대를 잡으면 비로소 체감한다. 


G 63이 온로드에 한 발 얹었다면, G500은 오프로드에 한 발과 한 손까지 얹었다. 사다리 타입 프레임과 3개의 100% 디퍼렌셜 록, 저단 오프로드 감속 기어를 기술적 요소를 통해 더욱 완전하게 구현했다. 설명을 듣고 오프로드 코스에 올랐다. 코스 입구에서 조수석에 앉은 인스트럭터에게 재차 물어봐야 했다. 여기가 길이 맞냐고. 랑그도크 루시용에서 본 절벽과 다르지 않았다. 인스트럭터는 여길 올라가면 된다고 말하며 디퍼렌셜 록 스위치를 눌렀다. 디퍼렌셜 록의 기능은 차축을 고정하는 것이다. 차축이 고정되면 암석 지형과 같이 울퉁불퉁한 지형에서 이동이 수월해진다. 디퍼렌셜 록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경사에서 높낮이가 다른 바위들을 밟고 있는 차량은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네 바퀴 중에는 공중에 떠 있는 바퀴도 있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 운전대는 무게가 쏠린 쪽으로 기울고, 조향은 어려워진다. 디퍼렌셜 록을 사용해 차축을 고정하면 차량이 안정감을 되찾는다. 스티어링 휠을 조향하기 쉽고,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디퍼렌셜 록은 G-클래스의 특징이다. 39년간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오프로드 주행을 도운 기능이다. 디퍼렌셜 록은 3개의 고정축으로 구성된다. 중앙, 후륜, 전륜 순서로 작동된다. 스위치에 1, 2, 3이라고 쓰여 있으니까 번호 순서대로 누르면 된다. 중앙 디퍼렌셜 록만 켜도 웬만한 오프로드는 주행이 가능하다. 후륜과 전륜까지 켜면 오프로드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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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클래스를 타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받은 ‘따봉’이 몇 개인지 모르겠다.

G-클래스를 타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받은 ‘따봉’이 몇 개인지 모르겠다.

  • G-클래스를 타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받은 ‘따봉’이 몇 개인지 모르겠다. G-클래스를 타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받은 ‘따봉’이 몇 개인지 모르겠다.
  • 70cm 도하 능력을 갖췄다. 사진은 수심 낮은 곳에서의 연출 샷. 70cm 도하 능력을 갖췄다. 사진은 수심 낮은 곳에서의 연출 샷.
  • G-클래스가 오프로드 최강자의 자리를 찜하고 있다.G-클래스가 오프로드 최강자의 자리를 찜하고 있다.

G500은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하부에 사다리 타입 프레임을 장착했다. 여기에 독립적인 서스펜션을 사용해 프레임의 비틀림 강도를 향상시켰다. 후륜에 장착된 일체형 차축은 오프로드에서 지상고를 241mm 높여준다.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은 노면 상태를 파악해 댐핑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오프로드에서는 더욱 단단해진다. 이러한 기능들을 바탕으로 G500은 험로에서 안정감을 발휘한다. 사실 안정감을 느끼면 그 어떤 노면에서도 운전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래서 39도 경사각을 올랐다. 앞유리창 밖으로 도로 대신 푸른 하늘만 보일 때의 기분은 낯설고 무섭다. 하지만 G500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올랐고, 하루 다섯 번씩 한 달 내내 이 구간을 왕복해야 하는 인스트럭터도 나른한 표정을 지었다.

암벽 위을 오르니 내려갈 일이 남았다. G500에 탭재된 G-모드를 활성화했다. 계기반에 작은 G 아이콘이 생겼다. G-모드는 가파른 지형에서 인치 단위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와이드 스크린에 실시간 카메라 영상을 띄웠다. 위에서 내려다본 360도 영상과 전륜 카메라 2개를 켰다. 지면 상태가 눈으로는 안 보이니까 스크린을 봐야만 했다. 그리고 매뉴얼 모드로 변경한 뒤 1단으로 기어를 고정했다. 저단 오프로드 감속 기어는 경사진 길을 내려갈 때 유용하다.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가속페달만 살살 어루만지며 오프로드 경사를 가뿐하게 내려갔다. 그리고 이어진 코스는 도하 테스트였다. G500은 전작보다 10cm 늘어난 70cm의 도하 능력을 갖췄다. 진흙길을 거쳐 뻘 같은 70cm 깊이의 흙탕물을 지났다. G500이 흙탕물로 얼룩진 게 아쉽지만 이날 오프로드 코스 중에서는 가장 쉬웠다.

주행을 마친 뒤 느낀 것은 G-클래스의 자신감이었다. 최근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SUV들은 각종 첨단 전자장치를 통해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다. 하지만 G-클래스는 그러한 편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동차의 순수한 구조를 강화하는 데 열중했다. 디퍼렌셜 록이라는 G-클래스의 상징적인 기능, 강성을 높이고 효율을 증대한 사다리 모양 프레임, 믿음직한 엔진 브레이크가 조절하는 저단 오프로드 감속 기어. 이 3가지 요소는 오프로드 주행의 핵심이다. 고해상도 전방 카메라, 360도 카메라, 크고 비싼 오프로드 타이어 등은 부가적인 요소다.

출시 행사에서 G-클래스 마케팅 담당 제임스 이안 하들리(James Ian Hadley)는 말했다. “모든 G-클래스는 반드시 쇼클(Schöckl)에서 테스트를 거친다”고. 쇼클은 그라츠(Graz) 공장 뒤의 지형이 험난한 산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오프로드 차량 테스트가 진행되는 곳으로 혹독한 과정을 통과한 차량만이 B-필러 하단에 ‘쇼클(Schöckl)’ 인증 마크를 새긴다. G500과 G 63 모두 테스트를 통과했다. 쇼클 인증 마크는 성공적인 진화를 마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화에 성공한 G-클래스는 이번 가을 우리나라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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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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